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1군' 임기영 "많이 힘들었다... 후배들 노력에 자극 받아" [★인터뷰]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6.28 05:14 / 조회 : 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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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고척에서 만난 임기영. /사진=김동영 기자

KIA 타이거즈 '영건 사이드암' 임기영(26)이 돌아왔다. 기나긴 터널을 지나 마침내 돌아온 1군이다. 무엇보다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나 후배들에게 많은 자극을 받은 모습이다.

임기영은 27일 전격적으로 1군에 등록됐다. 지난 3월 30일 말소 이후 89일 만에 밟은 1군 무대다. 이렇게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상할 정도로 올라오지 않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임기영은 2017년 KIA의 '히트상품'이었다. 23경기 118⅓이닝, 8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5를 찍으며 KIA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시즌 후에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표팀에도 뽑혔다.

2018년은 쉽지 않았다. 29경기 105이닝, 8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6에 머물렀다. 선발로 시작했으나, 불펜으로 전환됐고, 시즌 도중 길게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올 시즌은 더 난해했다. 개막 엔트리에는 포함됐으나, 한 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다. 3월 30일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조정기를 거쳤으나, 이상할 정도로 오래 걸렸다. 스프링캠프 당시 "선발, 불펜을 떠나, 내 것을 찾겠다"라고 했으나,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되고 말았다.

오랜 시간이 걸려 27일 1군에 돌아왔다. 2군에서도 구위가 살아나지 못했지만, 돌고 돌아 마침내 돌아왔다. 퓨처스 직전 2경기에서 5이닝 1실점(비자책)-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대신 보직은 미정이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선발, 불펜은 아직 정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임기영 스스로도 "보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

1군 등록일인 27일 고척에서 만난 임기영은 "복귀까지 오래 걸렸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많이 길었다. 생각보다 길었는데, 2군에서 던지면서 밸런스가 너무 안 좋았다.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스스로도 들더라. 심리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이것저것 다 해봤다. 코치님들께 여쭤보고, 영상도 많이 봤다. 타자들과 이야기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조금 괜찮아졌다"라고 설명했다.

퓨처스에서 최근 2경기 좋았다는 말에는 "전에는 던질 때 생각이 너무 많았다. 성적을 내서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컸다. 한두 개 맞으면 안 좋은 생각부터 들더라. 이후 좀 내려놨다.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타자들이 많이 도와줬고, 잡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던질 때 너무 급하고, 템포가 일정했다. 타자 입장에서 까다로운 투수가 어떤 유형인지 물어봤다. 결국 타이밍 싸움이다.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많이 던졌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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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당시 임기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1군 보직에 대해서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크게 가리지 않는다. 패전조로 나가도 '감사합니다' 하면서 올라갈 생각이다. 보직은 아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헌신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2군에서 가장 신경쓴 점을 묻자 "밸런스다. 워낙 안 좋았다. 그러면서 스피드도 안 나왔다. 컨트롤 자체가 워낙 안 좋았고, 밸런스만 잡자는 생각을 했다. 양일환 코치님, 곽정철 코치님께서 붙잡고 많이 시켜주셨다. 나도 많이 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체인지업이 제일 자신 있다고 생각한다. 모르겠다. 올라와서 또 어떻게 던질지 모르겠다. 지금은 크게 욕심은 없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 했던 구상들이 다 틀어졌다. 올해는 우선 뭐라도 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뭐라도 하겠다. 욕심을 내려놨다"라고 더했다.

2017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하자 "좋았던 기억은 될 수 있으면 안 까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것이다. 되찾으려 해도 잘 안 된다. 더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극'을 말했다. 후배들의 노력에 자극을 받았다는 설명. 임기영은 "2군에서 생각이 너무 많았다. 힘들었다. (차)명진이를 비롯해 어린 선수들이 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코치님들께서 더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시켜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2군에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생각했던 대로 안 되면서 멘탈도 많이 흔들렸다. 코치님들께서 많이 잡아주셨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무엇보다 (전)상현이나, (차)명진이나, (하)준영이가 던지는 것을 봤다. 2군에서도 나보다 후배들이 운동 정말 열심히 하더라. 많은 자극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사실 임기영은 1993년생으로 아직 만 26세다. '후배'를 논했지만, 스스로도 아직 젊은 선수다. 그래도 임기영은 후배들의 노력과 성과에 집중했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각오도 다졌다. '좋은 자극'이다.

돌고 돌아 1군에 왔다. 코칭스태프에서 때가 됐다고 판단했기에 불렀다고 봐야 한다. 이제 임기영에 달렸다. 임기영이 호투를 펼친다면, KIA의 투수진도 더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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