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만 남긴' 레이커스, 레너드 본격 조준... '빅3'냐 '빅2'냐 [댄 김의 NBA 산책]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9.06.28 17:28 / 조회 : 7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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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이 레너드. /AFPBBNews=뉴스1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가 역사상 최고의 슈퍼팀을 만들기 위한 ‘포석 작업’을 마쳤다.

레이커스의 롭 펠린카 단장은 28일(한국시간) 3명의 선수(모 와그너, 아이작 봉가, 저메리오 존스)와 2022년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워싱턴 위저즈에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 트레이드의 목적은 여름 자유계약시장에서 맥시멈 계약으로 초특급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기 위해 필요한 샐러리캡 여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 트레이드는 앤서니 데이비스 트레이드와 연계된 3각 트레이드로 구성됐으며, 특히 데이비스는 계약서상 트레이드 때 받게 되는 400만달러의 트레이드 보상금을 포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스의 결정과 이 트레이드로 인해 3200만 달러의 샐러리캡 공간을 확보한 레이커스는 이제 카와이 레너드 영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됐다. 레너드는 다음 달 1일부터 FA 협상이 가능해지면 관심을 갖고 있는 몇몇 팀과 미팅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중에는 레이커스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데이비스의 트레이드가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이 트레이드는 NBA 규정상 7월6일 공식화된다) 트레이드가 단행됐다는 가정 하에서 레이커스 로스터에 남아있던 선수는 이날 내보낸 3명과 르브론 제임스, 데이비스, 카일 쿠즈마, 그리고 이번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지명한 테일런 호튼-커커 등 7명뿐이었다. 이제 이들 3명이 떠나가면서 레이커스는 선수가 제임스와 데이비스, 쿠즈마, 호튼-터커 등 단 4명만 남은 초미니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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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데이비스. /AFPBBNews=뉴스1
이제 문제는 나머지 로스터를 어떤 형태로 구축하느냐는 것이다. 샐러리캡을 활용해 레너드 같은 특급스타 한 명을 맥시멈 계약으로 영입해 제임스, 데이비스와 함께 ‘슈퍼 빅3’를 만들고 나머지 로스터는 최저연봉 선수들과 미드레벨 예외계약, 베테랑 미니멈 계약 선수들로 채울지, 아니면 남은 샐러리캡을 2~3개로 쪼개 제임스와 데이비스의 ‘빅2’를 지원할 수 있는 수준급 조연 선수들을 확보하는 쪽으로 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힘들게 샐러리캡 여유공간을 확보한 것에서 짐작해본다면 현재 레이커스의 의도는 온전히 ‘슈퍼 빅3’를 만들겠다는 데 맞춰져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슈퍼스타 영입이 생각대로 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으니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레너드 영입에 실패한다면 대신 카이리 어빙을 맥시멈 계약으로 데려오는 것과 레이커스 출신인 포인트가드 디안젤로 러셀과 또 다른 쓸 만한 선수를 비슷한 가격으로 영입하는 것의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샐러리캡 확보로 레이커스는 이제 레너드는 물론 케빈 듀랜트, 켐바 워커, 지미 버틀러, 클레이 톰슨, 어빙 등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 나설 모든 최대어들에 대한 영입전에 뛰어들 능력이 생겼다. 물론 이들 중 상당수는 레이커스행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제부터 상황은 언제라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레이커스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메카’인 LA 마켓을 끼고 있는 데다 제임스와 데이비스라는 두 명의 리그 최고 스타가 영입전에 직접 나서 본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한다면 리그 전체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빅딜이 터져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레이커스는 기본적으로 레너드와 어빙, 톰슨 등 3명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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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 /AFPBBNews=뉴스1
그렇다면 레이커스는 과연 어떤 전략으로 나설까. 레이커스의 FA 전략의 출발점은 일단 레너드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토론토를 NBA 챔피언으로 이끌면서 레너드의 가치는 이미 리그 최고 스타 대열로 올라섰다. 이미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였던 그는 지난 포스트시즌을 통해 오펜스 사이드에서도 슈퍼스타임을 입증했다. 레너드가 제임스, 데이비스와 한 팀을 이뤘을 때 그 파괴력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정말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돌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레너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최근 들어 그가 토론토와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설이 나오고 있지만 사실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다만 제임스가 그동안 레너드와 꾸준히 접촉해왔고 레이커스가 샐러리캡 공간을 확보한 바로 그 날 레너드가 FA로 만날 팀 가운데 레이커스가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의 레이커스행 가능성이 다소 밝아진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서던 캘리포니아 출신인 그가 고향으로 돌아오기 원했다는 사실은 레이커스에 상당한 희망을 안겨주는 조건이다.

만약 레너드가 레이커스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사실 맥시멈 레벨 계약에선 레이커스가 시도할 만한 옵션은 많은 편이 아니다. 듀랜트와 어빙 등은 이미 다른 팀들과 유력하게 연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워커와 버틀러 등도 마찬가지여서 그들을 레이커스 쪽으로 돌리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톰슨이 골든스테이트로부터 맥시멈 계약 오퍼를 받지 못한다면 레이커스나 클리퍼스로 올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골든스테이트가 톰슨을 그냥 떠나보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톰슨은 사실상 다음 시즌을 전혀 뛰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그것은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을 입은 듀랜트도 마찬가지다. 듀랜트와 톰슨은 부상에 관계 없이 여러 팀들이 계약을 위해 줄을 서겠지만 제임스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원하는 레이커스 입장에선 1년을 그냥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고민을 안겨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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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톰슨. /AFPBBNews=뉴스1
만약 레이커스는 원하는 맥시멈 레벨 선수 영입에 실패한다면 1~2명의 수준급 롤 플레이어를 영입하는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 그런 선수 가운데는 대니 그린(토론토)과 보얀 보다노비치(인디애나) 등 뛰어난 외곽슛 능력과 수비력을 겸비한 선수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은 레이커스 외에도 눈독을 들이는 팀들이 많아 영입경쟁을 통해 몸값이 예상보다 부풀어 오를 경우 예산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이런 레벨 선수 중에는 워낙 다양한 후보자들이 있어 과연 어떤 조합이 만들어질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레이커스의 이번 오프시즌의 열쇠는 레너드가 쥐고 있다. 하지만 레너드가 온다고 해도 ‘빅3’ 만으로 팀을 꾸릴 수는 없다. ‘빅3’는 ‘빅2’든 이들의 뒤를 받쳐줄 조연진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레이커스 수뇌부는 일단은 레너드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한편으론 ‘빅3’와 ‘빅2’, 두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양쪽 모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뛰어난 조연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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