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다이빙하다 부상까지' 정근우, 짧지만 강렬했던 중견수 데뷔전

대전=심혜진 기자 / 입력 : 2019.03.13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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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에서 중견수 수비 훈련을 하는 정근우./사진=OSEN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한화 정근우(37)가 '붙박이 외야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첫 경기부터 아쉽게도 수비 도중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정근우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2019 KBO리그 시범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과거 대체 외야수로 긴급 투입된 적은 있었지만, 본격적인 외야 수비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국가대표 2루수로 활약한 정근우는 지난 해부터 변화의 길을 택했다. 지난 시즌에는 2루를 후배 강경학, 정은원에게 내주고 1루수 전향에 나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또 한 번 포지션 변경을 단행했다. 이번엔 외야수다. 캠프 때 1루수 미트뿐 아니라 외야 글러브까지 알아서 챙겨온 정근우였다. 그 중 중견수로 고정됐다. 스프링캠프 평가전에서 9경기 모두 중견수로만 출장하며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본래 '야구 센스'가 있는 정근우이지만 중견수 수비를 얼마만큼 해낼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날 경기에 앞서 한용덕 한화 감독은 "이제 중견수는 정근우"라고 못 박은 뒤 "캠프에서 중견수 수비 훈련을 순조롭게 소화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 기존 외야수들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경기 전 만난 정근우는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캠프와 시범경기는 다르다"며 "계속 경기를 해야 하는 구장이기 때문에 거리감 등을 면밀하게 체크해 보려고 한다. 또 타구가 휘는 것, 낙구 지점도 빨리 포착해야 한다"고 짚었다.

또 "이제는 더욱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캠프 때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이다.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고 웃었다.

오후 1시, 드디어 시범경기가 시작됐다. 많은 타구가 정근우에게 향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1회초부터 정근우에게 타구가 날아왔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최주환이 친 타구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로 향했다. 빠른 발을 이용해 잘 따라간 정근우는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으나 아쉽게 미치지 못했다. 공은 글러브에 맞고 떨어졌다. 정근우가 금방 일어나지 못하자 우익수 호잉이 어깨를 두들겨주며 위로했다.

정근우의 두 번째 수비는 3회였다. 2사 3루에서 김재환이 친 공이 중견수 좌측으로 향했다. 높게 뜬 타구. 정근우는 침착하게 낙구 지점을 포착해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좌익수 김민하와 함께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그는 5회초 수비 때 유장혁과 교체됐다. 정근우의 중견수 데뷔전은 그렇게 끝이 났다.

경기 뒤 한화 코칭스태프는 정근우의 허슬플레이를 높이 평가했다. 한용덕 감독은 "오늘 수비, 잘 하지 않았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고동진 1루 및 외야코치는 "(1회) 타구가 앞쪽으로 오는 바람에 아쉽게 잡지 못했다. 그래도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면서 "앞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 찾아올 것이다. 본인이 풀어야 할 숙제이겠지만 워낙 야구 센스가 있는 선수이니 금방 적응할 것이라 믿는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내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다. 다이빙 캐치 당시 지면과 가슴이 크게 부딪 히면서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한용덕 감독은 "상태를 체크해 봐야겠지만 일단 13일 출전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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