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심이 138km... 헤일리 '미스터리'에 삼성은 그저 '답답' [★현장]

수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7.04 05:13 / 조회 : 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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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홈 SK전에 등판한 저스틴 헤일리. 4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커터(슬라이더)가 138km였는데, 지금은 포심이 138km다. 아프지도 않다는데..."

삼성 라이온즈 김한수 감독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외국인 투수 저스틴 헤일리(28)의 부진 때문이다. 시즌 초반 강력함을 뽐냈으나, 이제는 온데간데없다. 아픈 곳도 없는데, 이상할 정도로 구속과 구위가 떨어졌다. '미스터리'다.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헤일리는 올 시즌 최대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연봉 55만 달러-인센티브 25만 달러)에 계약하며 삼성에 입단했다. 적잖은 기대를 모았다. 계약 당시 삼성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KBO에서는 통할 것이라 본다"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시즌 초반 헤일리는 팀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3월 첫 두 경기에서는 6이닝 3실점-4이닝 5실점(4자책)으로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4월 들어 7이닝 무실점-8이닝 무실점-6이닝 2실점을 잇달아 만들었다.

이 3경기에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은 0.86이었다. 26개 탈삼진을 잡으면서 볼넷은 3개만 내줬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점대로 낮췄다. '에이스'의 등장이었다.

갑작스러운 부상... 그 후 구속·구위 '뚝'

문제는 이후다. 4월 24일 SK전에서 ⅓이닝만 소화하고 강판됐다. 허리 기립근 부상. 다음날인 4월 25일 1군에서 말소됐다. 삼성으로서는 '청천벽력'이 따로 없었다. 딱 10일 후인 5월 5일 바로 복귀했다.

이후 5월 17일 KT전에서 또 1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내려왔다. 이번에는 오른팔 근육통. 큰 이상은 없었고, 다음 로테이션부터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하지만 성적이 완전 '딴판'이 됐다. 5월 24일부터 6월 30일까지 등판한 7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7.76에 그치고 있다. 6이닝을 넘어 7이닝 이상도 너끈히 먹었으나, 최근에는 가장 긴 이닝이 5이닝이다. 5회 이전 강판도 네 번이나 된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5.47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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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홈 KT전 당시 헤일리. 이날 헤일리는 8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뽐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구속이다. 속구는 평균으로 시속 144km~145km를 뿌렸고, 빠르면 시속 150km도 넘나들었다. 부상 후 뚝 떨어졌다. 130km대 공이 잦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6월 30일 SK전에서는 속구 평균이 139km에 불과했다. 평균 140km가 나오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

슬라이더(커터)를 비롯한 다른 변화구의 구속도 빠졌다. 자연스럽게 구위도 잃었다. 시즌 초반의 강력함이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다. 좋은 모습을 봤기에, 그때처럼 던져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상 후 전체적으로 난조다. 아픈 것을 참고 던지는 것처럼 보일 정도.

답답한 김한수 감독... 삼성의 결단이 필요하다

김한수 감독도 답답하기만 하다. 3일 수원에서 만난 김한수 감독은 "아프면 빼주고, 푹 쉬라고 하면 된다. 국내 선수나, 외국인 선수나 아프다고 하면 빼준다. 그런데 헤일리는 검진을 받아도 몸에 이상이 없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몸은 괜찮다는데 구속이 뚝 떨어졌다. 시즌 초반 얼마나 좋았다. 커터(슬라이더) 구속이 138km~139km씩 나왔다. 지금은 속구 구속이 138km다. 144km 정도만 나와도 충분한데, 이상하게 안 나온다"라고 더했다.

어쨌든 당장은 대안이 없다. 헤일리를 써야 한다. 김한수 감독은 "헤일리는 다가오는 주말 3연전에 나간다"라고 말했다. 순번상 오는 6일 창원 NC전이 될 전망이다.

이미 SK(헨리 소사)와 롯데(브록 다익손)가 외국인 투수를 바꿨고, NC도 새 외국인 선수(크리스천 프리드릭)와 계약만 남은 상태다. 삼성도 외국인 투수 교체가 필요한 팀으로 꼽힌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금액 제한으로 인해 좋은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높은 이적료를 요구하는 상황. 소사(대만리그)-다익손(SK서 방출)-프리드릭(미국 독립리그)은 상대적으로 이적료에서 자유로웠다.

삼성으로서는 헤일리가 시즌 초반처럼 던져주면 베스트다. 하지만 마냥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헤일리가 다음 등판에서도 부진할 경우, 삼성도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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