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대행. 차기 1군 감독 후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조계현 KIA 단장은 최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신임 감독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 빨리 새 감독님을 모시면 좋겠으나, 인사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박흥식 감독대행도 후보다. 팀이 어려울 때 감독대행으로 올라오셨다. 선수들을 잘 다독였고, 잘 이끌어 주셨다. 정식 감독 후보"라고 더했다.
박흥식 대행은 2군 감독으로 있다가 갑작스럽게 1군으로 올라왔다. 김기태 감독 사임 후 5월 17일부터 감독대행을 맡았고, 시즌 끝까지 100경기를 지휘했다. 박흥식 대행 하에서 KIA는 49승 1무 50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에 단 1승 빠진다.
5월 16일까지 KIA는 44경기에서 13승 1무 30패, 승률 0.302로 최하위였다. 하지만 박흥식 대행이 팀을 잘 추슬렀고, 최종 62승 2무 80패, 승률 0.437로 마쳤다. 순위는 7위다.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래도 최하위에서 7위로 팀 순위를 올린 공을 무시할 수는 없다.
팀 리빌딩의 초석이 될 선수들도 대거 발굴했다. 박찬호(24)와 이창진(28)이 풀타임 주전이 됐고, 전상현(23), 하준영(20), 고영창(30) 등 새 얼굴도 자리를 잡았다. 문경찬(27) 역시 마무리로 펄펄 날았다. '사이버 투수' 소리를 듣던 차명진(24)도 1군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대부분 박흥식 대행이 2군 감독 시절 키워낸 선수들이다. 박 대행은 2군 감독으로 있으면서 자질이 있고 노력하는 선수에게는 아낌없이 기회를 줬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시키면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줬다.
친화력도 장점이다. 선수들이 언제든 감독실에 와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도록 했고, 실제로 선수들이 상담차 박흥식 대행을 찾았다. 카운셀러 역할까지 맡으며 '소통'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KIA 타이거즈 박흥식 감독대행(왼쪽)과 박찬호.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결국 2군에서 선수들을 키웠고, 1군에 올라와서도 리빌딩의 시작 버튼을 누른 이가 박흥식 대행이라는 평가다. 현재 선수단을 가장 잘 알고 있다.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생각도 갖고 있다. 그는 "새 감독님이 누가 오실지 모르지만, 얼마든지 조언해드릴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9년 시즌의 70%를 감독으로 보냈기에 최소한의 경험도 쌓았다. '연속성'의 측면이라면 신임 감독으로서 최적임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최종적으로 1군 감독에 다른 인사가 오더라도, 박흥식 대행은 KIA가 안고 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2군 감독으로 있으면서 보여준 것이 있다. 리빌딩의 밑바탕은 결국 '육성'이다.
박 대행은 2017시즌 우승을 차지한 후 1군 타격코치에서 2군 감독으로 이동했다. 좌천이라 할 수도 있었지만, 정작 박 대행은 "책임감을 느낀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잘 만들어 보겠다"며 팀의 미래를 대비했다. 그 결과물이 올해 1군에 등장했다.
1군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고, 2군에서 낸 실적도 출중하다. 1군 신임 감독이든, 어느 분야가 됐든 박흥식이라는 지도자를 계속 보유하는 것이 KIA에 최선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