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박준표. /사진=김동영 기자 |
박준표는 올 시즌 17경기에서 16이닝을 소화하며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중이다. 27일 키움전에서 ⅔이닝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26일까지로 계산하면 평균자책점 1.17이 된다. KIA 불펜진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다만, 시즌 출발이 늦었다. 지난 5월 23일이 되어서야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 이야기는 시즌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해 전역한 박준표는 마무리 캠프를 충실히 치렀고, 비시즌도 잘 보냈다.
하지만 지난 1월 건강검진에서 위에 용종이 발견됐다. 크기가 커 내시경으로 제거가 어려웠고, 수술을 받았다. 여파가 컸다. 스프링캠프 합류도 불발됐다. 외상이 아닌 내상이기에, 몸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 먼저였다. 예상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고, 4월 16일 마침내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했다.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첫 등판에서 타구에 발목을 맞았고, 부상을 입었다. 다시 시간이 필요했고, 5월 17일 롯데전에서 다시 퓨처스리그에 나섰다. 이후 5월 21일 삼성전에 두 번째로 등판했고, 5월 23일 1군에 올라왔다.
지난 5월 23일 1군 복귀전 당시 박준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4월 부상 상황에 대해서는 "퓨처스리그 첫 경기에서 발목에 타구를 맞았다. 그때 느꼈다. '순리대로 해야 하는구나', '욕심을 내면 안되는구나' 싶었다. 인생이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라고 짚었다.
이어 "솔직히 정말 짜증도 많이 났다. 나도 군대 다녀와서 기대가 컸다. 이제는 오히려 올 시즌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좋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나은 것 같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돌고 돌아 1군에 올라왔다. 콜업 당시 마음은 어땠는지 물었다. 박준표는 "'마침내 1군에 간다' 같은 것보다, '더 완벽하게 만들어서 가야 하는데' 싶었다. 전에는 1군에 가도 잘하지 못했다. 올라가는 것이 전부가 아니지 않나. 1군에서 잘해야 한다. 올라와서 경기들이 잘 풀리면서 지금은 괜찮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1군에서 성적이 좋다고 하자 "군대가 도움이 많이 됐다. 멘탈이 큰 것 같다. 많이 던지면서 얻은 것이 많다. 원래 맞으면 흥분하는 스타일이었다. 지금은 냉정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성숙해졌다는 의미.
또한 "이제 맞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삼진 잡는다는 생각도 안 한다.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타자들이 좋은 타이밍에서 타격을 못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KIA 타이거즈 사이드암 박준표.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그래도 박준표는 "선발투수 욕심은 있다. 우선 올해는 주어진 보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해도 사실 선발투수가 하고 싶었다. 내년에 진짜 잘 만들어서 도전해 보겠다"라며 힘줘 말했다.
팀 내 귀한 사이드암 유형이기에 책임감이 있을 것 같다고 하자 "전혀 그런 것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나에게 주어진 보직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팀이 이겨야 한다. 내 성적이 좋아도, 팀 성적이 나쁘면 의미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불펜 투수들끼리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잘 뭉친다. 서로 막아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분위기가 많이 좋다. 불펜 구성도 좋고, 나도 재미있다. 군대 갔다왔더니 분위기가 정말 좋더라. 즐겁다"라며 웃었다.
끝으로 박준표는 "지금 5위와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진짜 열심히 해서 꼭 5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간절함이 엿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