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윤희에게' 응원하게 되는 김희애의 첫사랑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11.12 10:39 / 조회 : 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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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윤희에게' 포스터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첫사랑을 품고 있다.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아련하다. 그 아련함을 20년간 간직했던 김희애의 모습이 그녀의 첫사랑을 응원하게 만든다.

영화 '윤희에게'(감독 임대형)는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 분)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딸과 함께 떠나는 이야기다.

윤희는 딸 새봄(김소혜 분)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새봄은 사춘기 소녀인 만큼 말수가 적고 윤희에게 툭툭 거린다. 그런 새봄에게 변화가 찾아온다. 아파트 현관에 위치한 편지함 속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발견하게 된 것. 이 편지는 엄마인 윤희에게 온 것이다. 그러나 새봄은 윤희에게 전달하지 않고 자신이 먼저 뜯어본다.

새봄은 편지를 읽고 난 뒤 윤희의 추억이 담긴 어린 시절 앨범을 펼쳐보게 된다. 그러면서 아빠를 만나기 전에 연애해본 적이 없냐고 묻는다. 윤희의 첫사랑에 대해 궁금해진 새봄은 대학 진학 전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설원이 펼쳐진 곳으로 떠난다. 모녀의 여행에는 새봄의 남자친구인 경수(성유빈 분)도 뒤따른다. 물론 윤희 몰래 말이다.

편지 한 통으로 모녀의 여행이 시작됐다. 윤희와 새봄은 설원이 펼쳐진 곳으로 떠난다. 설원이 펼쳐진 그곳은 윤희의 마음 한 곳에 아련함이 묻어있는 동네였다. 바로 20년 간 마음 속에 간직한 첫사랑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모녀는 서로에게 닫았던 문을 조금씩 열어간다. 새봄은 자신만의 특명을 가지고 있다. 편지를 보낸 윤희의 첫사랑의 존재를 찾는 것. 그는 윤희 몰래 따라온 경수와 함께 윤희의 첫사랑이 남긴 단서를 통해 발자취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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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윤희에게' 스틸컷


한편 새봄은 자신이 없다. 윤희의 첫사랑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말이다. 새봄이 윤희의 첫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은 평범하고 소소하다. 마주할 용기가 없기에 바라만 본 뒤 돌아선다. 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의 바람 소리가 귓가에 들려와 마음 한켠이 더 시리게 느껴지게 만든다. 새봄은 자신의 방식으로 윤희를 도우려고 한다. 툭툭 거리는 모습만 보여왔기에 윤희를 생각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도 윤희를 생각하고 있었다.

'윤희에게'는 퀴어 요소가 담겼다. 불편하지 않고 서서히 마음 속에 스며 들게 만든다. 누구에게나 있는 첫사랑을 구구절절 표현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렸다. 20년간 간직해온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다.

'윤희에게'는 여성 서사다.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애틋함을 설원을 활용해 감성적으로 담았다. 남성인 임대형 감독은 겹겹이 쌓인 눈으로 서로를 향한 그리움의 깊이를 표현했다. 그렇게 '윤희에게' 속 윤희가 첫사랑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을 응원하게 만든다.

윤희를 맡은 김희애의 멜로 연기는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첫 스크린 도전인 김소혜의 연기는 새봄에 알맞다. 두 사람의 감정을 중점으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11월 14일 개봉. 러닝타임 105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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