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18번 홀에서 버디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그 짜릿했던 18번홀(파5) 퍼트를 다시 살펴보자. 전 홀까지 17언더파의 김세영은 7.6m를 남긴 버디 퍼트 직전, 공을 핀에 갖다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같은 조의 경쟁자 넬리 코다(미국)에게 2타를 앞서 있어, 파만 해도 우승이 확정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 조의 찰리 헐(잉글랜드)이 17언더파로 경기를 마쳤으므로 사실은 반드시 버디를 기록해야 할 상황이었다. 투 퍼트면 헐과 동타로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김세영의 ‘신(神)의 한수’는 18번홀 관람석 옆에 있던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던 것. 만약 리더보드를 보고 헐이 자신과 동타인 걸 알았다면 손이 떨려 아무리 강심장인 김세영이라도 ‘꼬부라진 브레이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승 상금은 150만 달러이고 준우승은 우승자의 1/3도 안되는 48만 달러에 불과해 이 퍼트는 ‘102만 달러(약 12억원)’짜리였기 때문이다. LPGA 역사상 가장 심장 떨리는 퍼트였지만 김세영은 극적인 버디로 연결시켜 시즌 3승과 함께 올해 상금 순위 2위로 성큼 올라섰다(1위 고진영과 차이는 2만795달러).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어보이는 김세영. /AFPBBNews=뉴스1 |
이런 비극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1m 안팎의 짧은 퍼트를 남겨 뒀을 때. 지나치게 긴장하면 공이 홀컵에 제대로 들어갈까 어쩔까, 걱정하다 헤드업을 저지르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단 5mm 차이로 홀컵을 비켜가게 된다. 이럴 땐 고개를 숙인 채 고정시켜 ‘툭~’ 밀어주기만 하면 1m짜리 퍼트는 무조건 들어가게 돼 있다. 평소 연습장에서 ‘툭~’ 치는 훈련을 하면 결정적인 순간에 큰 도움이 된다.
7m 안팎을 남겨 투 퍼트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할 때의 요령은? 먼저 홀컵 뒤쪽이 내리막인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한다. 홀컵 뒤편이 내리막인줄 모르고 길게 치면 스리 퍼트하기 십상이다. 두 번째는 홀컵 주변에 반경 50cm 가량 가상(假想)의 원을 그려 원안에 넣는 느낌으로 퍼터를 밀어주면 마음먹은 대로 투 퍼트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 욕심을 부려 단번에 집어 넣으려 한다면 공이 홀컵을 훌쩍 지나쳐 투 퍼트가 어려우므로 ‘과욕은 금물’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