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적은 "우승!" 메시지... '벼랑 끝' 전자랜드가 답할 때 [★현장]

인천=이원희 기자 / 입력 : 2019.04.20 06:15 / 조회 :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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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팬들이 적은 카드. / 사진=이원희 기자
'우린 20년 동안 배고파왔다. 이제 우승으로 허기를 채워보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인천 전자랜드의 홈 삼산체육관에는 손 글씨가 적힌 카드를 볼 수 있다. 이는 전자랜드 팬들이 선수들에게 보내는 '우승 염원' 메시지였다. 우승을 향한 열정, 선수들을 위한 응원 등 전자랜드 팬들이 각기 다른 문구를 담아 삼산체육관 벽 군데군데 붙여놓았다.

전자랜드 선수들의 라커룸 문에는 '다가오는 감독님의 생신! 선물은 우승으로! The time is now! I can do it, You can do it(지금이다! 난 할 수 있다. 너도 할 수 있다)'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유도훈(52) 전자랜드 감독은 처음 선수들이 붙여놓은 것인 줄 알고 허허 웃었다. 유 감독은 19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 앞서 "나만 우승 트로피를 받느냐. 선수들도 우승트로피를 받는다"고 농을 던지면서도 "선수들이 우승의 맛을 느꼈으면 좋겠다. 음식도 그 달콤한 맛을 알아야 또 맛보고 싶다고 느끼지 않겠느냐. 우승의 맛을 안다면 힘든 순간이 와도 참고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상황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19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리드를 쥐고 있다가 종료 7초여를 남기고 상대 빅맨 라건아(30)에게 득점인정반칙을 내줘 91-92 역전패를 당했다. 삼산체육관에는 아쉬움이 가득 찼다. 전자랜드 응원석에 있던 몇몇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자리에서 쉽게 일어서지 못했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1승 3패를 기록하게 됐다. 남은 3경기에서 1패라도 더할 경우 현대모비스에 우승을 내줘야 한다. 또 전자랜드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것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전자랜드 선수들이 패배의 아픈 기억을 빨리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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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팬들의 응원. / 사진=KBL 제공
긍정적인 건 새 외국인선수 투 할로웨이(30)의 활약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데뷔전이었던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3점슛 4개 포함 26점을 몰아쳤다. 현대모비스의 유재학(56) 감독도 "타짜 기질이 있는 것 같다"며 할로웨이의 득점력을 경계했다. 유도훈 감독은 할로웨이에 대해 "아직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5차전에는 팀플레이에 더욱 녹아들 가능성이 있다.

전자랜드는 끈기, 열정 등 수치화되지 않는 뭔가를 떠올리게 하는 팀으로 꼽힌다. 전자랜드 팬들이 쓴 또 다른 카드에는 '보여줄게! 전자랜드가 얼마나 무서운 팀인지!'라는 문구가 있다. 이제 벼랑 끝이다. 전자랜드 선수들이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저력을 발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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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팬들이 적은 카드. / 사진=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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