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호쿠 대지진을 정확히 예언했던 그 게임, 후속작 나온다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9.07.01 14:50 / 조회 :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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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일본은 그야말로 절체절명이었다. 일본 도호쿠 지역을 휩쓴 대지진 때문이었는데... 이 대지진의 여파로 인한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비극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초기의 미흡한 대응과 10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눈가리기 식 대처로 인해 최근까지도 대한민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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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이 앗아간 일본 현지의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피폭사고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아픔에는 절대 비교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사고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만 같은 게임에도 영향을 주었다. 바로 '절체절명도시' 시리즈와 관련된 사건이다.

얼핏 괴담 같은 이 이야기는 '절체절명도시'의 3편 출시를 앞두고 있던 2011년 3월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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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시리즈의 첫편인 '절체절명도시'가 발매된 이래,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시리즈는 매편 지진, 홍수 등 온갖 재해가 벌어지는 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의 생존 포인트를 수호하여 무사히 살아남는 것을 소재로 하고 있다.

물론 가공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매편 배경이 되는 도시가 달라진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캐릭터의 갈증과 허기, 스트레스, 배설 등 기본적인 욕구 수치를 적절히 유지하며 재난 현장인 도시에서 생존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계속해서 선택지가 주어지며, 여기에 정해진 루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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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서는 독특한 소재이긴 하나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고 인지도 역시 그리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4편 발매 예정일 직전 '절체절명도시' 시리즈는 불행한 이유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공교롭게도 '절체절명도시' 3편의 게임상 재해 사고일이 도호쿠 대지진과 맞아 떨어져버린 것이었다. 2011년 발매 예정이었던 4편은 시리즈 전량 판매중단 및 리콜 조치를 하기까지에 이른다.

'절체절명도시'의 3편은 2011년 3월 어느 날 규모 M8의 대지진이 도시에 일어나 붕괴되고, 이로 인한 재해를 다루고 있다는 설정인데 게임 내 재해사고가 벌어지는 시기 설정이 공교롭게도 도호쿠 대지진이 벌어진 3월로 동일했던 데다가, M8 규모라는 것까지 같았다. 도호쿠 대지진은 최종 M9급으로 결정되었으나 초기에는 M8 규모였으니 재해 초반만 해도 완전히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셈. 때문에 판매 재개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시리즈 전체가 그렇게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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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한 재해사고가 일본 현지에 벌어지게 되고, 이 게임에서 등장한 M8 규모의 대지진 시기가 실제 도호쿠 대지진과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화제가 되기 시작하자 결국 개발사는 전 시리즈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했다. 또한 2011년 4월 발매 예정이었던 4편 역시 취소했다.

이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시리즈 판매 중단 및 리콜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일본 열도를 배경으로 하는 재해 소재 게임이었던지라 대지진 사건과 연관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발매가 어려웠던 상황인 것은 맞다고 한다.

결국 이런저런 사정으로 정상적인 발매가 어려운 상태였는데, 도호쿠 대지진과 게임이 연계되는 논란이 빚어지자 아예 발매 자체를 포기하게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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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4년 말, '절체절명도시' 시리즈의 개발진이 퇴사 후 새로 설립한 그란젤라는 이 시리즈의 저작권을 회수해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다. 중단되었던 지난 시리즈 3편의 판매 재개는 물론, 세상 빛을 보지 못했던 4편 역시 개발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란젤라의 개발진들이 노력한 결과, 2017년에는 시리즈의 신작인 '거영도시'가 발매된 데 이어 지난해 11월 드디어 아예 출시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도시' 4편이 공개되었다. 올해 여름에는 이 '절체절명도시'의 4편이 '절체절명도시 4 Plus - Summer Memories'라는 이름으로 정식 한글화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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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산물인 게임 속 설정이 실제 사건과 맞아떨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개발 초기부터 기대작이었던 타이틀도 이런저런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빛도 못 보고 취소되는 경우는 많지만, 실제 사건, 그것도 극악의 확률을 뚫은 우연의 일치 때문에 시리즈 전체가 사라질 위기를 겪게 되는 경우는 앞으로도 벌어지기 힘든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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