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기타 이야기 #집시 #속주 #아이유[윤상근의 맥락]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0.03.01 10:00 / 조회 : 1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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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박주원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기타리스트 박주원(40)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집시다. 기타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기타 연주를 좋아하거나, 기타를 잘 치는 남성에 반하는 여성들, 또는 기타를 잘 치고 싶은 어느 누구나 박주원의 기타 연주곡들을 결코 모를 수 없고, 그 연주에 매료된다. 직접 박주원의 기타 연주를 봤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박주원 역시 기타 연주에 반하는 여성들에 대한 질문에 "기타 연주로 매력 어필이 되는 게 분명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박주원은 심지어 방송에서도 나름 존재감을 뽐냈다. 하지만 생각보다 홍보(?)가 잘 안 됐던 걸까. 박주원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의 방송 출연을 모르는 사람들도 적진 않았나 보다. 박주원 스스로 '국민 연주곡'이라고 깨알 자랑을 했던 '러브 픽션'을 틀면 "아~" 하는 반응이 바로 나올 정도로 그 멜로디가 어디서 들어본 멜로디였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김범수와 함께 무대를 꾸몄던 '홀로 된다는 것은'에서의 연주는 변진섭의 '홀로 된다는 것은'과는 또 다른 슬픔을 담아냈다. 군대 선후임 사이인 브라운아이드소울 정엽과의 에피소드 역시 이들의 팬들은 다 안다. 'Night In Camp Nou', '빈대떡 신사', '승리의 티키타카' 등 박주원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은 물론 페스티벌, 공연 등을 통해서도 이들의 호흡은 정말 많았다.

2집 앨범 이후 자신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박주원은 기타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꺼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니 잘은 몰랐지만 흥미로웠다.

"앨범을 새로 준비하면서 변화를 특별히 주거나 하진 않았는데요. 1집 '집시의 시간'은 라틴 장르라는 틀 안에서 집시, 플라멩고, 재즈, 탱고 등 여러 세부 장르를 기반을 바탕으로 곡을 완성했다면 '더 라스트 룸바', '집시 시네마' 등 최근 앨범들은 스패니쉬, 플라멩고 중심으로 장르 색깔이 짙어졌다. 이 장르는 쉽게 말하면 좀 더 즉흥적인 스타일이 멜로디에 담긴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제가 어렸을 때 처음 접했던 기타가 클래식 기타였는데 사실 클래식 기타는 오래 전 완성된 곡들을 그대로 연주하는 것이 포인트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런 연주에 대해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어요. 이후 20대 때 재즈와 대중음악을 만나면서 저만의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다른 연주자들에 비해 그게 좀 강했어요."

박주원이 처음 기타를 쳤을 때 접한 곡은 스페인 출신 작곡가의 연주 곡이었다.

"멋도 모르고 쳤죠. 스케일도 아랍 음악에 기반이 된 하모니 마이너 스케일이었어요. 전 그 선율에 매료가 됐거든요. 사실 집시 음악이라는 게 이집트, 이슬람, 인도 문화권과 연결된 음악이고 선율도 자세히 들어보면 비슷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엄마가 끊었던 기타 학원에서 기타를 며칠 배우다 울면서 엄마한테 못하겠다고 했더니 엄마가 '학원비 냈으니 한 달은 다녀라'라고 했던 말이 기억나네요. 하하. 결국 억지로 다녔는데 2, 3주가 지나니 갑자기 기타 연주가 편해지더라고요. 그 운명의 한 달이 제 인생을 바꾼 거였죠. 조기 교육이라는 게 아무 의심 없이 해야 되는 거더라고요. 하하."

기타 연주에 대해서도 가벼운 질문을 했다. 속주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지속적인 기타 연주로 오는 피로감은 없는지.

"속주를 잘하려면 느리게 치는 연주를 반복해서 속도를 높이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요. 잘 안 잡히는 코드도 습관으로 이겨내야죠. 그리고 그 반복 연습이 싫으면 연주 그만 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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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박주원 /사진=강민석 인턴기자


'집시의 시간'을 발매하기 전 임재범 조성모 성시경 이소라 등의 기타 세션 활동을 하며 박주원은 "나도 뭔가 뮤지션으로서 한국 음악계에 족적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일을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TV에서만 봤던 가수들이 제게 뭔가를 요구한다는 것만으로도 감동도 받고 그랬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 무뎌지더라고요. 그러면서 일에도 치이고 하다 보니 뭔가 연주자가 아니라 기능인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세션맨으로서 성장은 하는 것 같은데 뭔가 해결되지 않는 게 마음 속에 있었고 활동을 하면서 돈은 벌었지만 음악적으로는 허전한 느낌도 들었죠."

박주원은 예전에 비해 요즘 '싱송라'(싱어송라이터)가 많아지고 가수들과 연주자들이 더욱 가깝게 지내는 것에 대해서 남다른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요즘은 정말 가수와 연주자 간 경계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엔 정말 그 경계가 컸죠. 그래서 싱어송라이터가 정말 부러웠어요. 가수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어요. 아이유 씨 같은 경우는 밴드 세션 분들하고도 개인적으로도 참 잘 지내시는 것 같았어요."

박주원은 기타 연주자로서 팬 연령층이 다양한 것에 대해 감사함도 느꼈다.

"팬들과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는 것 같아요. 지방 공연 때도 직접 보러 와주시면 공연 끝나고 뒤풀이도 같이 하고요. 어떤 때는 따로 불러내서 맛있는 것도 사주시곤 했어요. 1, 2집 때는 여성 팬들이 참 많았었는데요. 하하. 정말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해요. 저보다 아버지뻘 되시는 팬분께서도 기타를 직접 들고 와서 제 사인도 받고 가시기도 했죠. 팬 연령층이 한족으로 쏠리는 것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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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근|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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