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호날두 결장·사인회 불참, 미리 말 했으면 덜 분하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이원희 기자 / 입력 : 2019.07.27 05:20 / 조회 : 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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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OSEN
말을 하지 않았는데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기다렸던 잔칫날이 엉망이 됐다. 이탈리아 명문클럽 유벤투스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 때문이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렸는데, 호날두는 단 1분도 뛰지 않았다. 호날두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6만 5000여명의 축구 팬들은 실망만 안은 채 발걸음을 돌렸다. 경기 중 호날두를 반기는 뜨거운 환호는 거친 야유로 바뀌었다. 축구 팬들은 계속 벤치만 지켰던 호날두에게 "우~"를 연발했다.

경기 뒤 마우리치오 사리(60)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의 결장에 대해 "호날두는 원래 뛸 예정이었는데, 컨디션과 근육 상태가 안 좋았다. 부회장과 저, 그리고 선수까지 셋이 지난 25일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안 뛰는 게 좋다고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어디 이뿐이었나. 같은 날 열린 사인회에서도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경기 전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한국 팬들을 대상으로 사인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팀 에이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호날두는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한다며 팬 사인회 불참을 선언했다.

유벤투스의 태도도 실망스러웠다. 애초 친선경기는 이날 오후 8시에 열리기로 했지만, 유벤투스 선수단이 경기장에 늦게 도착해 킥오프 시간이 미뤄졌다. 유벤투스 선수단은 경기 시간보다 늦은 오후 8시 4분께 경기장에 도착했다.


유벤투스의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유벤투스는 중국에서 열린 프리시즌 투어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중국을 덮친 태풍 때문에 일정이 심하게 꼬였다. 애초 오후 12시 45분 한국에 도착하기로 했던 비행기가 2시간가량 연착됐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호텔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어졌고 팬 사인회도 미뤄졌다. 이것이 경기 시간까지 악영향을 준 것이다. 여기에 호날두마저 결장해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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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운데). /사진=뉴스1
더 큰 문제는 사전에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벤투스가 친선경기 주최 대행사에 알리지 않았든, 대행사가 이 사실을 알고도 입을 꾹 다물었든 말이다. 25일 결정된 호날두의 결장을 다음 날 경기가 끝날 때까지 팬들은 물론, 미디어조차 알지 못했다. 푹푹 찌는 날씨에 부채질을 해가며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했던 팬들의 실망감이 더한 이유다.

선수가 정말 아파서 뛰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호날두의 결장을 알고 있었더라면, 김은 빠지다고 해도 그 누가 손가락질 하겠는가. 하지만 1분이라도 뛸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는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팬들의 허탈감은 극에 달했다. 사인회도 그렇다. 3~4시간을 기다렸는데, 호날두가 안 온다니. 그 무슨 날벼락일까.

호날두는 두 번째 방한이다. 12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그 때도 뛰어난 선수였지만, 호날두는 더 성장해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 그런 호날두가 한국에 온다고 해서 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지난 3일부터 친선경기 입장권 판매를 시작했는데, 발매 당일 2시간 만에 6만 5000여장의 입장권이 매진됐다. 가장 비싼 프리미엄존(입장권 가격 40만원)은 발매 오픈 15분 만에 매진돼 호날두의 인기를 가늠하게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호날두의 결장과 사인회 불참이었다. 말 한마디 없이 제 멋대로인 행동 때문에 팬들은 헛돈만 쓴 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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