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야구가 할 일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20.01.02 08:00 / 조회 : 3354
  • 글자크기조절
image
2019년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리고 있는 창원NC파크. /사진=뉴스1
① KBO리그 흥행 노력

한국프로야구(KBO리그)는 대폭 줄어든 야구 인기와 관중을 늘리려면 선수나 관리인이 위기감을 가져야 합니다. 지난 해 3월 KBO리그 10개 구단이 공표한 시즌 목표 관중은 878만 명이었습니다만 최종 관중은 728만 명에 머물렀습니다.

KBO 리그 관중수는 2016년 834만명이 됐고 2017년에는 840민688명(경기당 평균 1만1568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2018년엔 807만3742명이 입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3년간 이어진 '800만 관중 시대'가 마감됐는데, 확 줄어든 인기를 야구인들은 절감해야 합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경기당 홈 관중을 가장 많이 모은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은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이었습니다.

프로야구, 프로축구(K리그1), 프로농구, 프로배구 등 국내 4대 프로스포츠 단체의 정규시즌 구단별 관중 수를 집계하면, FC서울은 2019년 홈 19경기에서 총 32만4162명의 관중이 입장해 한 경기 평균 1만7061명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습니다. 2위는 경기당 1만3937명을 모은 프로축구 우승팀 전북 현대가 차지했습니다.

3위 자리에는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경기당 평균 1만3894명을 기록했습니다. LG는 홈 72경기에서 100만400명을 모아 프로스포츠 구단 중 유일하게 100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4위는 LG와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두산 베어스(1만3659명)입니다. 두산은 2018년 경기당 1만5445명을 기록해 전체 1위에 올랐는데, 한 해 만에 4위로 떨어졌습니다. 5위는 프로야구 SK 와이번스(1만3652명)가 차지했습니다. 6위는 프로축구 대구FC(1만734명)로 시민구단으론 유일합니다.

올해 경기당 1만 관중을 모은 구단은 총 6개로, 프로축구 3개, 프로야구 3개 팀이 자리했습니다. 경기당 평균 관중 수 상위 10개 구단에서는 프로축구는 4개, 프로야구는 6개를 차지했습니다. 프로축구는 홈경기 수가 18~20경기이지만, 프로야구는 3배가 넘는 72경기입니다.

프로야구는 경기당 평균 관중 수 1만명 이상을 기록한 구단도 2018년 7개에서 2019년 3개로 줄어들었습니다. 프로축구는 2018년 총 관중 124만1320명, 한 경기 평균 5444명에서 2019년엔 총 관중 182만7061명, 한 경기 평균 8013명으로 상승했습니다.

image
고척스카이돔 관중석이 텅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② 전통 인기 구단 부활

지난 해 정규시즌 관중이 전년도에 비해 10% 가량 줄어든 것은 프로야구를 보는 흥미가 감소됐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즌 초반부터 SK와 두산, 키움, LG, NC가 선두 그룹을 이뤄 '5강 5약'이 뚜렷했기 때문입니다.

인기 구단인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는 지난 해 한 번도 중위권 이상에 치고 오르지 못해 김기태 감독(KIA)과 양상문 감독(롯데)이 전반기에 사퇴하는 파동을 겪고 계속 하위권에서 맴돌아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대거 줄어들었습니다. KBO리그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롯데와 KIA가 하위권에 처져 관중몰이에 실패한 것입니다.

또 김광현(전 SK)이나 양현종(KIA) 외에 이대호(롯데)가 부진하는 등 전국구 스타가 사라져 야구 볼 맛이 줄어들었습니다. 올해는 KIA와 롯데, 삼성, 한화 등 인기구단의 선수와 감독, 코치, 단장 등이 더욱 노력해야 하고 전국구 스타가 많이 나타나야 합니다.

③ 올림픽 금메달 획득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9전 전승의 신화를 쓰며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올림픽에서 우승하며 야구 인기는 치솟아 500만명을 조금 넘던 KBO리그 관중은 2011년 600만명에 이어 10개 구단으로 늘어난 2015년에는 700만, 2016년에는 800만 명으로 증가했습디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해 프리미어12에서 숙적 일본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고 올해 열리는 도쿄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설욕을 노리고 있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프리미어12에서 얻은 성과와 부족한 부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더 나은 대표팀 구성을 위해 선수 파악에 나서는 게 첫 번째 일입니다.

도쿄올림픽 야구는 본선에 6개국이 출전합니다. 자동 참가하는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프리미어12에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위를 차지한 한국, 아메리카대륙 1위에 오른 멕시코, 그리고 WBSC 유럽·아프리카 예선 1위에 등극한 이스라엘 등 4개 나라가 출전이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미주 대륙 최종 예선과 세계 최종 예선에서 1개 나라씩 출전국이 가려집니다.

올림픽 본선은 프리미어12와 비교해 뽑을 수 있는 선수가 적습니다.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가 28명인데, 올림픽엔 24명만 데려갈 수 있어 4명의 선수가 줄어듭니다.

대표팀 마운드의 기둥인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올림픽에 나설 가능성은 없어 고민입니다. 새로운 선발투수를 찾지는 못하지만 이영하(두산), 고우석(LG) 등에게 기회를 많이 부여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야구는 프리미어12에서 4번 타자로 중용된 박병호와 6번 양의지의 부진이 가장 뼈아팠습니다. 작년 프로야구에서 홈런 33개를 쳐 1위에 오른 박병호가 기대했던 대포를 생산하지 못하고 타율 0.179에 2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고 타격왕 양의지의 성적은 타율 0.087에 1타점으로 더 나빴습니다.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내고도 김경문 감독은 지난 해 11월 18일 귀국하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비록 우승은 못 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좋은 활약을 봤기 때문에 내년 올림픽 전망이 밝다. 본선에 가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말했는데, 기대해볼 만합니다.

image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④ 몸값 거품 제거 및 규정 변경

"야구 선수들이 작년 초부터 사건 사고를 많이 일으키고, 많은 연봉을 받는 야구 선수들은 늘어나지만 몸값만큼 해주지도 못해 화가 난다”는 한 팬의 말도 귀 기울여야 합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경기력을 늘려 국내 대회는 물론 국제대회서도 이해가 가는 성적을 내야 하고 야구 관리인들은 팬들을 한 명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집념을 갖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울러 KBO 이사회는 지난 해 11월 외국인 선수 규정 가운데 '3명 보유, 2명 출전' 조항을 '3명 보유, 3명 출전'으로 바꾸고 올 시즌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요구대로 1군 엔트리를 27명에서 28명으로 1명 늘려 선수 가동 폭을 넓혀줬습니다.

그러나 구단들 스스로가 원했던 외국인 선수 3명 출전은 올해도 쉽게 보기는 힘들 전망입니다. 이미 대다수 구단이 외국인 선수 3명을 '선발투수 2명과 타자 1명'으로 구성했기 때문입니다. 한 경기에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출전하려면 3명이 모두 야수이거나, 투수 1명과 야수 2명, 선발과 구원투수 각 1명과 야수 1명 등이어야 합니다.

올해 외국인 선수 3명 출전이 실시되지 못하더라도 이후 외국인 선수가 5명 이상으로 늘어난다면 한국 야구에는 볼거리가 많아질 것입니다.

image
천일평 대기자.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