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봄이 오나 봄', 시청률에도 봄이 오나 봄?

이수연 스타뉴스 방송작가 / 입력 : 2019.03.08 16:33 / 조회 : 8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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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 슬립 드라마, 공간 이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등의 초능력 드라마, 귀신이 보이는 드라마, 도깨비, 저승사자가 등장한 드라마, 영혼이 바뀌는 드라마 등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룬 드라마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이렇게 비현실적인 소재들이 얼마나 더 나올 수 있을까, 싶은데 작가들의 상상력은 놀랍다. 이번엔 영혼이 아닌 몸이 바뀌는 소재의 드라마가 나타났으니, MBC 수목 드라마 '봄이 오나 봄'이 그렇다.

엄지원, 이유리 주연의 '봄이 오나 봄'은 얼핏 제목만 보면 멜로드라마인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몸이 바뀐다는 기발한 설정의 드라마다. 은퇴한 탑스타 이봄(엄지원 역)과 방송사 기자인 김보미(이유리 역), 두 사람의 첫 인연은 이름이 비슷한 것에서 비롯된다. 이유리가 근무 중인 방송사의 퀴즈 프로그램에서 출연자 섭외를 하는 과정에서 김보미를 섭외해야 하는데 이름 때문에 작가가 실수하면서 이봄을 섭외하게 된다. 즉, 이유리 자리를 엄지원이 대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퀴즈 쇼 녹화 당일에 어떤 참가자가 펑크를 내자 이유리가 다시 출연하게 되고, 방송가 기자에, 고학력에, 과거 각종 퀴즈 대회 우승 경력자인 그녀는 녹화 당일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우승 후보로 떠오른다. 하지만 마지막 500점짜리 한 문제로 인해 엄지원이 우승을 하고 만다. 승부욕이 강한 이유리는 이를 갈며 분해하던 중 마라톤 대회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나는데, 이 때 몸이 바뀌는 신약을 우연히 마시면서 두 사람의 몸이 수시로 바뀌게 된다.

몸이 바뀐 것만으로도 기막힐 노릇인데, 문제는 수시로 몸이 왔다 갔다 한다는 점이다. 어떤 규칙도 없이 이유리였다 엄지원이었다 하니까 9시 앵커를 하고 있던 이유리는 뉴스 생방송 도중에 엄지원이 되기도 하고,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다가 엄지원이 되기도 한다. 이건 엄지원도 마찬가지이다. 집에서 목욕하다가 갑자기 이유리 몸으로 변신하고, 사무실에서 이유리로 변신하니 가족과 지인들의 눈을 피해 수시로 도망쳐야만 한다. 그야말로 좌충우돌, 예측불허, 상상초월한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진다. 그러다보니 드라마를 보는 내내 코믹한 상황들이 펼쳐진다.

게다가 이유리와 엄지원의 연기력을 보는 것이 '봄이 오나 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다보니 천상여자요, 엘레강스하고, 조신한 성품을 가진 이봄 역과 다른 사람의 피눈물 따위엔 관심도 없고, 다른 사람을 짓밟고라도 1등을 하고야마는 독하고 까칠한 성격의 김보미, 두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한다. 기존의 드라마들을 보면 한 배우가 일인이역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두 배우가 동시에 일인이역을 했던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연기력을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엄지원, 이유리의 외모는 똑같아도 김보미로 변신하면 왈가닥에, 독하고, 까칠하면서도 코믹한 반면 이봄으로 변신하면 한없이 여리하고 나긋한 여자가 된다. 180도 극과 극을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 재미가 더욱 크다.

그래서 ‘봄이 오나 봄’은 유쾌한 드라마다. 시청하는 내내 웃음이 수시로 터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저조하다. 우선 KBS의 '왜그래 풍상씨'라는 독보적인 경쟁작이 있어 더욱 그렇다. ‘왜그래 풍상씨’ 그늘에 가려 빛을 못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연하게라도 한 번 보게 된다면 '봄이 오나 봄'의 화사하고 유쾌한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그렇다면 종방까지 얼마 남지 않은 '왜그래 풍상씨'가 끝나면 그 땐 시청률이 좀 오르게 될까?

'봄이 오나 봄' 한 번 보면 헤어나올 수 없는 유쾌하고 발랄한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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