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연 부진에서 배우는 캐디 활용법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20.02.17 07:00 / 조회 : 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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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연. /사진=뉴스1
지난 16일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에서 끝난 LPGA 투어 시즌 4번째 대회인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데뷔 14년 만에 통산 20승을 올린 박인비(32) 다음으로 주목을 끈 선수가 2000년생으로 밀레니엄 세대인 조아연(20)입니다.

조아연은 호주에서 가까운 뉴질랜드에서 겨울 훈련을 한 덕분에 1주 전 빅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초청 선수로 참가했습니다. 낯선 LPGA 투어이지만 지난해 KLPGA 신인왕 출신답게 배짱과 투지로 선전을 펼치며 2주 연속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해 국내 팬들의 성원을 한껏 받았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이 많죠. 1주 전 빅 오픈에서는 12언더파 단독 1위로 4라운드에 나섰으나 초속 30m 이상의 강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9오버파로 크게 흔들려, 공동 16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이번 호주 여자오픈에서는 박인비에게 3타 뒤진 12언더파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했으나 띠 동갑으로 12세가 많은 ‘골프 여제’ 박인비의 카리스마에 눌린 탓인지 4오버파로 부진, 공동 8위로 마쳤습니다.

 

얼떨결에 참가한 두 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놀라운 성적을 거뒀지만 캐디의 도움을 받았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대표적인 장면이 호주 여자오픈 4라운드 7번홀(144m)이었습니다. 조아연은 티샷 미스로 그린 오른쪽의 긴 풀과 화초가 있는 곳에 공이 떨어졌습니다. 공을 쳐내기가 어려워 1벌타를 받더라도 언플레이어블을 선언, 러프이지만 라이가 괜찮은 지점으로 옮겨 3번째 샷을 했어야 했죠.

중계를 하던 해설위원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언플레이블 선언하는 게 유리한데...”라고 속으로 안타까워 했습니다. 캐디도 조아연에게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는 게 나을수 있다”는 말을 건넨 것 같았는데,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조아연은 캐디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 풀 속의 공을 직접 강타,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17번홀(파5·425m)에서도 의사소통이 안돼 한 타를 까먹은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티샷이 페어웨이 중앙으로 잘 갔고, 두 번째 샷은 앞바람에 134m를 남겨 6번 아이언으로 치면 투온으로 이글까지 노려볼 만했습니다. 하지만 조아연은 7번 아이언을 사용, 온그린에 실패해 파에 그쳤습니다.

결과론이지만 조아연은 4라운드에 나서기 전 캐디와 전략을 짜면서 “1위와 3타 차인 데다 노련한 박인비를 이길 가능성이 적으므로 ‘2위 고수’ 작전으로 편안하게 플레이하자”고 했더라면 2위가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2위(11만8382달러)와 공동 8위(3만5324달러)의 상금 액수 차이가 8만3058달러(약 9826만원)이므로 언어 소통이 안된 캐디와 동반 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웠습니다.

 

아마추어도 캐디에 따라 스코어가 오르락내리락합니다. 해당 골프장의 코스와 그린 언둘레이션을 꿰뚫고 있는 캐디로부터 조언을 잘 들으면 몇 타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만나자마자 캐디에게 반말을 하며 하인 취급하면 버디 퍼팅 등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공동 캐디이긴 하지만, 캐디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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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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