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이 고마운' 유상철 감독 "포기 않겠다는 생각 강해졌다" [일문일답]

인천=이원희 기자 / 입력 : 2019.11.24 17:30 / 조회 : 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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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인천 감독이 24일 상주 상무전에 승리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 유나이티드의 유상철 감독이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인천은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7라운드 상주 상무와 홈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문창진과 케힌데의 연속골에 힘입어 짜릿한 2-0 승리를 거뒀다. 후반 중반까지 경기 양상은 팽팽했다. 하지만 교체 카드가 제대로 먹혔다. 후반 31분 문창진이 선제골, 후반 44분 케힌데가 쐐기골을 박았다.

이로써 리그 10위 인천은 7승 12무 18패(승점 33)를 기록했다. 잔류 가능성을 한층 높인 셈이다. 11위 경남FC(승점 32)도 같은 날 성남FC전에 2-1로 이겨 인천을 추격했다. 인천은 오는 30일 11위 경남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잔류와 강등을 결정하는 단두대 매치다.

이번 경기는 유 감독이 췌장암 4기 투병 사실(19일)을 밝힌 이후 처음 열린 경기여서 큰 관심을 모았다. 또 올 시즌 인천의 마지막 홈경기였다. 특히 유 감독은 지난 5월부터 인천 지휘봉을 잡은 이후 홈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홈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껴안았다.

- 경기 총평 부탁한다.


▶ 전반에 득점이 없어 답답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후반에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 전반 미팅이 길었던 것 같다.

▶ 제가 말이 길었다. 전반에 나왔던 부분들을 얘기했다. 처져 있던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야 했고, 분위기를 공격적으로 잡아놓아야 했다. 전반에는 우리 진영에 공이 있어 횡, 또는 백으로만 패스를 했다. 후반에는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했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 비가 오는 날씨에도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을 지도했다.

▶ 제가 앉아서 지시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선수들도 비를 맞고 뛰었다. 태풍이 오면 모르겠지만, 이 정도 비는 따뜻하게 입으면 괜찮다. 문창진과 케힌데의 몸이 좋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넣어야할지 고민했다. 분위기를 우리 쪽으로 가져오고 싶어 투입했던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다.

- 케힌데가 데뷔골을 터뜨렸다.

▶ 3주 동안 경기를 준비하면서 케힌데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컨디션을 고려했을 때 기대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득점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현실로 일어났다. 문창진이 골을 넣어 기쁘지만, 케힌데의 득점 때 더 기뻤던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팬들도 기다린 골이었다.

- 홈에서 승리의 만세삼창을 했다.

▶ 홈에서 계속 만세삼창을 했어야 했다. 제가 부임한 이후로도 홈 승률이 좋지 않았는데, 마지막 홈경기에서 승리해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준 것 같다. 기분이 좋다.

- 경남과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다.

▶ 우리 팀, 경남의 운명이 마지막 한 경기에 결정된다. 홈이 아닌 원정 경기인데, 이런 부분에서 선수들이 강해져야 한다. 우선적으로 냉정해야 한다. 경남은 꼭 이겨야 하고, 우리는 비겨도 되는 상황이지만, 그런 부분에 안도하지 말아야 한다. 득점을 한다면 한 골이 아닌, 그 이상의 골을 넣고 승리할 수 있다.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

- 투병 사실을 밝힌 이후 응원 메시지를 받고 있다.

▶ 혼자 기사를 볼 때면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뭉클하다. 감사하다. 절대로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이 있을 것이고, 더한 분들도 계실 것이다. 제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완쾌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 마지막 홈경기에 많은 팬이 찾아오셨다.

▶ 많은 힘이 되고 있고, 격려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매체나 언론을 통해 제 상황을 알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궂은 날씨에도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완쾌해 운동장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격려와 응원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치료 받고 잘 이겨내서, 빠르게 운동장에 설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

-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감독은 누구이고, 롤모델로 삼고 있는 감독은 누구인가.

▶ 거스 히딩크 감독님이다. 대표팀 은퇴 전까지 영향력을 많이 받았다. 저런 지도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감독이 되기 위해선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우선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선 몸이 건강해야 한다. 빨리 완쾌해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날이 빨라지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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