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벨린저. /AFPBBNews=뉴스1 |
시즌이 6월로 넘어가는, 사실상 중반으로 향하고 있는 시점인데도 벨린저는 여전히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다수의 부문에서 2위와 까마득한 격차를 벌려가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막 직후 미친 듯한 출발을 보였을 때만 해도 아직 초반이라서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겨졌고 시즌의 ⅓이 지난 이맘 때쯤이면 조금은 기세가 누그러져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그의 만화 같은 시즌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군계일학’의 단계를 넘어 아예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코디 벨린저. /AFPBBNews=뉴스1 |
• 타율 (0.382, 1위)
• 출루율 (0.469, 1위)
• 장타율 (0.770, 1위)
• 홈런 (20, 2위)
• 타점 (51, 1위)
• OPS (1.239, 1위)
• OPS+ (223, 1위)
• wOBA (0.503, 1위)
• WRC+ (218, 1위)
• WAR (5.4, 1위)
• DRS (15, 1위)
• 5스타 수비 플레이 (3, 1위)
• 외야 어시스트 (7, 2위)
• defensive WAR (1.4, 1위)
• 홈-to-1루 평균시간 (3.89 seconds, 1위)
코디 벨린저(오른쪽). /AFPBBNews=뉴스1 |
현재 벨린저의 WAR를 풀시즌으로 환산하면 16.2에 달한다. 16.2가 얼마나 엄청난 수치인지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기록과 비교해보면 알게 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고 WAR 기록은 전설적 선수 베이브 루스가 1923년 시즌에 기록한 14.1이다. 벨린저의 현재 페이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기록을 가볍게 뛰어넘는 페이스라는 이야기다.
루스의 최고기록은 제쳐두고 WAR 12.0 이상이 나온 시즌도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5번밖에 없었고 11.0이 나온 시즌도 20번뿐이었다. 그리고 그 20번 중 6번은 루스가 기록한 것이었다.
물론 지금 이런 페이스라고 벨린저가 루스의 기록을 넘어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그가 지난 100년 가까이 그 누구도 근접조차 하지 못했던 전설적인 기록을 넘어서는 페이스로 가고 있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즉 현재 벨린저의 시즌이 메이저리그 역사상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했던 경지에 있다는 뜻이다.
이런 기세가 시즌 전체로 이어진다면 당연히 루스의 기록을 깨뜨리겠지만 그것은 나중 문제다. 일단은 우리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레벨에 오른 타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베이브 루스. /AFPBBNews=뉴스1 |
벨린저와 루스의 이름이 함께 언급되는 기록은 또 있다. 벨린저는 현재 20개의 홈런과 7개의 외야 어시스트를 기록 중인데 마지막으로 시즌 첫 52경기에서 홈런 19개 이상을 때리며 7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1932년 루스였다. 사실상 벨린저의 올 시즌과 비교될 만한 시즌을 경험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루스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가능해진다.
과연 벨린저가 언제까지 이런 페이스를 유지해갈지는 아직 장담하기 어렵다. 사실 벨린저는 지난 2주 동안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긴 했다. 그럼에도 2주 동안 그의 OPS는 1.126으로 이 기간 메이저리그 전체 14위였다. 그 전까지 압도적인 1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떨어진 것은 맞지만 OPS 1.126를 슬럼프라고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는 또 현재까지 54경기에서 20홈런을 때리는 파워히터임에도 시즌 삼진 수(31)보다 볼넷 수(33)가 더 많을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도 갖고 있다.
코디 벨린저. /AFPBBNews=뉴스1 |
그 해 드래프트 전체 1번 선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지명한 우완투수 마크 애플로 그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다저스 또한 같은 해 1라운드 전체 18번으로 우완투수 크리스 앤더슨을 지명했지만 그 역시 아직도 한 번도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한 채 아직 마이너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엄청난 자원을 총동원해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라도 진짜 진흙 속의 보석을 찾아내려면 운도 필수적으로 따라줘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