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강지환·김건모, 충격에 빠진 2019 방송가②[연말결산]

[2019 방송총결산-사건·사고]

한해선 기자 / 입력 : 2019.12.18 10:00 / 조회 : 1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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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연예계 '최악의 해'로 꼽아도 손색없다.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사상 최고의 빈도수와 정도의 심각함으로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논란의 범위는 이혼과 양다리 공방, 프로그램 제작 비리, 과거사, 사망, 성범죄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다양했다. 이에 따라 방송가가 연이어 출연자 하차와 편집, 심지어는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해야 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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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엠넷


◆엠넷 효자 프로그램 '프로듀스', 실체는 '조작듀스'

2016년부터 올해까지 4편의 시즌으로 모두를 '국민 프로듀서' 열풍에 몰아넣었던 엠넷 '프로듀스'(이하 '프듀') 시리즈가 검은 민낯을 드러냈다. '프로듀스X101' 방송이 끝난 후 지난 7월 시청자들이 최종 문자 투표 결과에서 그룹 엑스원(X1) 멤버들 간의 득표수가 '7494.442'의 배수값이 된다는 점을 발견했고 본격적으로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프듀' 시리즈는 시즌1부터 특정 연습생의 방송 분량이 눈에 띄게 많아 'PD PICK'이 의심돼 왔지만 시청자들이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고 제작진 등을 상대로 형사 고소, 고발장을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작진은 "집계 및 전달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고 해명, 여론의 비난 속 8월 고척스카이돔에서 엑스원의 데뷔가 강행됐다. 올 하반기 내내 경찰 수사가 이어지는 동안 엑스원은 엠넷 '엠카운트다운', MBC뮤직 '쇼! 챔피언', SBS MTV '더 쇼', tvN '놀라운 토요일' 'TMI news', JTBC '한끼줍쇼' 등 자사인 CJ ENM 채널 혹은 케이블·종편 프로그램에만 출연 할 수 있었고 KBS·MBC·SBS 지상파 방송에서는 얼굴조차 비추지 못했다.


경찰은 수차례 CJ ENM 사무실 및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연예기획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에 구속 기소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결국 지난 11월 5일 경찰 조사에서 '프듀X101'과 '프듀48'의 투표 결과 조작을 인정,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예 기획사들로부터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서 40차례 넘게 접대를 받았고 한 번에 수백만 원씩 총 1억 원이 넘는 접대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이에 엑스원뿐만 아니라 '프로듀스48'에서 탄생한 그룹 아이즈원도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고, 아이즈원이 이달 컴백을 앞두고 촬영했던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과 JTBC '아이돌룸'은 결방,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는 아이즈원 출연 분량을 편집했다. CJ ENM 고위 관계자와 기획사 관계자 등 10명이 입건된 가운데 엠넷은 '2019 MAMA' 라인업에서 아이즈원, 엑스원을 최종 제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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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설리가 떠나다...'악플의 밤' 종영

그룹 f(x)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 설리는 지난 10월 14일 숨진 채 발견됐다. 담당 매니저가 연락이 되지 않자 집으로 찾아 갔다가 숨진 설리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설리는 세상을 떠나기 전, JTBC2 '악플의 밤'에 출연했었다. '악플의 밤'은 지난 6월 고 설리가 MC를 맡고, 오랜만에 복귀하는 TV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았다. 또 설리는 이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향한 악플에 직접 해명, 정면대응 하는 모습으로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을 떠나면서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설리의 죽음 후 '악플의 밤'은 종영했다. 시청자들은 출연자에게 악플을 읽게 하는 프로그램이 고인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었다며 '악플의 밤' 폐지를 요구했고, 제작진은 "'악플의 밤'은 대표 MC의 안타까운 비보를 접한 이후 제작방향에 대한 고민 끝에, 고인의 부재 하에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프로그램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고(故) 설리 님과 함께 한 시간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설리의 남은 출연 분량이 담긴 '악플의 밤' 녹화분은 10월 11일 방송 이후 전파를 탈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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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지환, 김건모 /사진=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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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BS


◆강지환·김건모·EBS '성범죄·성희롱' 파문

올해는 방송가의 오랜 경력을 자랑하던 이들이 성범죄와 도덕성 결여 논란에 휩싸여 파장이 거셌다. 배우 강지환은 지난 7월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스태프 A씨, B씨와 술을 마신 뒤 이들이 자고 있던 방에 들어가 A씨를 성폭행하고, B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강지환은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서 하차, 중반까지 방송됐던 '조선생존기'는 주연배우를 서지석으로 긴급 교체하고 최고시청률 1.7%로 안타깝게 막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에서 강지환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했지만 "멋진 아빠가 되고 싶었다"는 강지환은 항소장을 제출했다. 소속사와도 전속계약이 해지된 강지환은 이 사건으로 17년 동안 쌓아올린 인기와 명성이 추락했다.

가수 김건모는 지난달 13세 연하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장지연과 내년 5월 결혼을 발표, '쉰 두살 예비신랑'으로 많은 이들에게 축하 받았지만 성폭행 혐의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6일 강용석 변호사 등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김건모가 과거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유흥업소에서 여성 A씨에게 구강성교를 강요한 뒤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한 것. 김건모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입장을 밝혔지만 '2차 김건모 피해자' 등장에 여론이 들끓었다.

SBS '미운 우리 새끼'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김건모와 장지연의 프러포즈 장면을 편집 없이 그대로 방송했다가 질타를 받았고, 12월 8일 방송을 끝으로 김건모의 녹화 분량과 그의 향후 촬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장지연의 오빠 배우 장희웅의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출연분은 김건모 언급 부분을 편집하고 방송했지만, 온라인 클립 영상으로는 이 부분을 공개하는 바람에 뒤늦게 삭제 조치를 해야했다. 장지연의 아버지인 작곡가 출신 장욱조 목사는 예비사위 김건모의 논란 속에도 KBS 2TV '불후의 명곡' 녹화를 예정대로 마치고 내년 1월 11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아직 성폭행 혐의를 명백히 벗지 못한 김건모는 사실상 '미우새' 하차와 연예계 퇴출까지 거론되는 모양새다.

올해 '펭수' 캐릭터의 폭발적 인기로 전성기를 맞은 EBS는 '보니하니' 출연자 논란으로 찬물을 맞았다. 시청자들은 지난 10일 진행된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당당맨' 최영수가 MC 채연에게 장난을 치다가 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 '먹니' 박동근은 라이브 방송 쉬는 시간에 채연에게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고 성매매업소 은어와 욕설이 섞인 말을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EBS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하고 최영수와 박동근을 출연 정지시켰다. 또 '보니하니' 제작을 잠정 중단했고 제작 책임자인 유아어린이특임국장과 유아어린이부장을 보직 해임, '보니하니' 제작진을 전면 교체했다. '보니하니'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 최영수와 박동근의 모습이 담긴 '보니하니' 유튜브 영상 일부는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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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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