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고우석, 물집 잡히고도 던졌다 "피 보면 좋은 징조래요" [★비하인드]

잠실=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10.04 05:09 / 조회 : 3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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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이 3일 경기 후 오른손 중지에 잡힌 물집을 공개했다. /사진=한동훈 기자
LG 트윈스 특급 마무리투수 고우석(21)이 가을 야구 데뷔전을 짜릿하게 치렀다. 경기 전날 물집이 잡혀 피를 봤다면서 "좋은 징조래요"라며 담대한 소감을 전했다.


고우석은 3일 잠실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서 마무리투수로 출격해 3-1 승리를 지켜냈다. 1사 만루에 몰리는 등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 실점 없이 마침표를 찍었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바로 세이브를 달성했다.

고우석은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힌 채로 던졌다. 이미 어느 정도 굳은살로 단단해져 투구에 큰 지장은 없는 상태였다. 이날 승리 후 만난 고우석은 "사실 어제(2일) 연습을 하다 보니까 물집이 잡혀 있더라. 대사를 앞두고 피를 보면 좋은 징조라고 해서 그렇게 느꼈다"고 돌아봤다.

길조가 들어맞았다. 고우석은 1사 1, 2루서 김태진에게 좌중간 빗맞은 안타를 허용해 만루에 몰렸다. 경기가 순식간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고우석은 박석민, 노진혁을 뜬공으로 막아 마침표를 찍었다.

고우석도 위기 상황에 겁이 났다고 한다. 고우석은 "경기 무게감을 떠나서 평소랑 똑같이 점수를 줄까봐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래도 홈팬들의 일방적인 함성에 큰 힘을 받았다. 고우석은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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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가운데). /사진=LG트윈스
김태진의 빗맞은 안타 이후 오히려 긴장이 풀렸다. 아쉬울 만도 했지만 고우석은 "허탈하기보다는 마음이 편해졌다. 나뿐만 아니라 타자들도 긴장해서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구나 생각했다. 양의지 선배님 타구 말고는 좋은 타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만루에 몰린 뒤에는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던졌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물집이 그저 막연한 길조만은 아니었다. 고우석은 "물집이 잡힌다는 건 그만큼 공이 잘 눌린다는 뜻이다. 시즌 중에 물집을 안고 던지는 게 그렇게 놀라울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의 1년 만이다. 그래서 아, 내 컨디션이 좋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 또한 특급 마무리 고우석을 향해 무한 신뢰를 보였다. 류 감독은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에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있다. (9회는)고우석에게 맡겨야 한다. 준플레이오프 때는 더 잘 던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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