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조한선, 다 내려놓고 맞은 '욕받이+전성기'[★FULL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2.17 08:00 / 조회 :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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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한선 /사진=미스틱스토리


2회 만에 퇴장?

배우 조한선(38)이 다 내려놨다. 데뷔 20년 만에 작품 속에서 주연이 아닌 특별출연 조연으로 등장한 조한선의 모습이 생경했는데, 이것 또한 시청률 20%에 도전한 드라마의 성공 전략이었다.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단 2회 만에 퇴장하는가 싶었던 조한선이 극중에서 부활해 악역의 중심에서 대중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각인시켰다.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에 조한선은 "어리둥절하고 얼떨떨했다. 이렇게 주목을 받은 게 워낙 오랜만이다"라고 허심탄회하게 웃으며 "요즘 인스타그램 댓글을 일일이 다 달고 있는데 팔로워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힘들다. 최근엔 3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고 행복한 고민을 터놓았다.

'스토브리그'는 프로 야구의 한 시즌이 끝나고 다음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의 기간으로, 계약 갱신이나 트레이드가 이루어지는 기간을 일컫는다. 드라마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그렸다. 20% 가량의 시청률 신화를 쓴 '스토브리그'는 지난 15일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조한선은 극중 '드림즈'의 4번 타자 임동규 역을 맡아 연기했다. 임동규는 드림즈의 에이스이자 서열 1위로 군림하다가 백승수 단장(남궁민 분)에 의해 트레이드 되면서 갈등을 빚었지만, 이후 드림즈와 뜨겁게 재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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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스토브리그'에서 특별출연으로 등장할 줄 몰랐다.

▶대본을 보고 처음엔 완전히 야구만 하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그 내용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감독님과 작가님 처음 미팅을 하고 믿고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나도 특별출연으로 써주실 줄은 몰랐는데 특별출연이 전략이지 않았을까 싶다. 회사에도, 감독님에게도 특별출연에 대해서 내가 물어보진 않았는데 이 정도의 임팩트가 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뒤에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학창시절 축구선수를 준비했는데 운동선수 역은 처음 선보였다.

▶드라마에서 운동선수 역을 한 건 처음이었다.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도 오랜만이었다. '가면'에서 특별출연을 했고 '빙의'에서도 4회만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러다 오랜만에 끝까지 힘을 가지고 간 캐릭터를 맡게 됐다. 촬영할 때도 마음이 남달랐고 준비 과정도 많았다. 어떻게 하면 내가 나오는 부분에서 임팩트를 줄 지 집중하며 연기했다.

-임동규 역을 위한 준비 과정은?

▶임동규가 현역 선수이다 보니 야구 트레이닝에 집중을 많이 했다. 내가 타석에 있을 때의 모습, 유니폼을 입고 장비를 착용했을 때의 모습이 어색해보이지 않도록 연습을 많이 했다. 배트를 잡고 공을 치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배트를 잡은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연습을 엄청 했는데 트레이너와 1대 1 전담을 해서 연습했다. 나는 내 손에 멍들고 물집 잡힌 걸 처음 봤다. 야구라는 걸 한 번 해보고 배운 적이 없었는데 배우다 보니 허리도 아프더라. 의상은 평소에도 트레이닝복을 입어서 편했다. 오히려 이젠 수트를 입고 꾸미면 내가 아닌 것 같다. 하하.

-운동선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체중 감량도 한 것 같은데.

▶6~7kg 정도 뺐다. 메이저리그에선 LA다저스 선수를 참고했다. 4번 타자는 보통 체격이 있던데 나는 임동규의 날카로운 면을 보여주기 위해 살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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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임동규가 과도하게 신경질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도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이게 말이 되냐'고 말을 나눴는데, 임동규가 실제 선수 모티브는 아니지만 드라마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게 크다고 생각했다. 때려 부술 때는 온 힘을 다해서 시원하게 때려부쉈다.

-임동규에 대한 시청자들의 여론도 과격했다.

▶'스토브리그' 초반 나한테 욕했던 분들이 회차가 지나면서는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받아주셨다고 해서 감사하다. SNS에 나쁜 말을 쓰면 지워지게 하는 기능을 써놨는데 'X새X야'란 댓글이 올라와 있더라. 에전엔 그런 반응이 있으면 상처를 받았지만 연기를 오래 하면서 내 자신이 단단해진 것 같다. 캐릭터가 잘 살았던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해봤던 입장에서 본 '스토브리그'는?

▶대본 내용이 노골적이기도 했는데 일어났던 일을 다시 꺼내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나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치부를 감추고만 있다고 해서 계속 유지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 드라마로 스포츠계에 개선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나도 운동을 어렸을 때부터 했고 이런 일 저런 일을 많이 겪었다. 대학교 때 프로를 하지 못했지만 꿈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임동규에 대입해서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대사를 할 때 지문에 없는데도 감정 몰입이 되더라. '내가 야구에 얼마나 미친놈인데'라는 울컥한 마음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 하다 보니 격앙되고 눈물도 맺혔다.

-'스토브리그'가 매회 시청률 경신을 하며 인기를 모았다.

▶깜짝 놀랐다. 첫방 때도 그렇게 나올 줄 몰랐는데 시청률이 쭉쭉 올랐다. 초반에 시청자들이 내 SNS에 들어와서 욕을 많이 했는데 오랜만에 욕을 들어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스토브리그'는 야구팬들도 열광한 드라마였다. 조한선이 아예 임동규로 '빙의'해 선수로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나도 너무 자연스럽게 임동규로 인터뷰를 했다. 순간 조한선이 더 어색하더라. 나름 진지하게 인터뷰를 했는데 야구선수가 연기해도 되겠단 반응도 있었다. 권경민(오정세 분) 차 좀 부숴달란 부탁도 받아봤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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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한선 /사진=SBS '스토브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박은빈 씨(이세영 역)가 연봉협상 장면에서 유리컵을 깨며 '선은 네가 넘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날선 목소리로 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내가 나온 장면은 아직도 쑥스럽다.

-임동규 역 이후로 보여줄 연기가 기대된다.

▶전작 '빙의' 때도 사이코패스 살인자로 연기를 하면서 욕을 많이 먹었는데 사실 저 되게 착하다.(웃음) 나는 사실 밝은 걸 좋아하고 명랑하다. 그래서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 또 다른 역으로는 노숙자의 삶을 그려보고 싶다. 예전엔 서울역에서 지방을 오가며 촬영을 한 적이 많았는데 그 분들의 삶이 궁금했다.

-유튜브 채널 '조한선의 모토캠핑'도 선보이고 있다.

▶취미로 하고 있다. 스쿠터를 탄 지 오래됐는데 시대가 바뀌니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오토바이에 짐을 싣고 가서 캠핑을 하는 것이다. 다른 수단으론 담을 수 없는 풍경도 담는다.

-차기작 계획은?

▶3월부터 해보고 싶었던 역할을 단편영화로 해보게 됐다. 15분 정도되는 단편영화다. 영화의 규모에 신경쓰지 않고 보편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다.

-앞으로 대중이 조한선을 어떻게 보길 원하나.

▶'스토브리그' 마무리를 잘 끝내는 게 첫 번째이고 차기작도 캐릭터를 잘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 앞으로 연기를 할 때 나와의 싸움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만족하지 않고 더 필사적으로 매달리겠다. 보시는 분들도 연기로 설득시킬 정도의 내공이 쌓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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