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거르고 로하스+불펜 쪼개기... 승리 부른 KIA의 '선택' [★현장]

수원=김동영 기자 / 입력 : 2019.03.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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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등판해 무실점으로 막아낸 이준영.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도박에 가까운 승부를 걸었다. 그리고 이것이 통했다. KIA 타이거즈 이야기다. KT 위즈전에서 강백호(20) 거르고 멜 로하스 주니어(29)를 택하는 만루작전을 과감하게 썼다. 동시에 불펜도 쪼갰다. 승부수를 던진 것.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는 역전으로 이어졌다.

KIA는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정규시즌 KT전에서 경기 중반 타선이 힘을 내면서 4-2의 재역전승을 따냈다.


이 승리로 KIA는 2연패에서 탈출했다. 주말 3연전 스윕패도 면했다. 만만치 않은 경기였지만, 투수들은 잘 지켰고, 타선은 점수를 짜냈다. 덕분에 한 주의 마지막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시작은 괜찮았다. 3회초 이명기의 적시타로 먼저 1점을 냈다. 하지만 3회말 유한준에게 적시 2루타를, 4회말 황재균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아 1-2로 뒤졌다.

그리고 5회말이다. 선발로 나서 잘 던지던 황인준이 1사 후 심우준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KIA는 여기서 투수를 문경찬으로 바꿨고, 문경찬은 김민혁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유한준을 유격수 땅볼로 막았으나, 주자 2,3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강백호. 여기서 KIA는 자동 고의4구를 통해 1루를 채웠다. 2사 이기는 했지만, 만루작전을 택한 것이다.

과감한 선택이었다. 강백호 다음 타자가 무려 로하스였다. 지난 시즌 타율 0.305에 43홈런을 폭발시켰던 타자. KT 타선의 핵심이다. 강백호도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로하스와 비교하면 다소간 손색은 있었다.

물론 KIA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다. 강백호가 시즌 초반 잘 치고 있었고, 로하스는 아직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백호는 이날 전까지 타율 0.455에 2홈런을 치고 있었고, 로하스는 타율 0.231이 전부였다.

결국 '현재'를 기준으로 더 좋은 강백호는 보내고,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로하스를 택했다. 타당하기는 했지만, 모험은 모험이었다. 로하스의 자존심을 거드는 작전이기도 했다.

불펜도 다시 쪼갰다. 일단 문경찬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며 ⅓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이어 강백호를 자동 고의4구로 보낸 후 로하스 타석에서 투수를 좌완 이준영으로 바꿨다. 이것이 통했다. 이준영은 로하스를 2루수 뜬공으로 막고 이닝을 끝냈다. 위기 탈출 성공.

위기 뒤에는 찬스가 오기 마련이다. KIA는 6회초 최원준의 볼넷과 안치홍의 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최형우가 3루 땅볼을 쳤으나, 상대 3루수의 2루 송구 실책이 나왔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2 동점이 됐다.

해즐베이커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계속됐고, 나지완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3-2 재역전을 일궈냈다. 아주 시원한 공격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리드를 잡는 점수를 뽑았다. 이후 7회초 1점을 더 뽑아냈다.

KIA나 KT나 승리가 필요했다. KIA는 스윕을 막아야 했고, KT는 내친 김에 3연승을 원했다. 다음날 휴식일이 있기에 힘을 쏟아부을 수 있는 상황도 됐다. 그리고 KIA가 웃었다. 도박에 가까운 선택을 했고, 이것이 제대로 통했다. 결과는 연패 탈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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