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걸캅스' 부담으로 시작해 안도하며 마쳤다"[★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5.06 10:00 / 조회 : 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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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배우 라미란(44)이 지난 2005년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으로 데뷔한 이후 '걸캅스'로 첫 주연에 도전했다.

라미란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첫 주연을 맡은 소감부터 '버닝썬' 사태 등 사회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 작품.

라미란은 극중 민원실 퇴출 0순위 주무관이 된 전직 전설의 형사 박미영 역을 맡았다. 박미영은 앙숙 관계의 시누이이자 강력반 꼴통 형사인 조지혜(이성경 분)와 비공식 합동수사를 펼치며 사건을 해결해 가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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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첫 주연, 처음엔 부담됐지만 안도했어요."

라미란은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으로 데뷔했다. 이어 '댄싱퀸'(감독 이석훈), '소원'(감독 이준익),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언니들의 슬램덩크', '주말 사용 설명서' 등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자랑, 친근한 이미지로 웃음을 안겼다. 그랬던 그가 '걸캅스'를 통해 웃음과 액션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할 준비를 마쳤다.

라미란은 "첫 주연작인 '걸캅스' 촬영 때 주연처럼 연기하지 않았어요. 처음에 너무 부담이 됐어요. 내 명에 못 살 것 같아서 첫 만남 때 '조연 연기하듯 똑같이 하겠다', '특별한 거 없이 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더라고요"고 털어놨다.

그는 "조연은 매 신마다 올인해요. 매 신 최선을 다하는 건 더 힘들었어요. 그래서 중간 쯤에 지쳤어요. 그리고 다시 말을 바꿔 '주인공처럼 하겠다'고 했어요. 촬영 초반에는 저만 촬영하니까 몰랐어요. 제가 다른 영화에서 했던 역할을 '걸캅스'에서는 누군가 해주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다 할 필요가 없겠다. 안도하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또 라미란은 "사실 몇년 전부터 주연 대본이 들어오긴 했었어요. '아, 나 못해 못해'라고 하면서 거절을 했었어요. 당시 저는 준비가 된 상태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주연이라는 그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부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걸캅스'는 내가 할 수 있는 액션이라 하게 됐어요. 그리고 계약이 되어 있었다. 제작자가 '너의 첫 주연은 내가 꼭 할 거니까 기다려'라고 했었어요. 오래 기다리긴 했었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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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버닝썬' 사태, 많이 일어나고 있던 일이에요."

라미란은 '걸캅스' 소재로 사용된 여성 범죄에 대해 촬영 전엔 잘 몰랐다고 말했다. 자신은 사회 문제에 대해 어두운 편이었으며, 극중 경찰들처럼 '저런데 안 가면 되지', '저렇게 부킹 안하면 되지'와 같은 생각이었다고.

그는 "우리도 기분 좋으면 놀러 가잖아요. 새내기들은 오죽하겠어요. 나이 많으신 분들도 환기시키려고 클럽에 가잖아요.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 될 수 있다는 거에요. 꼭 나 뿐만 아니라 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동생이 될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라미란은 극중 나오는 피해자가 스스로를 탓하는 대사에 대해 공감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극중 나오는 대사와 같이 화가 많이 났어요. 피해자들이 더 숨고, 말을 못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해요. 저 같아도 표현하는 게 힘들 것 같아요. 그게 더 화가 나요. '부아가 치민다'라는 대사가 공감이 가요"라고 설명했다.

'걸캅스'는 최근 연예계 이슈로 떠오른 '버닝썬'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라미란은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디지털 성범죄 기사가 났었어요. 그래서 기사를 보고 '이거 우리 얘기야'라는 등의 말을 하곤 했어요. 그래서 '걸캅스'가 개봉될 때쯤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다 싶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버닝썬 사태) 이슈가 터지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라고 했다.

라미란은 "(디지털 성범죄는) 연예인들이 연관돼 확장되어진 게 있지만 그 전에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었던 일이에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거에요. 피해자들이 말을 못하고, 숨겨왔으니까요"라고 보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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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라미란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걸캅스'를 한 번 보고 난 뒤의 공격적인 리뷰는 환영해요."

그동안의 버디 무비(두 명의 주인공들이 콤비로 활약하는 영화) 속 주인공은 형사였고, 그걸 해결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라미란은 '걸캅스'는 그간 봐왔던 버디 무비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라미란은 "저희 같은 경우에는 징계를 받아 민원실로 온 공무원이에요. 두 사람이 뛰쳐나가는 등의 설정 자체가 변화했어요. 그걸로도 충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시점 자체가 바뀌었어요. 보통의 버디 무비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잖아요. 저희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공감하고 무식하게 뛰어들어요"라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최근 예고편에 나온 대사와 설정만으로 '걸캅스 시나리오 유출'이라며 일부 네티즌들이 작성한 가상 시나리오가 등장했다.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필로그 순으로 세세히 그려진 가상 시나리오였다. 여기에 한 줄 평론, 예상되는 감독 인터뷰까지 SNS,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져나갔다. 뿐만 아니라 포털 사이트에 '걸캅스'를 검색만 해도 '걸캅스 유출', '걸복동', '걸캅스 페미' 등이 연관검색어로 뜬다. 이와 관련해 라미란은 "많이 봤어요"라고 말했다.

라미란은 "특히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거의 도배가 되어 있더라고요. 다 봤는데 어쩌겠어요. 그분들이 보시려나? '보고 그러세요'라고 한다면 보실런지 모르겠어요. 스포일러라고 하면서 줄거리까지 유출됐다는 등 말이 나오는데 사실 저희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 반전도 없고, 예측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

그는 "어떻게 풀어가느냐의 과정이 궁금한 부분인거에요. 이런 영화에서 결국은 해결하지 않겠어요? 어떤 범죄에 대해서 풀어간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다 본 것 같아'라고 말씀하시겠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잖아요. 한 번은 봐 주시고 리뷰를 공격적으로 올리는 건 환영해요. 일단 한 번 보시고 말씀 해주시면 좋겠어요"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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