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은 스마트폰 사양이 아무리 높아도 여전히 낮은 사양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저들을 고려해 최저 사양을 낮게 잡는 편입니다. 더 많은 플레이어를 노리기 위함도 있지만,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가 2018년 기준 2년 7개월로 늘어난 것(출처: 베이스트리트 리서치)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유저들 역시 새로운 게임이 나올 때마다 '내 스마트폰에서도 돌릴 수 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실행할 수 없는 게임이 많아지면 스마트폰 교체를 고려하기도 하고, 여의치 않으면 그냥 포기하고 하던 게임만 하는 경우도 의외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은 어쩐지 다 비싸니까요.
고퀄리티 그래픽을 제창하면서도 최저 사양을 낮게 잡는, 어찌 보면 모순 같은 게임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 그래픽 퀄리티는 상당하지만, 최저 사양은 2014년 출시된 갤럭시 S5로 꽤 낮은 편이었습니다. 고퀄리티 그래픽에 저사양 최적화의 가장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4월 18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트라하는 론칭 시점부터 5GB 이상의 클라이언트 용량과 갤럭시S7, 아이폰6S를 최저 사양으로 뒀습니다. 그리고 다른 게임처럼 저사양에 최적화하는 게 아니라 고사양 고퀄리티 최적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입니다.
리니지2M도 마찬가지입니다. 2017년 11월 7일 진행한 기자간담회 '디렉터스컷'에서는 당시 나오지도 않았던 '갤럭시S9'이 아니면 플레이가 버거울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무조건 스마트폰을 바꾸라는 건 아니고, PC 사양을 끌어올렸던 리니지2처럼 리니지2M도 '리니지2M 때문에 스마트폰을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게 목표라고 해요.
비슷한 시기에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임은 생각보다 흔치 않습니다. 그것도 한국 게임계를 이끌어온 대형 개발사들이 이런 선택을 했다는 건 뭔가 생각한 게 있다는 것이죠. 이들이 내세우는 고사양, 고퀄리티라는 새로운 기조가 저사양 최적화가 대세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의미 있는 한 방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