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재난영화의 클리셰..그리고 새로운 도전 [★날선무비]

김미화 기자 / 입력 : 2020.01.05 11:55 / 조회 :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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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두산' 포스터


날선 시각,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영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기사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이 700만 관객을 돌파해 연말연시 흥행을 이끌고 있다.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재난 영화라는 장르에 현실적인 스토리를 입혀 관객을 사로잡았다.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이 우리에게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또 비현실적인 이유는 남과북이 분단 돼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꼭대기에 있지만, 우리는 다른 나라를 통해서만 갈 수 있는 산이다.

영화 '백두산'은 백두산 폭발과 남북 북단, 북한이 핵 보유국이라는 정치상황을 녹여냈다. 여기에 백두산 근처 북한에서 일어나는 두 인물 리준평(이병헌 분), 조인창(하정우 분)의 고군분투기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인물들의 생존기를 동시에 버무렸다.

흔히 화산 폭발하면 떠올리는 마그나, 용암이 흘러내리는 모습 대신 '백두산'의 재난은 화산재나 지진으로 표현됐다. 이는 '볼케이노'나 '단테스피크' 처럼 화산 주변 사람들의 생존을 그린 영화와 달리, 백두산 화산 폭발 속 살아남아야 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백두산'은 신선한 특징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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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두산' 비하인드 스틸컷


영화는 최고의 VFX 기술로 화산 폭발과 지진, 화산재 등의 장면을 표현해 볼거리를 전한다. 초반 강남 지진 시쿼스와 백두산 폭발 등은 압도적인 기술로 감탄을 유발한다. '백두산'의 시각효과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없지만, 스토리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전형적인 한국영화, 재난영화의 클리셰(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것)가 '백두산'의 신선함을 반감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준평과 인창의 브로맨스, 준평의 희생, 임산부 아내 지영(배수지 분)의 고군분투와 생존 등 예측 가능한 스토리들이 이어진다. 만삭 임산부 지영이 한 겨울 한강에 빠졌다가 살아나거나, 버스에서 우연히 강봉래(마동석 분)를 만나는 모습, 그 후 인창과 지영이 전화로 인사하는 모습 등은 재난 영화에서 많이 본 클리셰다. 이 같은 장면들은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지만 또 한편으로는 '백두산' 폭발이라는 현실적이면서도 분단의 현실에 가로막힌 이야기들을 이어 붙이는 풀 같은 존재들이다. 임산부 아내는 '부산행'에서도 나왔지만, 우리는 그 클리셰를 통해 이 캐릭터가 무언가 소중한 존재를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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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두산' 비하인드 스틸컷


'백두산' 속 스토리는 살아남아야 하는 대한민국 사람들과, 폭발을 막으러 북한에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다 보니 두 갈래로 갈린다. 대한민국과 북한이라는 두 개의 완전히 다른 배경에서 폭발을 막으려는 스토리를 속도감 있게 그리려다 보니 영화적으로 표현이 안된 부분들도 있다. 속도감을 위해 연결되는 이야기들을 쳐냈다. 선택의 문제였다.

관객의 평가는 다르기에 '백두산'은 누군가에게는 전형적인 재난영화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멋진 VFX의 눈호강 영화일 수도 있다. 한국 영화에 이처럼 큰 예산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가 나왔다는 것만은 새로운 도전이다. 워낙 손익분기점이 높다보니, 700만이 넘을 때까지 제작진은 제대로 웃지도 못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백두산'이 VFX를 충실하게 구현한 장르 영화의 출발을 알린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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