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도 '잠이 보약'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입력 : 2019.11.0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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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올 시즌 14승(5패)에 평균자책점 부문 메이저리그(MLB) 전체 1위(2.32)에 올라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눈앞에 둔 류현진(32·LA 다저스). 하지만 뉴욕 양키스전 등 미국 동부지역 경기에서는 대체로 부진했다. 왜 그럴까.

서부 LA와 동부지역의 시차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동부지역이 3시간 빠른 시차로 인해 류현진은 뉴욕에서는 잠을 설치게 되고 이로 인해 몸이 덜 풀려 경기 초반 실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27)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마치고 바로 귀국해 한국 국가대표로 뛰면 몸놀림이 둔한 걸 보게 된다. 장시간의 비행과 8시간의 시차 적응 등 문제 때문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지난 달 27일 끝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파72)을 보자.

프로 골프 대회에서 3라운드는 ‘무빙데이’라고 한다. 1라운드를 앞두고 긴장해 잠을 설친 선수들은 1, 2라운드에서 잘 나가다가도 3라운드에서 부진, 선두권에서 멀어진다. 반면 선천적으로 어떤 조건이든 잘 자거나 젊은 선수(특히 20대 초반)들은 컨디션이 웬만큼 유지돼 스코어가 좋아진다. 그래서 무빙데이라고 일컫는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나흘간 부산에서 열려 해외에서 온 선수보다 국내 선수가 훨씬 유리한 입장이었다. 결과도 장하나(27)의 연장 승부 끝 짜릿한 우승. 같은 19언더파로 연장전을 펼친 재미동포 다니엘 강(27)과 장하나의 승부는 사실상 3라운드에서 갈렸다.

장하나는 68타로 4언더파를 친 반면 다니엘 강은 71타, 1언더파로 부진했던 것. 3라운드에서는 다니엘 강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인 넬리 코다(73타), 마리나 알렉스(76타)도 선두권에서 내려 앉았다.

지난 3일 끝난 LPGA 투어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에서도 3라운드 성적이 우승을 결정지었다. 연장전 끝에 트로피를 번쩍 든 넬리 코다는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선두권으로 뛰어 올랐으나 2라운드 단독 선두이던 허미정은 1언더파 71타로 부진, 우승권에서 사실상 멀어졌다.

아마추어도 잠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인체생리학자들은 잠을 못 잔 후유증은 다음날이 아닌 이틀 후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니까, 골프를 잘 치려면 라운드 이틀전 밤잠을 잘 자야 한다. 이틀 전에 잘 자고 하루 전에 못 자더라도 스윙에는 큰 문제가 없다. 물론 라운드 2일 전부터 이틀간 잘 자면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다.

라운드 이틀 전에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잠을 못 잤는데 잘 칠 수는 없겠지?”라고 마음을 비우면 뜻밖에 실수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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