냉철한 '관리자' 허삼영, 이학주에게 "널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오키나와]

오키나와(일본)=한동훈 기자 / 입력 : 2020.03.03 05:09 / 조회 : 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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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허삼영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저는 관리자이지 친한 형은 아니니까요."

허삼영(48)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철저한 '관리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내비쳤다.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이학주(30·삼성)를 둘러싼 잡음을 일축했다. 컨디션만 완벽하다면 '이학주가 1순위'라 못 박았다.

허 감독은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오전 훈련을 마치고 이학주에 대한 생각을 확실히 공개했다. '미운 털이 박혔다'는 등의 불화설에 선을 그었다. 허 감독은 "이학주에게 '널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네가 몸 상태만 된다면 무조건 널 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학주는 2월 28일 무릎 통증 탓에 조기 귀국했다. 연습경기 소화가 힘든 상태였다. 기술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지만 컨디셔닝 파트에서 회복에 주력하길 권유했다. 허삼영 감독은 전적으로 전문가 의견을 수용했다.

하지만 상황이 공교롭다. 이학주는 팀 동료 구자욱(27)과 함께 올 시즌 연봉 협상에서 진통을 겪었다. 둘은 1월 31일 캠프 출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늦게나마 도장을 찍고 2월 12일 캠프에 합류했다. 구자욱은 좋은 컨디션으로 빠르게 훈련에 녹아든 반면 이학주는 중도 하차했다.

팬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학주가 감독 눈 밖에 났으리란 추측 등이 난무했다. 오프시즌 동안 트레이드 루머에도 시달렸던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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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학주. /사진=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이에 대해 명확한 교통정리에 나섰다. 그는 "이학주의 (부상) 상태는 심하지 않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전문 파트에서 재활이 우선 같다고 해서 그에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학주에게 선입견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허 감독은 지난 달 29일 밤 이학주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그는 "(이학주에게) '베스트 컨디션이면 무조건 널 쓴다. 너를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네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잘 하는 선수를 왜 안 쓰겠느냐'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근거 없는 외부 잡음에도 마음을 쓸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루머나 댓글은 믿지 마라. 흔들리지 말고, 너와 내가 아니면 그만인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허 감독은 "나는 매니저이지 친한 형이 아니다"라며 합리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학주는 뭐라고 답했을까.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허 감독은 "나는 이학주를 믿는다. 준비된 사람만이 야구장에서 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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