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팀 모두 우승-꼴찌 후보, '최고 격전지' 예약한 NL 중부 [댄 김의 MLB 산책]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입력 : 2019.02.2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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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선수들. /AFPBBNews=뉴스1
시카고 컵스가 올해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에서 꼴찌를 할 것이라는 한 세이버메트릭 시스템 전망이 나왔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BP)의 PECOTA(Player Empirical Comparison and Optimization Test Algorithm) 프로젝션은 이달 초 업데이트된 시즌 예상 순위에서 컵스가 올해 79승83패를 기록, NL 중부지구에서 최하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컵스는 다른 세이버메트릭 사이트인 팬그래프가 NL 중부지구 우승팀으로 꼽은 팀이다. 똑같은 팀을 놓고 한 사이트는 지구 우승, 또 다른 사이트는 꼴찌로 평가한 셈이다.


그뿐 아니다. 지난해 지구 우승팀 밀워키 브루어스는 PECOTA에서 88승74패로 1위로 꼽혔으나 팬그래프에선 81승81패로 꼴찌에 한 게임 차 앞선 4위로 전망됐다. 역시 예상이 크게 엇갈렸다.

물론 전망은 전망일 뿐이다. 실제 현실과 얼마든지 상당한 격차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두 개의 대표적인 알고리즘이 180도 엇갈린 예상을 내놓는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화제가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올해 NL 중부지구가 얼마나 예측불허이고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같은 팀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도 그 팀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만큼 지구 전체가 예측불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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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선수단. /AFPBBNews=뉴스1
밀워키와 컵스, 세인트루이스가 우승을 다투고 신시내티와 피츠버그가 하위권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지만 신시내티와 피츠버그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으로 의외의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공통된 예상이다. 즉 지구 소속 5개 구단 중 어느 팀이 우승을 하고 어느 팀이 꼴찌가 돼도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스릴 넘치는 페넌트레이스가 펼쳐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컵스에 관한 한 서로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지만 PECOTA와 팬그래프의 프로젝션은 통하는 점도 많다. 우선 두 프로젝션은 모두 NL 중부지구의 1위부터 최하위까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로 보이는 박빙의 레이스를 예상하고 있다.

팬그래프는 지구 1위 팀으로 컵스를 꼽으면서 예상 성적을 87승75패로 잡았고 지구 5위(꼴찌) 피츠버그의 성적은 80승82패로 평가했다. 1위와 5위의 승차가 단 7게임에 불과하다. 2위 세인트루이스는 컵스에 단 1게임 차인 86승76패로 전망됐다.

또 지난해 지구 우승팀 밀워키가 81승81패로 신시내티와 동률 3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일보직전까지 갔던 밀워키는 지난해 NL MVP인 크리스천 옐리치를 앞세운 우승전력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오프시즌에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을 FA 계약으로 영입하는 등 전력을 강화한 팀으로 꼽혔는데 팬그래프는 오히려 승률 5할 팀으로 퇴보시켜 신시내티와 동급에 놓았다.

신시내티는 지난해 밀워키에 무려 28.5게임 차 뒤진 꼴찌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것도 쇼킹하지 않을 수 없다. 두 팀간의 격차가 이번 오프시즌 동안 그렇게 급격히 좁혀졌다곤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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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선수단. /AFPBBNews=뉴스1
반면 PECOTA의 경우는 밀워키가 88승74패로 지구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꼽았고 세인트루이스가 85승77패로 밀워키를 추월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신시내티(82승82패)와 피츠버그(81승83패)가 뒤를 이었고 컵스(79승83패)가 충격적으로 꼴찌로 꼽혔다.

밀워키와 컵스에 대한 평가가 팬그래프와 완전히 엇걸리지만 나머지는 비슷하다. 또 1위와 꼴찌의 예상 승차도 9경기로 팬그래프와 대동소이하다. 대단히 팽팽한 레이스가 펼쳐질 것이라는 데는 의견일치를 본 셈이다. 나머지 5개 지구에선 모두 1위와 꼴찌의 격차가 최소 20경기 이상 차이가 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어느 쪽의 전망이 더 현실과 가까울까. 컵스는 지난해 95승을 올린 팀이 거의 고스란히 돌아온다.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제자리를 찾고 극도로 부진했던 다르빗슈 유가 반등한다면 컵스는 확실한 우승후보다. 지난해 팀 에이스로 데려왔던 다르빗슈가 그처럼 헤맸음에도 지구 우승 일보직전까지 갔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그런 컵스를 1게임 플레이오프에서 제치고 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밀워키 역시 지난해보다 전력이 분명히 향상됐다. 그런데 이들 두 팀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7승에서 많게는 16승을 적게 올린다는 것이 두 사이트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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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선수단. /AFPBBNews=뉴스1
왜 그럴까. 같은 지구에서 경쟁하는 팀들이 훨씬 세졌기 때문이다. 강해진 팀들과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니 지난해의 성적을 되풀이하기가 버거울 것이라는 뜻이다.

우선 세인트루이스는 MVP 후보인 폴 골드슈미트를 영입했다. 리그 최고의 안방마님 야디에르 몰리나가 건재하고 맷 카펜터도 다시 선두타자로 돌아온다. 베테랑 투수들인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마이클 와커, 애덤 웨인라이트 3인방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낼 수만 있다면 세인트루이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우승후보다.

여기에 신시내티와 피츠버그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신시내티는 알렉스 우드, 소니 그레이, 태너 로아크 등 3명의 일급 선발투수가 가세하며 마운드를 대폭 강화했고 야시엘 푸이그와 맷 켐프 등이 합류한 타선도 상당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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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강정호.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 역시 다른 팀들에 비해 네임밸류에서 밀리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전력의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제이머슨 타이욘과 크리스 아처가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지난 2년간의 ML판 ‘귀양살이’에서 돌아온 강정호가 재기에 성공해 타선에서 ‘파워 서플라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지구 판도에 상당한 역할을 할 팀이 될 수 있다.

NL 중부지구는 올해 최고 격전지가 될 것은 분명하다. 사실 NL 동부도 필라델피아, 뉴욕 메츠, 워싱턴, 애틀랜타 등 4강만 놓고 보면 중부에 못지않은 격전지가 될 것이지만 자타공인의 꼴찌후보 마이애미로 인해 최고 격전지구 타이틀은 중부에 양보해야 한다. 과연 올해 NL 중부지구는 과연 어떤 흥미만점 레이스를 담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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