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심 초조했던 LG, 그래서 더 반가운 조셉의 '첫 홈런'

고척=한동훈 기자 / 입력 : 2019.03.14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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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토미 조셉. /사진=한동훈 기자
"외국인 타자는 무조건 적응이 관건이다."

'안타의 신' LG 트윈스 박용택(40)이 일본 스프링캠프 도중 한 말이다. 당시 LG 새 외국인타자 토미 조셉(28)은 캠프 연습경기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하고 있었다.


조셉의 침묵을 바라보는 LG 캠프의 표정은 사실 내심 초조했다. 아무리 외국인 타자는 '기다림의 미학'이라고는 하지만 11타수 무안타는 예상 밖이었다.

하지만 조셉은 시범경기에 돌입하자 기지개를 켰다. 12~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시범경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경기 6타수 3안타 1홈런 맹타를 휘둘렀다.

조셉은 메이저리그 시절 다린 러프(현 삼성)를 밀어낸 유망주 출신이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러프는 첫 해 31홈런 124타점, 지난해 33홈런 125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러프보다 뛰어난 타자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헌데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정타 없이 무안타로 침묵했다. 마지막 연습경기였던 KIA전에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하나 나왔는데 하필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9회 마지막 타석에 돌아오나 했더니 앞 타자가 주루사를 당해 조셉은 타율 '0'으로 스프링캠프를 마감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2384개)에 빛나는 박용택은 캠프 마지막 날, 판단을 유보했다. 박용택은 "외국인 타자는 무조건 적응 문제다. 야구 하루 이틀 하던 선수들이 아니다. 그들의 기술에 무슨 문제가 있겠나. 호잉(한화), 버나디나(전 KIA), 러프 등등 처음에는 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투수들의 정보를 활용할 줄 아는 타자라면 잘 던지는 투수보다 처음보는 투수가 어렵다. 데이터를 축적해 도움을 받는데 그게 전혀 없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조셉도 답답했는지 전지훈련 도중 자신의 연습타격을 영상으로 찍어가며 확인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미국에 있는 코치에게 보내 조언을 구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류 감독은 캠프에서 "연습 때 치는 그림은 괜찮다. 배트 스피드도 좋고 장타력도 있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까 고민인 모양인데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래도 잘 할 것"이라 걱정 반, 기대 반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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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조셉(왼쪽). /사진=LG트윈스 제공
다행히도 마음고생은 오래 가지 않았다. 조셉은 12일 첫 경기 첫 타석에 안타를 치는 등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13일에는 홈런도 쳤다.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신을 냈다.

조셉은 경기 뒤 "첫 홈런이 나와 기쁘다"면서 "스프링캠프 때에는 실전이 많지 않아 감을 잡기 힘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격 영상에 관해서는 "꾸준히 해오던 것이다. 특별히 찍은 게 아니다. 코치는 아니고 나보다 타격에 뛰어난 친구가 있어서 조언을 구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오늘 첫 홈런을 쳤는데 앞으로도 좋은 타구가 계속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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