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의 아쉬움 "WBC 결승, 다르빗슈에 홈런 쳤어야..." [★인터뷰]

광주=박수진 기자 / 입력 : 2019.06.20 10:45
  • 글자크기조절
image
2009 WBC 당시 이범호(가운데). /AFPBBNews=뉴스1
은퇴를 발표한 KIA 타이거즈 내야수 이범호(38)가 선수 생활 전반을 되돌아봤다. 특히 야구 팬들에게 널리 각인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활약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범호는 19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엔트리 등록은 아니지만, 선수단과 동행하며 원정구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전날(18일)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힌 이범호는 이날 은퇴를 결심한 계기와 선수 시절을 결산하는 인터뷰를 가졌다.


이범호가 야구 선수로 더욱 널리 알려진 계기는 2009 WBC였다. 그는 "사실 당시에 말도 안되게 대표팀에 뽑혔는데, 더구나 잘 했던 것 같다. 야구 선수로 한 단계 올라서는 기회였다. 다르빗슈 유 상대로도 홈런을 쳤어야 했는데.... 직구를 노리고 1볼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이었다"고 되돌아봤다.

당시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당초 김동주(당시 두산)에 밀려 제외됐지만, 극적으로 승선한 이범호는 WBC 8경기서 타율 0.458(20타수 8안타) 3홈런 7타점으로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일본과 결승전서 2-3으로 뒤진 9회말 1, 2루 상황서 다르빗슈(현 시카고 컵스)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적시타를 만들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기도 했다. 이 장면을 두고 이범호는 적시타 대신 홈런이었으면 좋았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image
19일 은퇴기자회견을 하는 이범호. /사진=뉴스1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범호는 '슬프지 않느냐'는 질문에 "눈물 흘릴 이유가 전혀 없다. 은퇴식 때 한 번이면 족하다"고 유쾌하게 웃은 뒤 "은퇴 기사가 뜬다고 하니 기분이 묘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기분이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은퇴를 결정한 시기에 대해서는 "지금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닌가. 아무래도 팀이 돌아가는 분위기나 경쟁력을 스스로 판단했을 때 결심을 했다. 과감하게 내려오자는 생각을 했다. 35~36살부터 그런 생각이 서서히 든 것이 사실이다. 길어야 내년까지라는 판단을 했고, 결국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선수 생활에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범호는 "사실 내가 타율(통산 0.271)도 좋은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면에서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도 홈런만큼은 자신 있었다. 351개(현재 329홈런)는 꼭 한 번 넘고 싶었다. 내가 치는 페이스로만 치면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아홉수에 걸린 것 같다. 그것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고 답했다.

현재 통산 홈런 1위는 이승엽의 467개, 2위는 양준혁의 351개다. 이범호는 역대 5위이자, 현역 선수 중 1위였다.

'야구 선수' 이범호를 만든 은인 3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범호는 고교 시절 코치였던 박태호 영남대 감독, 자신을 팀에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 한화 정영기 스카우트, WBC 대표팀으로 발탁한 김인식 감독을 꼽았다. "함께 즐겁게 야구했던 김기태 전 KIA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더했다.

끝으로 이범호는 "나는 화려한 선수가 아니었다. 3할도 많이 쳐보지 못했다. 팬들에게 중요할 때 한 방씩 쳐주고, 야구를 좋아했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