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에' 나영석PD, 유튜브 흐름에 도전장..10인 6색 코너[종합]

상암=한해선 기자 / 입력 : 2020.01.10 15:08 / 조회 :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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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주 작가, 장은정 PD, 나영석 PD /사진=tvN


나영석PD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짧은 온라인 동영상 시청 패턴에 뛰어들었다.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스탠포드룸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금요일 금요일 밤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나영석PD, 장은정PD, 김대주 작가가 참석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스포츠, 과학, 미술, 여행, 요리, 공장 등 각기 다른 소재의 6개의 쇼트 폼(short-form) 코너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10인 6색 예능. 나PD와 장PD가 '삼시세끼 바다목장 편', '스페인 하숙'에 이어 또 한 번 의기투합했다.

이 프로그램 안에서 이승기가 '체험 삶의 공장', 홍진경이 '아주 특별하고 비밀스런 내 친구네 레시피', 김상욱 교수, 양정무 교수, 은지원, 송민호, 장도연이 '신기한 과학나라'와 '신기한 미술나라' 코너에 출연한다. 또한 이서진이 '이서진의 뉴욕뉴욕', 박지윤 아나운서와 한준희 축구 해설가가 '당신을 응원합니당' 코너를 꾸민다.

나영석PD는 "요즘 프로그램들이 너무 길다는 생각을 가끔 했다. 우리도 예능프로그램을 만들지만 70분, 90분짜리 예능이 나오니 '쇼트 폼'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프로그램 기획 계기를 밝혔다. 이어 "개별 프로그램이 작게 둥지를 트는 형식은 어떨까 생각했다. 하지 못했던 시도 같았다"며 "공장 찾아가기, 미술 배우기 등 한 시간으로 만들기 부담스러운 소재들을 다룬다. 실험을 한 번 해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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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나PD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에서 10인 6색 채널을 구상한 이유로 시청자들의 시청패턴 변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유튜브의 특정 채널을 참고한 건 아니다. 나 말고 다른 방송국에 있는 분들도 같겠지만 방송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서 위기감도 있겠다"고 털어놨다.

이어 "유튜브, 넷플릭스 등 요즘 시청 패턴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신서유기'를 만들면서 보니 이후 클립들로 시청하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시청 패턴이 변하면 제작자가 그 니즈에 맞추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PD는 "유튜브 클립처럼 각자 다른 여섯 코너를 만들어보자고 실험하게 됐다"며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모르겠다. 피드백을 받고 잘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예능으로 변한 촬영 환경과 그 효과는 무엇일까. 나PD는 "'신서유기'를 하면 30~40명의 스태프가 필요하다. 이 프로그램은 한 코너 당 스태프의 인원이 훨씬 적다"며 "시청자들의 선택폭을 넓혀주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 '윤식당' 등 나PD의 주요 예능에서 함께하며 어느덧 그의 '페르소나'가 된 이서진이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함께해 흥미를 끈다. 이서진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지 묻자 "이서진 씨를 뉴욕에 보낸 이유는 다른 여행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며 "여행 프로의 틀을 깨보고 싶었다. 처음 가서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느 정도 살았던 분이 가서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프로그램 제목에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연상시켜 눈길을 끈다. 나PD는 "예전 예능에서는 짧은 코너들이 60분을 채웠다. 그런데 요즘 한 프로그램이 길게 나오게 됐다. 편집을 해보고 나니 옛날 코너 느낌도 나더라.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오마쥬하면 재미있겠다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한 그는 "전체로 49회차를 찍어야 했는데 이럴 거면 영화를 찍을 걸 그랬다"며 웃었다. 이어 "괜한 짓을 벌였구나 후회도 가끔 한다. 한편으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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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에는 기존에 나PD와 예능으로 호흡을 맞췄던 이들이 대거 출연한다. 나PD는 "새로운 시도이다 보니 잘 안 될 가능성도 생각했다. 가능하면 덜 미안하게 친한 사람들 위주로 연락을 드렸다"며 "이승기 씨는 전국민이 다 아는 분이 성실하게 공장에서 다가가는 모습이 필요해 섭외했다. 이승기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은정PD는 "제작진이나 출연자들이 15분 콘텐츠를 만들어 본 적이 없었지만 촬영 시간이 단축됐다. 첫 촬영 이후부터 가볍게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없냐는 질문엔 "우리 프로그램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최근 장시간의 관찰 예능 등의 트랜드와는 또 다른 포맷의 예능이다. 이전에 없던 형식에 시청자들이 얼마만큼 호응할 지도 미지수다. 시청률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나영석PD는 "걱정된다"면서도 "이런 걸 한 번 해 봐야 시청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 지 알 것 같다. 혼란스러워 할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이 다양한 걸 보여줘서 좋다'는 분들도 있지 않을까하는 실험을 하고 싶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파편화 된 프로그램이어서 기존의 문법에서 벗어났다. 시청률이 낮겠단 각오로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선 보편적인 걸 소거했다. 그래서 기존 프로그램보다 폭발력은 낮겠지만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고민하는 차원에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고민이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다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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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한 프로그램 속 여섯 '쇼트 폼'의 전개로 인해 산만할 수도 있단 우려가 따른다. 나PD는 "우리끼리 보면서도 '산만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사실 시청자들께서 맞는 느낌의 코너를 보면 된다. 앞으로의 방송은 그런 식으로 넘어가지 않을까란 고민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 중 이승기의 '체험 삶의 공장'은 과거 KBS '체험 삶의 현장'과 장성규가 직업 체험을 하는 유튜브채널 '워크맨'을 연상시킬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선 "장성규 씨의 '워크맨'은 대한민국에서 아무도 못 따라간다. '워크맨', '체험 삶의 현장'과는 다른 톤일 것"이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기대하는 시청률 수치와 코너를 묻자 김대주 작가는 "얼마 전에 꿈을 꿨다. 예지몽 같은 것이었는데 내가 7.8%란 시청률을 보고 너무 좋아하더라. 그런 희망을 갖고 있다"며 "여섯 코너들의 특성이 다 달라서 시청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 '당신을 응원합니다'를 보며 계속 울었다. 누군가가 열심히 하고 그걸 응원하는 게 스포츠의 매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PD는 "이전 프로그램인 '신서유기' 정도만 나와도 좋겠다. 1회에선 '체험 삶의 공장'이 재미있다. 이승기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매력이 있고 공장의 신기한 광경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나PD는 "PD마다 담당 코너들이 있다. 나는 '이서진의 뉴욕뉴욕' 코너를 응원한다"며 "'당신을 응원합니다'를 보면서 눈물도 났는데 나는 모든 코너가 다 재미있었다. 5%의 시청률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회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코너 하나하나가 선하고 따뜻하다. 재미있게 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10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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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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