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토 투런포' 물어보니, 류현진 "더 가운데로 높게 던질 걸" 아쉬움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입력 : 2019.10.08 05:07 / 조회 : 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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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한국시간) 워싱턴전에서 투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32·LA 다저스)이 값진 승리를 거뒀다. 1회에 홈런을 맞고도 흔들림 없이 제 몫을 다 한 모습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워싱턴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원정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홈런에 앞서 상대 2번 타자 애덤 이튼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다. 워싱턴에선 3, 4번 앤서니 렌던과 후안 소토가 장타력과 정확성을 갖춘 타자들이다. 따라서 그 앞에 있는 이튼과는 안타를 맞더라도 좀더 강력하게 승부를 했어야 하는데 볼카운트 2-2에서 볼 2개를 연거푸 던져 걸어 내보냈다.

소토의 투런 홈런은 시속 91마일(약 146km) 약간 바깥쪽 높은 공이었는데, 타자가 잘 쳤다. 경기 후 통화에서 당시 상황을 물으니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이었는데, 소토가 그 쪽(바깥쪽 높은) 코스를 잘 친다. 더 가운데쪽으로 높이 들어갔어야 했는데...”라고 아쉬워 했다.

하지만 이렇게 큰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나머지 이닝을 침착하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체인지업이 유난히 좋았고 투구수(74개)도 적었다. 특히 4회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고도 하위 켄드릭을 좌익수 플라이, 커트 스즈키를 3루수 병살타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그게 바로 류현진의 스타일이다.


다른 투수들을 봐도 류현진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류현진에 이어 6회 등판한 조 켈리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볼넷 3개와 안타 1개를 내주고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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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 /AFPBBNews=뉴스1
또 하나 느낀 점이 있는데, 감독들은 생각하는 것이 다 비슷한 모양이다. 투수 교체 때 조급함과 느긋함 중 무엇을 선택하느냐의 문제다.

데이브 마르티네스(55) 워싱턴 감독은 이날 호투하던 선발 아니발 산체스를 2-1로 앞선 6회에 선발 요원인 패트릭 코빈으로 바꿔 화를 자초했다. 물론 워싱턴 불펜이 약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또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내일이 없는’ 포스트시즌인 데다 5전3승제에서 1승1패로 맞선 3차전이므로 그렇게 조기 교체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빈은 지난 4일 다저스와 1차전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고 불과 이틀을 쉬었다. 더욱이 산체스는 5회까지 피안타 4개(1홈런 포함)에 삼진을 9개나 잡았다. 특히 다저스의 핵심 타자인 코디 벨린저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벨린저는 좌타자임에도 우완 산체스의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못 맞춰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에 머물렀다.

그런데 워싱턴은 5회말 공격 산체스 타석 때 대타 라이언 짐머맨을 낸 뒤 벨린저부터 시작한 6회초에 좌완 코빈을 등판시켰다. 다저스는 벨린저의 안타를 시작으로 무려 7점을 뽑아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덕분에 류현진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6회말에 마운드를 넘길 수 있었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또다른 패착은 수비 시프트였다. 6회 2사 1루서 다저스 대타 데이비드 프리즈의 우전 안타는 워싱턴 내야진의 시프트가 없었다면 2루수가 쉽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수비 시프트는 성공하는 경우도 꽤 있지만, 이렇듯 만에 하나 실패할 경우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워싱턴은 고민이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당초 코빈이 이날 2이닝 정도 막아줬다면, 맥스 슈어저를 지난 2차전(1이닝 무실점)처럼 불펜으로 쓸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8일 4차전에는 슈어저가 선발로 나오게 됐지만, 마르티네스 감독은 가뜩이나 약한 불펜 운용에 더 큰 어려움을 안게 됐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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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전 야구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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