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비스' 믿.보.배들의 고른 듣도 보도 못한 드라마?[별점토크]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9.05.10 16:03 / 조회 :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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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각 분야에서 AI가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짐을 나르는 간단한 일은 물론이요, 대형 마트의 계산대를 책임지고, 심지어 뉴스 기사를 작성하기도 한다. 기사를 쓰는 AI라고? 글을 쓴다는 것! 이것만큼은 생각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람이 해야 할 것만 같은데? 그래도 굳이 납득해 보자면 기사는 ‘사실 전달’을 하는 글이니까 AI가 이래저래 했다 치자. 그런데 놀라운 건 소설 쓰는 AI가 있단다.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창작’에 인공지능이 도전했다니 이게 꿈이냐, 생시냐 싶어 볼이라도 꼬집어야 할 상황이다. 이는 기존 소설들에 대한 정교한 분석을 통해서 등장인물과 스토리 전개, 구성 등의 패턴을 파악하면서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완전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는 것, 기존에 없었던 스토리를 완전하게 만들어 내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tvN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 '어비스'만 봐도 그렇다. '어비스'란 영혼소생 구슬이란다. 더 쉽게 풀어 설명하면 죽은 사람 혹은 죽은 물체가 무엇이든 간에 ‘어비스’란 구술만 닿으면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많은 초능력 드라마, 초현실주의 드라마들이 방송되었으나 영혼을 살리는 설정은 흔치 않았으며 여기에 영혼소생 구슬이란 소재를 가미한 것도 색다르다. 그러니 아무리 AI이가 탁월한들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 이 말이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건 죽은 자가 부활하되 원래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영혼의 모습으로 변형되어 살아난다는 것이다. 극 중 검사 역의 고세연이란 인물은 원래 모습은 김사랑이었지만 연쇄 살인범에게 살해당한 후 '어비스'를 통해서 부활할 땐 영혼의 모습이었던 박보영의 외모로, '어비스'를 외계인에게서 처음 받은 차민이란 인물은 원래 안세하의 외모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추남이었으나 다시 부활할 땐 안효섭으로 뒤바뀌게 된다. 어디 이뿐인가. 인간사의 모든 것들을 꼬이게 만든 악의 주축, 살인마 오영철(이성재 역)은 중년이었지만 '어비스'를 통해 노년의 모습으로 부활한다. 영혼소생 구슬이란 소재에 영혼의 모습으로 부활한다는 흥미로운 설정까지 넣어서 드라마 '어비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스토리로 시청자의 관심을 확실하게 끌었다.

특히 이성재, 박보영으로 인해 '어비스'는 믿고 보는 드라마란 이미지까지 얻었다. 영화 '공공의 적'에서 잔혹한 살인범으로 나왔던 이성재를 기억할 것이다. 그 역할이 더욱 돋보였던 건 이성재의 선한 얼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가 보아도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외모였기 때문에 그의 잔인함이 냉정함이 더욱 소름끼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랬던 그가 '어비스'에 몇 배 더 업그레이드된 연쇄 살인범으로 컴백(?)했다. 이성재라는 배우의 등장만으로도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를 상상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오 나의 귀신님'이나 '힘쎈여자 도봉순'을 통해 초현실적인 스토리에서 검증된 배우 박보영이 이번엔 영혼의 모습으로 소생했단다.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에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이다 보니 여기선 '부활한 검사'역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당연히 기대가 될 수밖에.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낳은 소재에 믿고 보는 배우들까지! 이건 곧 믿.보.배들이 직접 고른 드라마라는 사실! 그렇다면 이들의 드라마 보는 안목 또한 믿어도 된다는 것 아닐까? 그러니 다음 주 '어비스'를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다.

'어비스' 처음부터 안 보면 그만! 하지만 보는 순간 계속 보게 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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