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 끝났다!' 류현진·아쿠냐·알론소... 새 역사 창조의 마지막 주 [댄 김의 MLB 산책]

댄 김 재미저널리스트 / 입력 : 2019.09.24 18:22 / 조회 : 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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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이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다. 이번 주말로 장장 6개월 이상 이어진 페넌트레이스가 막을 내리고 다음 주부터는 ‘제2의 시즌’인 포스트시즌에 들어간다.


MLB 30개 팀 중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팀은 총 10개로 미국의 4대 메이저 스포츠리그 중 가장 적다. 30개 구단 중 16개 구단이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농구(NBA)나 31개 구단 중 16개 구단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아이스하키(NHL)와 비교하면 포스트시즌 진입 관문이 ‘바늘구멍’인 셈이다. 32개 구단 중 12개 구단만이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풋볼(NFL)도 빡빡한 편이지만 그래도 MLB보다는 조금 낫다.

다른 리그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경기를 치르지만 가을야구(포스트시즌) 출전은 많은 선수들에게 멀고도 먼 꿈이다. 현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타가 공인하는 LA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28)은 메이저리그 9년 커리어 동안 정규시즌 1199경기에 나섰지만 포스트시즌에 나가본 것은 2014년 딱 한 번뿐이다.

그나마 에인절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싹쓸이로 탈락하면서 생애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은 단 3경기에 불과하다. 트라웃은 이미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그렇지 않았더라도 올해 또다시 가을야구 없이 쓸쓸하게 오프시즌을 맞아야 한다.

MLB 정규시즌 마지막 주는 사실상 파장 분위기가 뚜렷하다. 탈락이 확정된 3분의 2 가까운 대다수 팀 선수들은 이미 오프시즌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도 양대 리그의 와일드카드 레이스가 진행 중이고 홈필드 어드밴티지와 플레이오프 매치업도 아직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남은 한 주일 사이에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고 역사적인 대기록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규시즌 피날레가 될 이번 주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할 만한 사안들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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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NL 서부지구 우승을 자축하는 류현진(왼쪽)과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 남은 플레이오프 레이스

아메리칸리그(AL)는 3개 지구 우승팀이 정해졌다. 동부는 뉴욕 양키스, 서부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확정됐고, 중부는 공식적으론 미확정이지만 6경기를 남기고 4경기 차 리드를 잡은 미네소타 트윈스의 우승이 시간문제다. 와일드카드에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94승62패), 탬파베이 레이스(93승64패), 클리블랜드 인디언스(92승64패) 등 3팀이 2장의 티켓을 놓고 최후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현재로선 오클랜드가 와일드카드 티켓 하나를 가져가고 탬파베이와 클리블랜드 중 한 팀이 탈락할 가능성이 큰데 한국 팬들로선 최지만의 팀 탬파베이가 구단 역사상 5번째 가을야구 무대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최지만은 24일(한국시간)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에서 팀이 0-4로 뒤진 4회말 추격의 불씨를 당긴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고 6회엔 2루타를 친 뒤 쐐기 득점을 올리는 등 중요한 경기에서 힘을 내고 있다.

한편 내셔널리그(NL)는 플레이오프 진출 5개팀이 사실상 확정됐다. LA 다저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각각 서부와 동부 지구 우승이 확정됐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중부 우승이 시간문제다. 와일드카드는 워싱턴 내셔널스(86승69패)와 밀워키 브루어스(86승70패)가 확정적이다. 현재 1~3번 시드는 결정된 상태이고 워싱턴과 밀워키 중 누가 4번 시드로 와일드카드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얻을지만 남아 있다.

■ 월드시리즈 홈필드 어드밴티지는

AL에서는 휴스턴(102승54패)와 양키스(102승55패)가 반 게임차로 전체 승률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휴스턴은 이미 탈락이 확정된 시애틀(2게임), LA 에인절스(4게임)와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반면 양키스는 사활이 걸린 싸움을 하고 있는 탬파베이와 2경기가 남아 있어 휴스턴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

NL에서는 다저스(100승56패)가 톱시드를 확정했다. 휴스턴, 양키스와 전체 톱시드 경쟁에선 다소 여지가 남아 있지만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와 남은 6경기에서 최소한 5승 이상을 거둬야 하기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최근 10번의 월드시리즈에선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지닌 팀이 7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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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 /AFPBBNews=뉴스1
■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타이틀 가능성은

류현진(32·LA 다저스)이 평균자책점 2.41로 MLB 전체 1위인 가운데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이 2.51로 추격하고 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 일정은 아직 미정으로 주말 샌프란시스코와 원정 3연전에서 한 번 더 등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예 등판을 건너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류현진이 마지막 등판을 건너뛴다고 가정하면 디그롬이 류현진을 따라잡을 방법은 마지막 등판에서 8⅔이닝 이상 무자책점 피칭을 하는 것뿐이다. 8⅓이닝을 무자책점으로 막으면 평균자책점이 2.411이 돼 류현진(2.408)보다 뒤지며 만약 8⅔이닝 무자책점 피칭을 한다면 2.407로 류현진을 추월한다.

디그롬은 마지막 두 번의 등판에서 연속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타이틀뿐 아니라 어쩌면 NL 사이영상이 결정될 수 있는 마지막 등판이라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8⅔이닝 이상 투구에 도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디그롬은 오는 26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올해 마지막 등판에 나서는데 올해 마이애미전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으로서 한 가지 유리한 것은 그의 마지막 등판이 디그롬보다 나중에 온다는 것이다. 만약 디그롬이 마지막 등판에서 류현진을 추월하지 못하면 류현진은 마지막 등판을 건너뛰고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디그롬이 류현진을 추월하거나, 아니면 추월 여부에 관계없이 류현진이 한 경기에 더 등판한다면 평균자책점 타이틀이 걸린 살 떨리는 등판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올해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80의 빼어난 투구를 했지만 커리어 전체 성적은 6승6패, 평균자책점 2.79로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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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AFPBBNews=뉴스1
■ 아쿠냐의 최연소 40-40 기록 도전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40홈런-40도루를 의미하는 ‘40-40’을 달성한 선수는 단 4명뿐인데 애틀랜타의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21)가 역사상 5번째이자 최연소 ‘40-40’ 클럽 멤버로 가입할지가 관심거리다. 아쿠냐는 현재 41홈런-37도루로 대기록에 도루 3개를 남겨놓고 있는데 남은 5경기에서 도루 3개를 추가하기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아쿠냐는 지난 13일 필라델피아전에서 2개의 도루를 기록한 뒤 다음 8경기에서 1개를 추가하는 데 그치고 있다. 애틀랜타가 NL 2번 시드로 거의 확정되다시피 한 상태여서 아쿠냐로선 경기 승패에 대한 부담 없이 도루 추가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것은 유리한 점이지만 그가 출루만 하면 도루 시도에 나설 것을 상대팀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다.

■ 벌랜더의 3000K?

AL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저스틴 벌랜더(36·휴스턴)는 23일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20승(6패) 고지에 오르며 휴스턴의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이날 삼진 11개를 잡았다면 대망의 통산 3000탈삼진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5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추가하는 데 그쳐 3000K 클럽 가입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벌랜더는 이번 주말 한 번 더 선발 등판할 것으로 예상돼 그가 올해 안에 MLB 역사상 18번째로 3000K 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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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의 피트 알론소. /AFPBBNews=뉴스1
■ 알론소의 루키 홈런 기록 도전

뉴욕 메츠의 루키 피트 알론소(24)는 현재 50개의 홈런으로 NL은 물론 MLB 전체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6경기에서 홈런 3개만 추가하면 2년 전 애런 저지(양키스)가 세운 메이저리그 루키 홈런 기록(52개)을 뛰어넘는다. 메츠는 마이애미(3경기), 애틀랜타(3경기)와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데 올해 알론소의 홈런 50개 중 12개가 이들 두 팀을 상대로 때린 것이다.

알론소는 또 유헤니오 수아레스(신시내티·48홈런)에게 2개 차로 앞서 NL 및 MLB 선두를 달리고 있다. MLB 역사상 신인으로 리그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저지와 마크 맥과이어(1987년)을 포함해 5명뿐인데 이 중 단독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알론소로선 남은 경기에서 저지의 기록에 대한 도전은 물론 MLB 최초의 신인 단독 홈런왕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 타격왕 타이틀은

AL에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팀 앤더슨이 타율 0.334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양키스의 D.J. 르메이휴(0.329)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콜로라도에서 NL 타격왕에 오른 르메이휴가 AL 타격왕에 오른다면 1900년 이후 양대 리그에서 모두 타격왕에 오른 사상 첫 번째 선수가 된다.

한편 NL에서는 크리스천 옐리치(밀워키)가 타율 0.3292로 케텔 마르테(애리조나·0.3286)와 박빙의 차로 1,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둘은 소수점 3자리까지는 0.329로 똑같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상태여서 박빙의 차이라지만 이 순위는 달라질 수 없다.

하지만 3위인 앤서니 랜던(워싱턴)은 타율 0.325로 이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어 타격왕에 오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옐리치와 마르테가 모두 더 이상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NL 타격왕은 오로지 랜던의 남은 경기 성적에 따라 결정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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