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박지현 더 열심히 해!" 원칙도 깬 위성우 감독의 고언

인천=이원희 기자 / 입력 : 2019.11.02 06:02 / 조회 : 855
  • 글자크기조절
image
위성우 감독(왼쪽)과 박지현. /사진=WKBL
"더 열심히 해야죠."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48) 감독이 팀 유망주 가드 박지현(19)에게 남긴 말이다. 위 감독은 1일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69-63 승리를 거둔 뒤 박지현에 대해 언급했다. 무조건적인 질타는 아니었다.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의미에서 진심 어린 충고를 건넸다.

경기 뒤 만난 위성우 감독은 "본인은 열심히 한다고 제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더 해야 한다. 본인이 느껴야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올 시즌 팀 주전 가드로 활약 중이다. 베테랑 임영희(39·현 우리은행 코치)가 은퇴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 전체 1순위로 입단해 기대를 모은 박지현은 1시즌 만에 주전이 됐다. 위 감독으로선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간 유망주가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좀처럼 1군 기회를 잘 주지 않았지만, 박지현만큼은 달랐다.

위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솔직히 답답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경기에 지는 일이 있더라도 박지현에게 출전시간 20~30분을 주려고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본인이 원하는 플레이가 잘 됐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에선 쉽지가 않다. 본인부터 답답하겠지만, 깨지고 혼도 나봐야 단련될 수 있다"며 "박지현은 팀의 미래이자 한국여자농구의 미래다. 키워야할 의무가 있다"고 속마음을 꺼냈다.

1라운드만 놓고 본다면 합격점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하지만 위 감독은 이런 경험이 쌓여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고 믿었다.

위 감독은 "아직 1번감은 아니지만, 박지현에게 1번을 맡겼다. 지난 청주 KB스타즈전(10월 30일)에서는 잘 뛰었다"면서도 "하지만 30분 넘게 쏟아낸 탓에 헐떡헐떡 하더라. 처음엔 힘들겠지만, 그런 경기를 반복하고 어느 시점이 되면 뛰어 넘을 수 있다. 어느 정도 체력이 올라와야 자기 기술을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image
박지현. /사진=WKBL
위 감독은 "솔직히 리그 톱클래스 중에 박지현이 제칠 수 있는 상대 선수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도 본인이 느껴야 한다. 이번 1라운드 5경기에서 많이 느꼈을 것 같다"고 고언을 곁들었다. 고등학교 특급 유망주였다고 해도 프로의 벽은 더욱 높다는 것을 짚어준 것이다.

팀 주장이자 베테랑 박혜진(29)이 좋은 선생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은 2008년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지만 당시 소속팀은 '만년 꼴찌팀'었다. 위 감독이 2012년 우리은행 지휘봉을 잡을 때까지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박혜진은 "(박)지현이는 지금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처음 주전으로 뛰어 경기장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그런 지현을 위해 저부터 더 좋은 찬스를 만들어주고 더 살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미안하다. 제가 1라운드 경기력이 좋지 않다 보니 개인 경기력을 올리는데 급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저와 (김)정은(32) 언니가 꾸준히 지현이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박빙인 경기를 뛰다 보면 본인도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능력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image
박혜진. /사진=WKBL
위 감독도 "박혜진도 박지현과 같은 시기를 거쳤다. 부딪혀 본다면 깨달을 것이다. 지금은 10번 중에 1번 정도 좋은 모습이 나오지만, 이후에는 2~3번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