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상 아픔 컸지만... 김낙현은 팀에 더 미안했다 [★현장]

고양=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10.30 05:15 / 조회 : 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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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김낙현. /사진=KBL 제공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해 자리를 비웠다. 아픔을 겪었지만, 팀을 생각했다. 이기고 싶었다. 그리고 좋은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김낙현(24·183.7cm) 이야기다.

전자랜드는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시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전에서 김낙현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의 활약을 통해 79-72의 승리를 거뒀다. 2연패 후 2연승이다. 6승 2패로 순위도 공동 선두가 됐다. 올 시즌 오리온전 2전 2승은 덤. 여러모로 기분 좋은 승리였다.

중심에 김낙현이 섰다. 김낙현은 이날 3점슛 5개를 포함해 23점을 퍼부었고,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더했다. 상대 조던 하워드(23·178.6cm) 수비도 좋았다. 넣을 것을 넣고, 막을 것을 막으니 승리는 당연했다.

최근 김낙현은 큰 아픔을 겪었다. 지난 20일 부친상을 당한 것. 청천벽력이 따로 없었다. 이날이 SK전이었지만, 전자랜드는 곧바로 김낙현을 고향인 여수로 내려보냈다. 구단 관계자는 "(김)낙현이가 진짜 크게 아파했다. 무조건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경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상을 치른 김낙현은 27일 DB전에서 복귀했다. 하지만 며칠 운동을 쉬면서 몸이 올라오지 않았다. 24분 3초를 뛰었지만, 2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가 전부. 전자랜드가 79-71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김낙현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김낙현은 지난 "DB전부터 꼭 이기고 싶었다. 그날 내가 못했다. 미안했다. 벤치에 있으면서 질까 봐 조마조마했다. 형들 덕분에 이겼다. 너무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복귀 후 두 번째 경기였던 이날, 김낙현은 앞선 부진을 완전히 털었다. 23점은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 2위에 해당한다. 팀도 승리했다.

김낙현은 "정말 꼭 이기고 싶었다. 솔직히 잘하고 싶었다. 부담도 있었지만, 내려놓고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초반에 자유투 2개 쏘면서 슛감을 찾았고, 공격도 잘 풀렸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짚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김낙현은 "오늘도 사실은 억지로 했다. 장례식을 치르면서 운동을 못했다. 절만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몸이 쉽게 안 올라오더라. DB전은 엉망이었고, 오늘은 조금 찾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낙현의 활약은 전자랜드에도 중요하다. 올 시즌 유도훈이 '콕' 찍은 선수가 김낙현이다. 유 감독은 "우리는 가드가 중요하다. 김낙현이 더 커가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 키는 작아도, 힘과 스피드가 있고, 슛도 있다. 앞선에서 수비도 좋다. 더 키워보고 싶은 꿈이 있다"고 했다.

김낙현도 "스스로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면 팀 성적도 작년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화답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던 전자랜드다. 김낙현도 평균 19분 10초를 뛰며 7.6점 1.5리바운드 2.5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올 시즌에는 28분 9초를 뛰며 13.7점 3.0리바운드 4.2어시스트를 만들고 있다. 6경기 기록에 불과하지만, 수치가 확 뛰었다. 김낙현이 잘하면 전자랜드가 더 강해진다. 아픔을 딛고 돌아온 김낙현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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