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살아" 리지 아닌 배우 박수아의 새 출발[★FULL인터뷰]

최현주 기자 / 입력 : 2019.05.14 11:30 / 조회 : 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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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제공


"날 대체할 사람들은 얼마든지 많다. 내가 바뀌지 않으면 여기서 살아남기 힘들다"


박수아 보다는 리지라는 예명이 더 익숙하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오렌지캬라멜, 각종 예능을 통해 이름을 알렸던 리지는 연기자 박수아로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박수아는 최근 종영한 tvN '막영애17'(극본 한설희·백지현·홍보희, 연출 한상재, 제작 tvN. 이하 '막영애17')에서 극중 낙원사의 보물 같은 신입사원 라수아 역을 맡았다.

초반에는 낙원사의 실세 미란(라미란 분)의 친동생이라는 비밀을 숨기고 입사해 아슬아슬한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신입 경리로 활약했다. 이후에는 웹툰 작가 규한(이규한 분)과 그의 어시스턴트 제형(연제형 분)과의 미묘한 삼각관계를 조성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리지 아닌 '배우 박수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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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 제공



-'막영애17'이 지난 4월 26일 종영했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중학교 때부터 봤던 드라마라서 굉장히 팬이었다. TV에서 보던 선배님들이 제 눈 앞에 있다는 게 처음에 실감이 안 났다.

-'막영애' 촬영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나?

▶서울말로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사투리로 연기를 하게 돼서 아쉬웠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서울말로 연기를 하고 싶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TV에서 보신 것과 같이 똑같이 잘 대해주셔서 끝났을 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한분 한분께 감사드린다고 손 잡고 인사를 드렸다. 많이 시원섭섭한 작품이었다. 조금 더 좋은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생각도 했다.

-12년째 방송된 장수 드라마에 합류하는 게 부담되진 않았는지.

▶아무래도 그들만의 리그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거기에 내가 어울릴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부담감이 있었다. 다행히 그런 부담감 없이 잘 지냈던 것 같다. 선배님들과.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무실이면 사무실 나름대로 선배님들과 잡담도 많이 했다. 방송에 못 나갈 정도의 사담을 나누기도 했다. 선배님들과 허물없이 지냈다.

-실제 박수아와 극 중 나수아의 싱크로율은?

▶사투리와 당찬 성격은 닮았다. 하지만 평소에 궁상 떨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실제로 저는 사람들한테 잘 사주고 통큰 스타일이다. 연기하면서도 '왜 이러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저도 연기에 몰입하면서 궁상 떨면서 계산적으로 변해가더라.

-라미란 씨와 호흡은 어땠나?

▶실제로 자매 같고 언니이자 동생 같은 느낌이었다. 워낙 대배우님이라서 동생으로 나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라미란 선배님은 어울리지 않는 역할이 없는 사람같다. 보살 역할도 어울리시고 형사 역할도 잘 어울리시고 안 어울리시는 게 없는 분 같다. 혼나본 적은 없다. 다 좋게 조언을 해주셔서 오히려 감사했다.

-'막영애17'는 제형이 수아에게 고백하는 장면으로 엔딩을 맞았다.

▶엔딩이 아쉽게 끝난 부분은 있는 것 같다.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연제형과 러브라인이었다. 호흡을 맞춘 소감은.

▶연제형은 예의도 바르고 싹싹했다. 저 혼자 (연제형을) 라이벌로 생각했다. 그 친구와 제가 같은 시기에 드라마에 합류했다. 저는 여자 연제형은 남자로 동시에 처음 들어왔다. 그래서 오늘은 쟤보다 대사 덜 틀려야지 하고 라이벌 삼아 연기를 했다.

-경쟁에서 이긴 것 같은지.

▶이긴 것 같다. 당연히 제가 데뷔한 지 더 됐으니 이겨야지 않겠느냐. 그 친구도 제가 라이벌로 생각했다는 걸 기사를 통해 보고 알 거다. 저를 유지한 누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 제가 외동이라서 인생에 라이벌이 없었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별 것 아닌 거에 라이벌 의식을 갖고 살았다.

-'막영애'가 장기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공감이 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지 않았나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저도 드라마를 통해 취준생 역할을 직접 해보니까 사회초년생이 회사에 입사 하게 되면서 사회생활하는 게 뭔지 간접적으로 느꼈다.

-멤버들과는 여전히 사이가 좋은지.

▶어제도 정아 언니를 만나고 왔다. 언니가 아이를 가졌다. 임신 5개월차고 아들을 품고 있다. 배가 이제 나온 것 보고 아이 엄마 되는 걸 보니 느낌이 묘하더라. 정아 언니가 탄산 음료도 잘 안 먹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이상했다. 멤버들이 이번에 커피차도 선물해줬다. 멤버들과 아직도 단체 톡방에서 대화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예전 영상이나 요즘 아이돌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

-멤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멤버들과 나중에 '슈가맨'과 같은 예능을 해보고 싶다. 엄청나게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면서 "앨범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은 저희끼리도 했다. 의견 통합해서 마지막 앨범 내고 끝냈으면 좋겠다 했는데 본의 아니게 각자의 길을 가다 보니까 그게 안 된 것이 아쉬웠다. 또 다들 모니터링을 해준다. 나나 언니가 첫 장면의 머리가 이상하다고 해준 적도 있다. 샵도 같이 다니는데 만나면 서로 응원도 해줬다.

-데뷔 9년차다. 슬럼프는 없었는지.

▶일을 쉬었을 때 오히려 슬럼프가 왔다. 저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일이 없으면 심심하다. 일할 때 가장 많은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 같다.

-9년 간 스스로 길을 잘 닦아온 것 같은지.

▶후회하기 보다는 앞으로 고치면 되는 부분인데 물론 지금 후회는 없지만 이미지 메이킹을 조금 더 했더라면 하고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 그게 배우 하는 데 있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 한다.

-개명을 한 이유가 있나.

▶새로운 출발, 인생 2막을 알리고자 한 마음에서 이름 바꿨다. 리지라는 예명은 발랄하고 통통 튀고 예능으로 특화된 이름이라 생각했다. 앞으로 연기를 하는 데 한정적일 수 있겠다 생각해서 새로운 시작을 해보자, 신인 자세로 해보자는 마음에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은 의미보다는 느낌을 보고 선택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망이 큰 것 같다.

▶늘 들어오는 캐릭터가 비슷하다 보니까 이렇게 하다 보면 (연기를) 오래 못하겠다 싶더라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은데 스스로 고민을 많이 했다. 저도 나이를 먹고 있는데 언제까지나 발랄하기만 할 수 없다. 언젠가 누군가의 아내가 될 수도 있고 결혼도 해야 하는데 참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더라. 또 사람들도 계속 똑같은 걸 보면 질리기 때문에 새로운 걸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를 대체할 사람은 많다. 제가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크다. 연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연기는 제가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다. 한 대사를 하면서도 이 느낌, 저 느낌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대사에 감정을 넣어 보면 확연하게 뭔가 달라지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는.

▶앞으로는 진지하고 차분한 역할을 하고 싶다. 로코물도 해보고 싶다.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서현진 선배님 캐릭터도 한번 해보고 싶고 차도녀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만 영화를 좋아해서 청춘물도 해보고 싶다. 제가 아직 학교에 대한 애정이 크다. 학교를 더 다니고 싶고 교복도 입고 싶다.

-20대 후반이다.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는지.

▶없다. 아직 저는 연애보다는 일이 먼저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앱드라마 '김슬기천재'가 곧 나온다. 앱에서 공개 될 예정이다. 인터랙티브 드라마인데다 1인칭 시점이라 재밌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실제 휴대폰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정말 병맛 드라마다. 촬영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저도 기대하고 있다.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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