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 10대 뉴스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입력 : 2019.12.29 08:00 / 조회 : 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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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들이 2019 한국시리즈 우승 뒤 김태형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틀이 지나면 2020년 새해를 맞습니다. 2019년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 일어난 10대 뉴스는 무엇일까요.

◇ 두산 베어스 통합우승… 역대 최다 9경기 차 뒤집은 미라클 드라마

두산 베어스가 시즌 전 예상을 깨고 2019년 통합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포수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했음에도 단단한 전력을 발휘,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정상에 섰습니다.

8월까지 선두 SK 와이번스에 무려 9경기 차로 뒤져 있었지만, 뒷심을 발휘하며 SK를 제치고 한국시리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만나 4연승으로 통합우승에 성공했습니다.

두산은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밀워키 브루어스)에 복귀했고, 4번타자 김재환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입니다. 탄탄한 백업 전력을 자랑하는 두산은 큰 선수들이 일부 빠졌으나 2020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 한국 프로야구 인기 감소

KBO리그는 2019시즌 총 누적 관중 728만6008명을 동원했습니다. 2015년부터 5년 연속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하기는 했지만, 전년 대비 10% 감소하면서 3년 연속 800만 관중 돌파 기록도 꺾였습니다.

관중이 증가한 구단은 구장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NC 다이노스가 유일했습니다. 1만1000석 규모의 홈구장을 사용하던 NC는 올해 개장한 창원NC파크를 통해 최대 2만2000명의 야구팬들을 수용하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던 NC가 5강에 들어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는 점도 관중 상승의 큰 요인이 됐습니다.

그러나 2018시즌 LG 트윈스, 두산, SK 등 3개 팀이 100만 관중을 넘어섰지만 2019시즌에는 LG만 100만 관중을 유치했습니다. 그러나 LG도 2018시즌과 비교하면 관중이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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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외야석이 거의 비어 있는 부산 사직야구장 모습. /사진=스타뉴스
◇ 인기 팀 성적 하락

야구팬들의 관심이 줄어든 까닭은 우선 시즌 초반에는 미세먼지에 따른 날씨의 영향이 컸습니다. 이어 5월이 지나 5강 5약 구도가 일찍 형성된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SK, 두산, 키움, LG, NC가 5강을 형성했고 시즌 내내 변하지 않자 팬들은 야구장을 향한 발길을 돌렸습니다.

여기에 더해 선수들의 팬 서비스 논란과 음주운전 등 사건 사건들이 터지며 팬들은 야구장을 찾지 않았습니다. 팬들의 지지로 거액의 연봉을 받은 선수들이 그에 걸맞은 태도를 보여주지 못하자 팬들은 야구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한 것입니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 전통적으로 인기있는 팀들은 내내 성적이 오르지 않으며 관중 유치에 실패했습니다. 특히 이 네 팀은 확고한 팬덤을 갖고 있는 프로야구 인기팀으로서 수도권 경기가 펼쳐질 때 원정 관중을 몰고 오는 팀들이었습니다. 수도권 팀들끼리 상위팀을 형성하고 지방의 인기 있는 팀들이 5강 경쟁에서 탈락하자 원정 팬들의 발길도 끊겼고 성적이 좋았던 수도권 팀들의 관중 동원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 공인구 논란

올 해 새로 도입된 반발계수가 떨어진 공인구도 관중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1년 전인 지난 겨울, 프로야구 각 구단 스프링 캠프지에서는 반발력이 뚝 떨어진 공인구 변화를 놓고 선수들은 “잘 모르겠다, 비슷한 것 같다”고 얼추 비슷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2.44개의 홈런이 나왔던 것에 비해 올 시즌엔 평균 1.42개로 줄고 타율도 2푼 가량 줄었습니다. 모 구단의 핵심 선수는 "야구의 꽃은 홈런이지 않나. 그런데 KBO는 갑작스럽게 공인구의 반발력을 떨어뜨렸다. 물론 선수로서는 적응해야 할 부분이지만, 홈런이 적어지면서 그만큼 재미도 반감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018시즌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던 선수는 34명이었으나 2019시즌에는 18명으로 절반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2018시즌 30홈런 이상자는 총 11명이었지만 2019시즌에는 홈런왕 박병호가 유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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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 /AFPBBNews=뉴스1
◇ 김경문호 프리미어12 준우승… 도쿄행 티켓은 획득

11년 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한국야구 흥행에 기폭제 노릇을 한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목표로 했던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지만 일본을 상대로 2경기 모두 패하고 약쳬로 여긴 대만에도 참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호주, 캐나다, 쿠바와 한 조에 편성돼 고척돔에서 예선라운드를 치른 한국은 3전 전승으로 기분 좋게 슈퍼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으로 갔습니다. 슈퍼라운드에서는 첫 경기 미국전에서 승리한 뒤 대만에 덜미를 잡히고 멕시코를 꺾으면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결승행이 확정된 뒤 열린 슈퍼라운드 마지막 일본전에서 한국은 8-10으로 패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열린 결승전에서도 3-0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3-5로 역전패, 준우승에 그치며 올림픽 본선 티켓만 따냈습니다.

2020년 7~8월의 도쿄 올림픽에서 이전 대회인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거둔 9전9전승 금메달을 재현할 지 기대됩니다. 김경문 감독은 올림픽 본선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지만 에이스급 선발투수에 양현종만 남아 있고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이영하 등 젊은 투수들이 얼마나 할지 궁금합니다.

◇ 김광현과 린드블럼 메이저리그 진출… 오승환은 유턴

프리미어12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스토브리그의 막이 오르면서 2019년 KBO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SK의 김광현과 두산의 린드블럼이 나란히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습니다.

키움의 김하성도 내년에는 성적을 더 올려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에정입니다.

린드블럼이 먼저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최대 1800만 달러에 계약했습니다. 뒤를 이어 김광현도 2년 최대 1000만 달러라는 조건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했습니다.

반대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로 유턴했습니다. 지난 7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방출돼 8월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했습니다. 논란이 있지만, 시즌 중 삼성에 재입단한 오승환은 해외 원정도박으로 인한 출장정지 징계 72경기 중 42경기를 2019년 소화하고 2020년에는 삼성의 31번째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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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입단식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세인트루이스 구단 공식 페이스북
◇ 김기태·양상문 감독 중도 퇴진… 사령탑 4명 교체

김기태 KIA 감독, 양상문 롯데 감독이 시즌 중 퇴진하는 등 총 4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시즌 뒤 김한수 삼성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계약 기간을 채우고 팀을 떠났습니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준우승에도 재계약에 실패해 야구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2017년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등 2016년부터 3년 연속 KIA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김기태 감독은 5월 중순 전격 사퇴했습니다.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친 KIA는 외국인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을 영입했습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사실상 경질되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롯데는 허문회 키움 수석코치를 새 감독으로 맞이했습니다.

김한수 감독 체제를 끝낸 삼성은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감독으로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키움은 손혁 SK 투수코치를 장정석 감독이 비운 자리에 앉혔습니다.

오프시즌 동안 한화와 롯데는 선수 출신의 정민철(한화), 성민규(롯데) 신임 단장을 임명한 것도 특징입니다.

◇ 포스트시즌 제도 개선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회의)가 얼마 전 부산에서 가진 워크숍에서 포스트시즌(PS) 제도를 바꾸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사회(사장회의)에서 통과가 남았습니다.

단장회의에 참석한 A단장은 “KBO리그 800만 관중이 붕괴된 데 위기감을 느껴 주목도가 높은 PS 제도를 바꿔 돌파구를 찾자는 것에서 출발한 안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시즌 막판까지 순위 싸움을 전개해 PS 진출을 확정하면, 상위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2위가 정규시즌 우승팀에 2경기 차 이내 접전을 펼쳤으면 1승을 안고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입니다. 굳이 기준선을 2경기 차로 정한 이유는 “1경기는 너무 벅차고 3경기는 너무 멀기 때문”이라는데 다소 황당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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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선수들. /사진=뉴시스
◇ 키움 히어로즈의 성장

두산의 우승 못지 않게 팀 성적의 큰 변화는 키움의 준우승입니다. 구단 운영의 어려움에도 키움은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유능한 젊은 선수들이 많아 짧은 시간 내 우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포수 이지영은 이승호, 안우진 등 키움 젊은 투수들과 호흡도 좋아 내년에는 더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고 우승 도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예고해 "어쩌면 2020년이 최고의 찬스이며 2~3년 뒤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로 박병호 서건창 김하성 김혜성 김웅빈 장영석 테일러 모터 등이 사실상 내야 더블 뎁스를 구축할 수 있고, 이정후 임병욱 김규민 박정음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외야를 들었습니다. 포수도 자신과 박동원이 있고, 타순도 서건창-이정후 테이블세터에 박병호와 김하성이 이끄는 클린업 트리오가 강력하며 마운드 역시 선발과 중간, 마무리 모두 강하다고 보탭니다.

◇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되는 샐러리캡 도입

KBO가 리그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제도 개선안 가운데, ‘샐러리캡’ 도입은 각 구단의 전력 평준화를 위한 방안입니다. 한 구단의 총연봉상한제를 의미하는 ‘샐러리캡’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수들의 이적이 잦아지도록 유도하면서 전력 평준화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리그 흥행을 이끌 수 있는 요소임엔 틀림 없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또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 모든 구단이 투자한 돈에 비례해 좋은 성적을 냈던 것만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샐러리캡’이 전력 평준화라는 문제 해결의 만능키는 아닙니다.

여전히 갈등의 불씨도 남아 있습니다. 일단 지난 2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일단 KBO가 내놓은 ‘샐러리캡’의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향후 추가 논의하기로 하면서, KBO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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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평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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