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은 다 모였는데 손님은 줄고..예년보다 한산 ②[칸 결산]

[★리포트]

칸(프랑스)=김미화 기자 / 입력 : 2019.05.25 07:00 / 조회 : 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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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BBNews뉴스1


제 72회 칸 국제영화제가 폐막한다. 올해는 칸 영화제 장학생들이 대거 경쟁 부문에 모였으나, 영화제는 생각보다 화제성이 적고 한산한 분위기다.


25일 오후 7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다. 지난 12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이날 폐막식에는 21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열린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거장 감독들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칸 장학생'이라고 불릴만큼 칸 영화제의 사랑을 받는 감독들이 대거 초청 받았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와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두 차례 황금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 감독은 '쏘리 위 미스드 유'로 세번째 도전장을 내밀었고, '로제타' '더 차일드'로 역시 두 번 황금종려상을 품은 다르덴 형제 감독(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역시 '영 아메드'로 세번째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트리 오브 라이프'로 황금종려상 영예를 안은 테렌스 멜릭과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도 각각 '어 히든 라이프'와 '메크툽, 마이러브 : 인터메조'로 칸 영화제에 참석했다.


여기에 가장 화제를 모은 작품은 '펄프 픽션'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다.

기존의 황금종려상 수상자들이 이처럼 대거 칸 영화제 경쟁 부분에 초청 받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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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을 두 번 수상한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왼쪽)와 역시 두번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영 아메드'


거장 감독들의 작품에 관심이 쏠렸지만 호불호는 나뉘었다. 두번의 황금종려상을 받은 켄 로치는 켄 로치 스러운 영화를 내놨고,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후퇴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칸 영화제 공식 데일리인 스크린 데일리는 각각 켄 로치 감독에게 2.5점을, 다르덴 형제에 2.4점을 줬다.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거장 감독이 다 모였지만, 분위기는 사뭇 경직됐다.

문제는 관객의 주목을 받는 큰 화제작이 없다는 것이다. 경쟁 부분에 추가로 초청 받아 가장 화제를 모았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고 로비 등 할리우드 배우들을 앞세워 주목 받았으나 중후반 반짝 인기에 그쳤다. 영화는 타란티노 감독이 전성기에 내놓은 작품들에 못 미친다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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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포스터


OTT(Over The ToP,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성화 된 가운데 칸 영화제가 넷플릭스 영화를 배제하며 넷플릭스도 출품을 거부했다. 이에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를 놓친 칸 영화제가 올해도 화제성을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날씨도 칸 영화제를 도와주지 않았다. 남프랑스에 이상 저온 현상으로, 지난 14일 개막한 이후 대부분의 날이 흐렸고 평균 15도 이하로 추웠다. 무엇보다 영화제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주말에는 내내 비가 내렸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반팔을 입고 다니던 예년의 풍경과 달리 현지인들은 주로 패딩이나 재킷을 입었고, 미처 두터운 옷을 준비하지 못한 관객들은 추위에 떠는 모습이었다. 이런 날씨로 인해 축제 분위기가 덜하고 분위기는 차분한 느낌이었다. 칸 비치에도 수영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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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마켓, 한산한 일본 부스 / 사진=AFPBBNews뉴스1


칸 마켓 역시 예년보다는 조용했다. 유럽에 전체적으로 닥친 경제 불황과, 올해 이상 저온 현상등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장 붐빌 주말에도 마켓은 한산했다. 한 마켓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올해 칸 마켓이 유난히 한산하다. 예전의 절반에서 3분의 2 정도 수준 밖에 안되는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예고한 무역 전쟁으로 중국 바이어들의 참석이 확 줄었다. '큰손'인 중국 바이어들이 칸 영화제에서 미국 영화와 한국영화를 사기 힘들게 되자 대거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칸 필름마켓 역시 예년보다 활기를 잃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성평등을 강조했지만 칸 영화제에서 가정 폭력전력이 있는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에게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여해 논란이 됐다. 영화제 시작 초반, 소식지에는 한국의 승리, 정준영 등이 연관된 '버닝썬' 사태에 대한 보도가 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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