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딸 만난다면"..'너를만났다' VR로 재회한 母女[종합]

상암=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2.06 12:01 / 조회 :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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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너를 만났다'가 사진, 영화의 진화 버전인 VR 구현으로 '그리움'에 대한 감동을 실현했다.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M라운지에서 MBC VR 특집 다큐 '너를 만났다' 시연회가 열렸다. 김종우PD, 이현석 VR 제작PD가 참석했다.

'너를 만났다'는 일곱 살에 희귀 난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를 그리워하는 엄마 장지성 씨가 VR(가상현실)로 구현된 세계에서 간접적으로 나연이를 다시 만나는 과정을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제작진은 장지성 씨를 대상으로 더 이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소중한 이를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작진은 국내 최고의 VR, VFX(특수영상) 기술을 가진 비브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모션 캡처 기술을 거친 CG 등의 구현 작업을 했다. 8개월 간의 작업 결과 장지성 씨는 VR을 통해 나연이와 추억의 장소에서 다시 만나 대화를 하고 손을 잡는 등의 꿈 같은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다. '좋은 기억'을 만들어내겠다는 프로젝트가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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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PD는 '너를 만났다'를 기획하게 된 배경으로 "'기억'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결론적으로 사는 게 '기억'이라 생각했다. '기억'은 결국 '너와 만나 했던 일'이란 결론에 이르렀다"며 "또한 사람은 무엇이고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가를 고민했다. 기술을 가지고 쇼를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스며들자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PD는 장지성 씨의 섭외 과정에 대해 "열심히 섭외를 했는데 장지성 어머님이 영화 '코코'의 모티브처럼 말하셨다"고 말했다. 나연이의 목소리를 어떻게 구현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나연이의 목소리를 보유한 것은 1분 정도밖에 없었다. 다른 아이의 목소리를 배합해서 인공지능으로 목소리를 재현했다. 50~60% 정도 목소리를 구현했고 시나리오와 결합해서 어머니께 의미를 드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너를 만났다'에선 약 1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고, 그 중 절반이 VR 작업에 사용됐다. 김PD는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인데 VR 감독님이 많이 감안하고 제작에 도와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지성 씨의 VR 체험 후기로는 "'정말 좋은 꿈 같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너를 만났다'로 전하고 싶은 궁극적인 메시지로 그는 "SF도 결국 가족 이야기를 그리지 않나. 옆에 있는 사람을 생각하게끔 만들고 싶었다. 댓글로 '아빠가 생각이 났다'는 등의 공감 반응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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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VR 구현으로 감동은 안길 수 있지만 윤리적 문제가 언급될 수도 있다. 김PD는 "윤리적인 문제도 생각해 본 부분이다. 그러나 아픈 딸을 둔 가정을 보고 일단 그리워하는 가족을 한 번 쯤은 만나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도 좋겠단 생각으로 기획했다"며 "아이가 가진 행동과 여러 요소들을 디지털화 하는 데에 신경을 썼다. 아이의 어머님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하셔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고 전했다.

또한 과거와의 재회에 따른 '허무 감정'이 따르지 않을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선 "사진이 처음 나왔을 때나 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할 수 있겠다. 2030년에 어떤 기획이 가능할까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사진을 들여다 보는 것도 옛날엔 거부감이 있었을 것 같다. 그게 실감있게 나타났을 땐 어떻게 발현이 될까 계속 탐구를 해봐야 하겠다. 사진이나 영화가 사람을 위로하듯이 매체의 효과가 있겠다"고 말했다.

이현석 VR 제작PD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작은 계기만 생겨도 우리는 이 가족을 위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VR이 의료용으로도 사용되지만 가장 크게는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사용된다.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용도로 사용되면 조금 더 가까운 기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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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났다'에선 VR 구현을 위해 어떤 기술을 접목시켰을까. 기술적인 구현도를 묻자 이PD는 "실제까지는 힘들지만 최대한 그래픽으로 구현해 봤다. 프리 렌더링과 리얼타임 엔진 기술을 사용해서 만들었다. 데이터 양이 가벼워야 잘 구동이 되는 한계가 있어서 CG 티가 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를 3D 스캐닝을 하고 액션화를 했다. 액션화는 동영상을 연구하면서 모션 캡처 연기자를 통해 나연이의 모습을 최대한 구현했다"며 "세상을 떠난 분을 CG로 구현한 것은 국내와 해외에서도 있었지만 VR 휴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한 가족을 위해 만든 것은 '너를 만났다'가 처음이다"고 전했다.

이PD는 "VR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는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추모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어떻게 발전하든지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기술 이전에 사람이 있어야 하고 사람을 생각하며 발전해야겠다"고 말했다.

2020년 전망해 볼 수 있는 VR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묻자 이PD는 "앞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 기술이 사용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을 구현해서 좋은 지식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깨달음을 줄 수도 있겠다. 아티스트 같은 경우에도 사랑 받는 아티스트가 구현된다면 퍼포먼스를 통해 감동을 줄 수도 있겠다"고 전했다.

'너를 만났다'는 6일 오후 10시 5분 방송된다. 3월 12일 오후 10시 5분에는 본방송에서 다 공개하지 못한 뒷이야기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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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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