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갈증 있는 전도연 "신인 감독의 이야기 들려주고파"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20.02.16 13:00 / 조회 :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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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주)중앙플러스엠


배우 전도연(47)에게는 늘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렇기에 거장들의 작품만 할 것 같지만 언제든 신인 감독들의 동의만 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전도연은 김용훈 감독의 데뷔작인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일본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절박한 상황 속 서로 다른 욕망에 휩싸인 인간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이야기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까지 초특급 라인업을 완성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메가폰을 잡은 김용훈 감독에게는 첫 작품이다.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만, 그 자리에 맞게 작품으로 채우고 싶다고 했다. 늘 갈증이 있기에 아직도 부족하다고. 그렇다면 전도연은 왜 신인 감독의 작품에 출연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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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주)중앙플러스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장르적으로 여태까지 보던 느와르일 수도 있고 뻔한 자극적인 영화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시간 설정이나 각기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새로웠다. 그 새로움에 저 역시 그랬지만, 다른 배우들도 끌리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저는 신인 감독과 일을 많이 해왔기에 거부감은 없었다. (웃음)"

전도연은 극중 연희로 분했다. 연희는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인물이다.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먼저 공개된 영화를 본 이들은 전도연의 연기력에 말을 잇지 못했을 정도다. 그런 반응에 대해 전도연은 겸손한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예상했던 이야기와 걱정했지만 잘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도연이기 때문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긴 한데 시나리오 자체가 강렬하기도 했고. 그 안에서 연희의 모습도 파격적이었다. 등장에서부터 강력했기에 힘 빼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했다. 솔직히 촬영하고 영화를 봤을 때는 놀랐다. '내가 이런 영화를 찍었나?' 싶었다. 내가 생각한 영화가 아니었기에 겁이 났다. 언론배급시사회 때 두 번째로 봤는데 김용훈 감독님이 원하는 영화로 나왔다. 그래서 잘 봤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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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주)중앙플러스엠


그렇다면 전도연이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 예상했던 영화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블랙 코미디다. 그러면서 첫 촬영 당시 낯선 현장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다른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는 익숙한 현장이었겠지만, 자신에게는 남의 촬영장을 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블랙 코미디로 봤다. 처음에 봤던 편집본은 블랙 코미디 요소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장르적인 이견이 있을 수도 있는데 봤을 때 정말 많이 웃었다. 제 영화를 보고 울거나 웃기가 민망한데, 많이 웃었다. 블랙 코미디 요소가 많았고, 연희가 아닌 인물 하나 하나가 좋았다. 언론배급시사회 때 보고 영화가 싫으면 '홍보를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했었다. 영화에 연희가 나오는 장면과 같이 촬영 중간에 들어갔다. 그래서 남의 현장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무 낯설었다. 첫 촬영은 만족을 못 했지만, 적응해서 결과적으로 사이가 좋았다. (웃음)"

전도연은 데뷔 30년 만에 정우성과 첫 호흡을 맞췄다. 오다 가다 서로 아는 사이지만, 연기하는데 있어서 정말 어색해서 죽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애교를 부리는 신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정우성과 코미디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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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 /사진=메가박스(주)중앙플러스엠


"애교를 부리는 신이 정말 힘들었다. 애교도 많고 여성스러운 편인데 우성씨랑 첫 현장이니까 힘들었다. 오며 가며 많이 만난 사이인데, 연기하는 게 어색하다는 걸 처음 느껴서 적응하는 시간이 걸렸다. 적응을 해서 재미를 느낄 시점에 영화 촬영이 끝나 아쉬웠다. 그리고 너무 잘생겨서 쑥쓰러웠다.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도 좋을 것 같지만 코미디를 함께 해보고 싶다. 현장에서 본 재미가 있었다. 내가 해보지 않았던 장르이기도 하지만, 우성씨랑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코미디를 잘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해준다. 대중은 내가 나오기에 심각하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전도연은 신인 감독의 작품이라도 동의만 있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이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동기 부여가 됐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신인 감독과의 작업 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 작품 안에 가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작품의 장르의 다양성이 사라지지 않았나라고 생각한 게 너무 오래 됐다. 신인 감독들에 대해 동의가 된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창동 감독님, 봉준호 감독님 등 대단한 감독님들도 많다. 관객들은 이미 이분들의 이야기를 이미 들어줄 준비가 되어져 있다. 그러나 신인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누군가가 '전도연이 해줘야 그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다'고 하더라. 신인 감독과 작품을 많이 했었다. 내가 신인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고, 관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작품적으로 저 스스로 가둬뒀다고 생각해 안타깝기도 하고, 나를 그렇게 써먹을 수 밖에 없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통해 코미디나 이야기를 장착한 건 아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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