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설 가장 바쁜 남자..이성민의 두 얼굴 [★FULL인터뷰]

'미스터 주 : 사라진 VIP' 이성민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1.24 13:03 / 조회 : 3717
  • 글자크기조절
image
배우 이성민 / 사진=리틀빅 픽쳐스


배우 이성민(52)은 올해 설 가장 바쁜 남자다. '남산의 부장들', '미스터 주 : 사라진 VIP' 두 영화를 동시에 선보이게 된 이성민은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남산의 부장들'과 '미스터주 : 사라진 VIP'는 설 연휴를 앞둔 22일 동시에 개봉했다. 앞서 이성민은 지난 2018년 여름에도 영화 '공작'과 '목격자'를 동시에 선보이며 바쁜 시간을 보낸 바 있다. 그래도 그 때는 한 주의 시간 격차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같은 날 개봉이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두 편의 영화 속 이성민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겹쳐 보인다든지, 비슷해 보인다든지 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가족드라마 '미스터 주' 속 국정원 요원 태주로, 역사의 한 장면을 잘라 보여주는 '남산의 부장들' 속 박통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설 연휴 극장가를 찾게 된 이성민을 만나다.

- '미스터 주'와 '남산의 부장들'이 같은 날 개봉했다.

▶ 많이 당황했다. 촬영을 많이 다른 시점에 했는데 같은 날 나오게 됐다. '남산의 부장들'이 생각보다 늦게 개봉하게 됐는데 '미스터 주'도 늦었다. 그러다보니 같이 나오게 됐다. 솔직히 부담이 된다.


- 이성민의 쌍끌이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 그런 생각은 안하고 있다. 다 잘되지는 않더라. 같은 날 홍보 일정이 같이 잡혀 있기도 하다. 다행인 것은 두 영화가 장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봐주실 것에 대해서는 걱정을 조금 덜 하고 있다.

- '미스터 주'는 왜 하게 됐나.

▶ 재밌을 것 같았다. 제가 안 해봤던 작업이고, 한국에 잘 없었던 작업방식이라서 해보고 싶었다. 굉장히 영화가 신기하고 귀여운 작업일듯 해서 기대가 됐다. 제가 '로봇 소리'에서 로봇과 대화하는 연기를 하지 않았나. 이번에는 동물들과 대화하는 것에 끌렸다. 좋은 경험이 됐던 것 같다.

- 배정남 캐스팅을 직접 제안했다고?

▶ 그 배역이 캐스팅이 잘 안됐다. 누구해야 될지 고민이 많았는데, 그때 영화 뒷풀이 자리에 마침 있어서 정남이 인사를 시켜줬고 감독님이 몇번 오디션을 했다고 알고 있다. 주태주 캐릭터는 괜찮았는데, 대본에서도 정남이가 맡은 역할은 캐릭터가 엉망이었다. 그래서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애초에 조금 예상은 했지만 정남이 연기도 어디로 튈지 몰라서, 정남이한테도 제가 거의 알리한테 맞추듯이 연기 했다.

image
배우 이성민 / 사진=리틀빅 픽쳐스


- 동물과 연기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나?

▶ 강아지 알리는 실사였다. 알리가 CG로 나가는 것은 폭행 당하는 장면 뿐이었다. 나머지 동물긓릉 다 CG였고 판다는 탈을 쓰고 연기한 뒤 후반 CG 작업이었다. 현장에서 변수가 워낙 많았다. 알리의 연기에 맞게 연기해야 했고 그런 즉흥성이 늘 현장에 있었다. 강아지와 연기한다고 하니 다들 걱정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생각보다 훈련이 잘 돼 있었고 용맹하다는게 느껴졌다. 개가 집중하고 있을 때, 어지간하면 개가 움직이지 않는다. 연기하면서 정말 알리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원래 강아지를 잘 못 만진다고.

▶ 영화 '목격자' 때도 강아지 안는 장면이 있었는데 제가 못 안아서 진경씨가 안았다. 강아지가 옆에 오는 것을 싫어했다. 이번에도 영화 촬영할 때 처음에는 알리를 한 번 쓰다듬으면 물티슈로 닦고 했다. 처음 알리를 만났을 때는 한번 만질 때마다 손을 닦고, 강아지가 침을 흘릴 때마다 소리를 질렀는데 계속 만나면서 접촉했다. 놀이터에서 알리가 저에게 달려들어서 저를 핥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목에 참치국물을 바르고 알리가 저를 핥았다. 그때부터 내려놨다. 영화 첫 장면에서 고양이를 안으며 싫어하는 장면도 연기가 아니라 진짜 제 모습이다.

- '미스터 주'를 촬영하고 나서 강아지에 대한 생각이 좀 달라졌나.

▶ 원래는 (배)정남이 집에도 강아지 때문에 잘 못 갔는데 '미스터 주'를 촬영하고 놀러가서 옆에 앉아서 만졌다. 우리 딸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한다. 아직 아내는 준비가 안 돼 있는데 아마 키울 것 같다.(웃음)

- '미스터 주' 인터뷰이지만, '남산의 부장들'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박정희 대통령과 싱크로율이 아주 높더라.

▶ 저도 그런 연기는 처음이다. 어떤 실존 인물을 비슷하게 모사하는 건 처음인데, 그 분을 연기한다는 건 쉽지 않았다. 워낙 캐릭터가 우리 머리에 각인된 캐릭터라 굉장히 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대본도 안 보고 출연 결정을 했다. 그런데 저는 그분과 외모적인 싱크로율이 안 맞더라. 고민하다가 감독님께 분장을 하자고 했다. 감독님도 같은 생각이라서 테스트를 했는데 테스트를 하니까 얼추 맞더라. 이에는 보정기를 꼈다. 그래서 발음하는 것이 좀 힘들었다. 헤어스타일도 비슷하게 하고 의상도 실제로 그 분 옷을 맞췄던 분에게 가서 의상을 했다. 그 분의 제스쳐와 걸음걸이도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 살을 좀 더 뺐어야 하는데 덜 빼서 아쉽다. 저는 개인적으로 걸음걸이나 이런 것들이 마음에 들더라. 뒷모습이랑 헬기 타러 갈때 주머니 손넣고 하는 것은 제가 봐도 그분과 비슷했다.

- '남산의 부장들'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 저는 그렇게 우려하지는 않는다. 그런 의도를 가지고 촬영한 영화도 아니고, 저 정도 영화를 보고 그렇게 해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영화니까. 그러지 않을 정도로 성숙하다고 생각한다. 최고 권력자, 장기집권을 한 권력자와 그 주위 2인자들 간의 이야기로 봐주면 좋겠다. 영화 촬영하면서는 실제로 얘들(이병헌, 곽도원, 이희준)이 나를 좋아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했다.(웃음)

image
배우 이성민/ 사진=리틀빅 픽쳐스


- 배정남과 아주 절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제가 맨날 정남이랑 연락을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연락 잘 안하는데 정남이가 연락을 한번씩 한다. 후배라고 매일 연락해서 챙기거나 자주 만나는 것은 아니다. 애가 걱정된다. 마음 가게 하는 게 있고 챙겨주고 싶다.

연기자 배정남을 칭찬하자면.

▶ 정남이가 소질은 있다. 훈련을 하면 좋은 배우가 될 것 같다. 사실 일반적이지는 않다. 저도 같이 연기하며 굉장히 당황을 많이 했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경험과 훈련을 통해서 좋게 발전되기를 바란다. 정남이가 이렇게 큰 역할은 처음이다. 감독님이 동물 한 마리 더 캐스팅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조련하듯이 연기를 시켰다. 자기는 영화를 못 보겠다고 멘붕이 왔더라. 원래 그런거라고 이야기 해줬다. 정남이는 익숙하지 않고 특이한 배우이지만, 그것이 장점인 것 같다.

- 명절마다 혼자 있는 배정남을 집으로 부른다고. 올해 설도 함께 보낼 예정인가.

▶ 아마 이번 설날에도 저희집에 올것 같다. 명절에 음식을 많이 해서 연극하는 후배들을 부르다가 정남이도 생각나서 불렀다. 이제 매 명절마다 오는 고정 멤버다.
기자 프로필
김미화 | letmein@mt.co.kr 트위터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미화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