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20년 정액제 정책에 작별을 고하다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9.04.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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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가 정액 요금제를 폐지하고 부분유료화로 전환합니다. 18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홈페이지를 통해 5월 2일부터 정액제 이용권 없이 무료로 리니지 리마스터를 즐길 수 있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정액제 유저들을 대상으로 요금 환불에 나서는 등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리니지는 최근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하면서 파격적인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부분유료화 전환은 이런 변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큰 결단이죠. 부분유료화 전환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리마스터 이후 휴면 유저들이 대거 복귀했고, 이들이 리니지에 온전히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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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리니지는 3월 27일 리마스터 버전 출시 이후 PC방 점유율이 2단계 상승한 9위(4월 18일 게임트릭스 기준)에 올랐고 지금도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점유율만 보면 28일엔 2.7%에서 2.09%로 조금 떨어진 모습입니다.
온라인 게임이 대세인 시절을 지나 모바일 게임이 시장의 중심이 된 지금도, 리니지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합니다. 그리고 그 근간에는 바로 이중적 요금제가 있었습니다.

원래 리니지는 정액제로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정액제는 유저와 게임사이의 신뢰의 상징이었습니다. 매월 이용료를 내는 대신 별도의 결제 없이 게임의 콘텐츠를 온전히 플레이할 수 있다는 보장이었죠. 대부분 아이템 현금거래는 유저들 간의 사적인 거래로 이루어졌고, 게임사는 정액제 요금만으로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기본 플레이는 무료에 유료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부분유료화 게임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수가 많아야 하는 정액제에 비해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거든요.


리니지 역시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합니다. 스탯 추가 장비인 '티셔츠'나 '귀걸이', 경험치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드래곤의 보석 상자' 등 게임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온라인 게임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정액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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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의 아이템샵인 리니지 N샵. 2012년 리니지에 잠깐 복귀했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런 아이템들은 도움을 주는 수준을 넘어 거의 필수나 다름 없었습니다.
게임에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더욱 늘어난 셈이지만, 계속 리니지를 즐기는 유저들은 정액제 요금도 내면서 다양한 아이템을 구입했습니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정액제를 계속 유지하는 리니지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정액제라는 고정 수입에 아이템 판매로 얻는 부가 수익까지 더해 상당한 매출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매출과 맞바꿔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신규 유저나 게임을 접었던 유저가 다시 복귀하기에도 힘든 환경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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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사항
그랬던 리니지가 정액제를 폐지하고 부분유료화로 전환합니다. 리니지를 미워하는 유저도 많지만, 리니지를 좋아하는 유저들의 수도 적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리니지에 많은 투자를 해도 아깝게 생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고 있고,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엔씨소프트와 리니지가 있을 수 있었으니까요.

리니지의 정액제 폐지는 리니지를 싫어하는 유저들의 마음을 되돌리겠다는, 신뢰를 되찾겠다는 의지표명이기도 합니다. 사실 조금 늦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만, 지금이라도 더 많은 유저에게 다가가겠다는 변화를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리니지의 변화는 한국 게이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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