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퍽퍽' 소리가? 키움 더그아웃에 뭐가 있길래 [★현장]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5.0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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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스카이돔 1루 더그아웃 뒤에 설치된 샌드백. /사진=김동영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 1루측 더그아웃 뒤에 없던 것이 생겼다. 바로 샌드백이다. 선수단의 '화풀이'용이다. 더불어 다치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 결국 다치면 선수도, 구단도 손해이기 마련이다.

최근 고척돔에서 만난 장정석 키움 감독은 "선수들이 화가 날 때 뒤에 가서 두드리라는 뜻에서 샌드백을 놨다. 경기 도중 가끔 뒤에서 '퍽퍽' 소리가 들린다. 야구가 안 되면 얼마나 화가 나겠는가"라고 말했다.


야구장에 샌드백은 다소 생뚱맞아 보이기는 하다. 하지만 원래 없던 것을 들인 것은 아니다. 지하 불펜에 샌드백이 있었다. 이것을 더그아웃 뒤로 올렸다. 키움 관계자는 "더그아웃 뒤에 올린 것이 한 4주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임병욱이 지난 달 초 창원 원정에서 분을 이기지 못하고 배트를 바닥에 내려쳤다가 배트가 깨지면서 손을 다치는 일이 있었다. 4월3일 1군에서 말소됐고, 26일 다시 1군에 올라왔다.

순간적으로 화를 이기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키움은 최소한 홈경기에서라도 그런 일이 없도록 샌드백을 가까운 곳에 놨다.


장정석 감독은 "과거 투수가 화를 못 참고 주먹을 휘두르다 다친 일도 있지 않았나. 누구나 승부욕이 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는 난다. 임병욱이 창원 경기에서 세 번째 삼진을 당한 후 화를 못 참고 다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샌드백을 아예 여기에 놨다. 원정까지 들고 다니기는 힘들지만, 홈에는 비치했다. 더그아웃에 있으면 뒤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그렇게라도 푸는 쪽이 좋지 않겠나"라고 더했다.

다만 장정석 감독은 "화를 푸는 것은 좋은데, 다치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다치면 안 된다. 프로답지 못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샌드백을 보니 선수들이 때려서인지 가운데 부분이 움푹 들어간 모습이었다. 이정후는 "아마 내가 가장 먼저 이 샌드백을 쳤을 것이다. 타율이 0.230, 0.220대로 떨어진 때가 있었다"며 "때리고 나면 좀 풀리기는 한다"고 웃었다.

그리고는 "지금은 치는 선수가 없는 것 같다"고 더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키움 선수들의 타격 페이스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샌드백 하나가 가져온 효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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