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미·한대음에도..전세계 대중음악계 女風

공미나 기자 / 입력 : 2020.01.27 09:00 / 조회 : 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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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일리시, 리조


대중문화계 여풍이 거세다. 대중음악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보수적이고 남성중심적이라는 비판을 받던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여성 아티스트들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 빌리 아일리시·리조..그래미가 주목한 여성 신예

2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제62회 그래미 어워즈'가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는 올해 그래미 어워즈는 어느 때보다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20일 그래미 후보가 발표되고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와 리조(Lizzo)라는 두 여성 아티스트였다. 두 사람은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신인 등 주요 부문 4개에 모두 이름 올렸다. 특히 리조는 이를 포함해 총 8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노미네이션을 기록했다.

독특한 음악과 스타일을 자랑하는 빌리 아일리시는 데뷔 앨범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평단과 대중을 모두 사로잡았다. 'Bad Guy'는 2019년 최대 히트곡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빌리 아일리시는 미니멀한 사운드와 그로테스크한 비주얼로 Z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알앤비·힙합 뮤지션 리조는 2013년 'Lizzobangers'로 데뷔했지만, 지난해 'Truth Hurts'로 빌보드 핫100에서 7주간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기의 시작은 틱톡과 넷플릭스 덕분이었지만, 음악이 담고 있는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메시지로 많은 의미를 남겼다.

아울러 제62회 그래미어워즈는 올해 앨범 부문 후보 8명 중 5명, 올해의 노래 부문 후보 8명 중 7명을 여성 아티스트로 구성했다. 그래미 후보 명단이 공개되고 CNN 등 현지 언론 등은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약에 주목하는 기사들을 쏟아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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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킴, 백예린 /사진제공=유니버셜뮤직, 블루바이닐


◆ 림킴·백예린..한국대중음악상 최다 노미네이트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그래미라고 불리는 한국대중음악상 측은 지난 22일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후보 명단을 발표했는데, 이중 림킴과 백예린이 총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잔나비와 더불어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다.

혼성 듀오 투개월 출신 김예림으로 처음 이름을 알린 김예림은 지난해 림킴으로 이름을 바꾸고 돌아오며 꾸준히 과감한 음악을 선보였다. '동양'과 '여성'이라는 주제를 앞세운 김예림은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음악과 퍼포먼스로 K팝의 저변을 확장시켰다.

백예린도 지난해 2년 3개월의 공백을 깨고 미니앨범을 발표한데 이어, JYP엔터테인먼트를 나와 독립 레이블에서 정규 1집을 발표했다. 두 앨범은 타이틀곡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와 'Suquare(2017)'로 음원차트를 휩쓰는 성과를 거뒀다.

대형 레이블을 벗어나 독자 행보를 선택한 두 아티스트는 자신의 프로듀싱 능력을 증명하며 한국 대중음악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올해 최우수 팝 음반 부문에는 백예린, 우효, 태연이, 최우수 팝 노래 부문에는 ITZY, (여자)아이들, 백예린이 노미네이트되며, 후보 여섯 명 중 절반이 여성 아티스트로 채워졌다. 이날 박희아 선정위원도 여성 아티스트의 약진을 짚으며 "다양한 매력의 여성 아티스트에 대한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약은 계속

대중문화 전반에 페미니즘이 하나의 코드로 자리 잡으며 개성 있는 여성 아티스트들의 등장이 잦아지고, 이들을 주목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때문에 대중음악분야에서도 앞으로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약은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박준우(Bluc) 대중음악평론가는 "사실 뛰어난 여성 음악가는 이전부터 많았지만 이제야 제 몫만큼 주목받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음악 시상식 전체 후보 중 여성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고, 지금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림킴 같은 경우에는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와 메시지가 워낙 좋은 음악과 맞아떨어져서 완성도 있게 나왔다. 백예린도 워낙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빌리 아일리시나 리조 같은 팝 뮤지션도 의미가 있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눈에 띄었다. 지금의 상황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상황이 아닐까 싶다"

또 박 평론가는 "앞으로도 음악 시상식에서 여성 후보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과거 정말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남성'만' 봤다면 이제는 그러한 수준은 벗어난 것 같다. 더불어 여성 싱어송라이터도 이전보다 지금은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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