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봉준호법, 영화인들 1325명 서명 동참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2.26 18:47 / 조회 :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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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기범 기자


'포스트 봉준호법'(가칭)을 요구하는 법안 채택을 위한 서명에 1325명의 영화인들을 동참했다.


26일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21대 국회에서 이같은 사항의 법제화를 요청하고, 영화인들의 바람을 각 당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지난 2월17일부터 2월25일 정오까지 영화인들의 서명을 진행, 1325명의 영화인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공개된 1325명의 명단에는 안성기, 정우성, 김의성, 설경구, 강동원, 문소리, 송윤아, 엄정화 등 배우들과 감독, 그리고 영화관계자들의 이름이 담겨 있다. 단 이 법안 이름의 주인인 봉준호 감독의 서명은 없다.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 측은 "영화인들의 바람을 각 당에 전달하여 당론 채택을 요청하고, 대표들과의 면담을 진행하는 등, 21대 국회에서 아래 세 가지 요구사항이 반드시 법제화될 수 있도록 서명에 참여한 영화인들과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인들의 구조개선 요구안에는 대기업의 영화 배급업 및 상영업 겸업 제한, 특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금지, 특정 영화 스크린 독과점 금지, 독립·예술영화 및 전용관 지원 제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 측은 "CJ·롯데·메가박스의 멀티플렉스 3사는 현재 한국 극장 입장료 매출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3사는 배급업을 겸하면서 한국영화 배급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성장해가던 2000년대 초중반과는 판이하게 다른 풍경"이라며 "배급사는 영화가 제작될 수 있도록 제작비를 투자하고 완성된 영화를 극장에 유통하여 매출을 회수한다. 그렇게 회수한 돈은 영화에 재투자되면서, 제작자, 창작자, 배우, 기술진, 스태프의 처우를 개선하는 기준선이 된다. 심각한 문제는 극장과 결합된 배급사들이 부당하게 극장을 살찌우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장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부율을 조정하고, 무료초대권 남발하여 영화의 매출을 갉아먹고, 상영관 내 상품광고수익을 독식하고,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광고홍보비를 배급사에 떠넘기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라고 겸업제한을 요구했다.

또 "대한민국의 스크린 독과점행태는 도를 지나쳤다. 지난해 한 인기 영화의 경우, 무려 81%의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다. 같은 날 상영작은 총 106편이었는데 한 영화가 상영횟수의 81%를 독점했다"라며 "좋은 영화를 만들고도 스크린에 걸릴 기회조차 얻기 힘든 미래의 봉준호들은 씁쓸하고 허기진 반지하를 탈출할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많은 영화인으로부터 '지금 당장 대기업과 계약관계가 있어 서명하기 난처하다. 양해 바란다. 그러나 마음을 같이 한다'는 말씀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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