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불안' 페게로가 초래한 악순환... LG, 제한된 용병술에 골머리 [★분석]

고척=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10.07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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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페게로. /사진=뉴스1
LG 트윈스가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를 지명타자로밖에 활용하지 못하면서 제한된 용병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간판타자 외야수 김현수(31)를 1루수로 내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경기 후반 교체 카드 운용에도 애를 먹는 중이다.

LG는 지난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키움 히어로즈에 0-1로 패했다. 7회초 무사 1루, 대주자 신민재가 견제 아웃 당하면서 LG의 분위기는 급속하게 냉각됐다. 이날 경기 분수령이었다. 대주자 1순위 김용의 대신 신민재를 쓴 이유도 페게로의 수비 불안과 연관이 매우 깊다.


LG는 지난 7월 토미 조셉의 대체선수로 페게로를 뽑았다. 주포지션은 외야였지만 1루 수비도 가능하다고 해 방망이에 무게를 두고 데려왔다. 하지만 페게로는 1루 수비서 큰 약점을 보였다. 포구는 곧잘 했지만 악송구가 너무 많았다. 수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류중일 LG 감독은 페게로를 결국 지명타자로만 쓰게 됐다.

여기서부터 악순환이 시작됐다. 좌익수가 주포지션인 김현수가 1루로 이동했다. 김현수는 수준급 1루 수비 능력을 뽐냈다. 그래도 단 한 치의 수비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마지막 순간에는 김용의가 1루 대수비로 들어가곤 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김현수가 외야로 갔고 주전 외야수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중 1명이 빠지는 상황이 왔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이 용병술의 빈틈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말았다.


LG는 0-0으로 맞선 7회초 선두 2번 정주현 타석에 박용택 대타 카드를 꺼냈다. 박용택이 우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대주자 1순위는 김용의다. 하지만 신민재가 나왔다. 신민재는 이 출전이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다. 신민재는 투수가 초구를 던지기도 전에 견제구에 잡혀 아웃됐다. 천금 기회를 날린 LG는 0-1로 무릎을 꿇었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신민재가 먼저 나온 이유는 역시 대수비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LG는 7회말 신민재를 빼고 정주현의 포지션이던 2루수에 윤진호를 넣었다.

만일 김용의가 투입됐다면 LG에 남은 선택지는 2개다. 김용의를 다시 불러들이고 윤진호를 2루에 배치하며 1루수를 김현수로 그대로 가는 것이 1번이다. 2번은 김용의를 1루에 보내고 김현수를 좌익수로 이동시키면서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중 1명을 윤진호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1번은 역시 수비가 불안해지고 2번은 중심타자 중 한 명을 빼야 한다. 확실히 승기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는 무리가 따르는 모험수다.

애초에 페게로가 1루를 맡아 줄 수 있었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는 선택지였다.

그렇다고 페게로가 타격에서 수비 약점을 상쇄할 만한 파괴력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페게로는 페넌트레이스에서 OPS 0.804, 9홈런 44타점으로 나름 영양가 높은 타격을 뽐냈으나 포스트시즌에선 아직이다. 와일드카드 1차전,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2경기서 7타수 무안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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