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태양 살리기 대작전', 한용덕 감독 승부수 통할까

고척=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04.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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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태양./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투수진에 개편을 단행한다. 일명 '이태양 살리기 대작전'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이태양이 선발 전환에 나선다. 이를 위해 이태양은 지난 12일 고척 키움전에서 박주홍에 이어 등판해 3⅓이닝 동안 다소 긴 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 이태양은 지난해에 이어 한화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2018시즌 성적은 63경기 79⅓이닝을 소화했고, 4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84로 좋았다. 이태양을 비롯해 송은범, 박상원, 그리고 마무리 정우람이 있었기에 한화는 지난해 '불펜 야구'로 11년 만의 가을야구를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태양은 올 시즌 8경기에 나오는 동안 평균자책점이 6.55까지 올랐다. 문제점을 짚어보면 일단 구속이 떨어졌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지난해 이태양의 직구 시속은 평균 143km였다. 하지만 올해는 141km로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피안타율도 0.225에서 0.268로 올랐다. 장타율은 말할 것도 없다. 0.371에서 0.585로 큰 차이가 있다. 지난해 10개의 홈런을 맞았는데, 아직 개막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벌써 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13일 "이태양이 작년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면서 "다음 주에는 선발로 나갈 것이다. 그래서 어제(12일) 일부러 길게 던지게 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본인이 자꾸 결정적일 때 맞아 스트레스가 클 것이다. 선발에서 편하게 던지면 좋겠다. 본인에게도 물어보니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태양은 박주홍의 자리로 들어간다. 오는 18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다.

이태양의 최근 선발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7년 6월 24일 삼성전이 마지막이었다. 2017 시즌 선발로 12경기에 나와 55⅓이닝 3승 5패 평균자책점 6.67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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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사진=뉴스1

송진우 한화 투수 코치는 "아마 감독님도 오래 고민한 끝에 내리신 결정일 것이다.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켜 팀의 미래를 보려고 했지만 당장 성적이 따라주지 않으니 머리가 복잡하실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투수 파트를 책임지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이태양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으니 스스로 불안한 것 같다. 메커니즘은 괜찮은데, 몸이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아 답답할 것이다. 스스로 이겨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태양의 선발 전환으로 필승조 개편도 불가피하게 됐다. 13일 송은범이 1군에서 말소됐다. 일단 필승조에는 박상원과 안영명이 버틴다. 여기에 김범수와 줄곧 선발로 나섰던 박주홍도 가세한다. 한용덕 감독은 박주홍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더 쌓은 후에 선발로 다시 준비시키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토종 선발진도 모두 새 얼굴로 바뀌게 됐다. 한화는 개막 당시 김재영, 김성훈, 박주홍으로 토종 선발진을 구성했으나 김재영과 김성훈이 1경기 등판 만에 각각 허벅지 부상과 부진으로 낙마했다. 이들을 대신해 김민우와 장민재가 긴급 투입됐고, 박주홍까지 이태양의 선발 전환으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다.

시즌 초반부터 투수들의 보직이 계속해서 바뀌는 상황.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 과연 한용덕 감독의 승부수는 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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