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달린 탱크 몰아봤니?” 월드 오브 탱크 최초 ‘차륜전차’ 투입, 얼마나 강할까?

이덕규 객원기자 / 입력 : 2019.02.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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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서비스 6년 차를 맞이하는 중견 게임 ‘월드 오브 탱크(이하 월탱)’를 서비스하는 워게이밍은 월탱의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한 지속적 발전을 선언하며 올해 첫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합니다. 설 명절 한가운데인 2월 5일 업데이트한 많은 내용들 중 단연 흥미를 끄는 요소는 ‘드디어 올게 왔군’이란 느낌의 ‘차륜 전차’ 추가인데요. 바퀴 달린 탱크, 차륜 전차가 어떻게 월탱의 전장을 바꿀 수 있을지 차량 소개와 함께 훑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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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업데이트의 꽃, 차륜 전차!



그 동안 테스트 서버에서 밸런스 조정 등을 거친 차륜 전차가 드디어 본 서버에 적용됩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차종 중 경전차와 매우 흡사한 느낌의 차륜 전차는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경전차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경전차와 마찬가지로 조작법과 타 전차들의 특징에 어느 정도 통달한 숙련된 유저들에게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만, 자동차에 버금가는 기동성과 함께 고 티어에서는 공격력도 어느 정도 확보되므로 새로 등장하는 이 차륜 전차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유저들도 아마 있을 테지요.

실제 역사에서 전통적으로 육군이 강했던 프랑스. 하지만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루한 사상을 고집하면서 한 때 치욕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육군 강국이었던 프랑스의 전차 개발도 이런 영광과 굴욕의 역사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추가되는 차륜 전차 트리의 주인공이 바로 프랑스 육군의 그것이라는 건 우연의 일치는 아니겠지요. ‘기동성을 최대한 활용한 정찰로 전장에서 우위를 획득한다’는 사상이 잘 발현된 차륜 전차의 특성이 월탱의 1.4 업데이트 차륜 전차에 그대로 포함됩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추가되는 차량은 6티어부터 10티어까지 총 5종으로, 프랑스의 5티어 경전차 AMX ELC bis 에서 개발시켜 순차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게임에서의 모습과 함께 실제로 개발되어 현역에서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거나 현재까지 제식으로 배치되어 있는 이 차륜 전차들의 면모에 대해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첫 타자는 2차 세계대전 역전의 노장 파나드 178B

파나드 178B는 1931년 장거리 정찰용 차량을 원했던 프랑스 기병대의 요구로 개발되어 1933년부터 실전 배치된 파나드(파나르) 178의 파생형입니다. 4톤 경량에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무장도 초기에는 20mm 포와 7.5mm 기관총의 그저 장식용으로나 달아줬을 것 같은, 공격과는 무관한(?) 차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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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에 동원 나온 파나드 178의 모습
그런데, 프랑스가 2차 세계대전에 돌입하자마자 전격적으로 독일군에게 무장해제 당하는 바람에 이 파나드 178도 독일군에 편입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전선에 실전 배치된 기록보다는 포를 제거하고 기관총을 추가해 소요 방지와 경비 등 용도로 프랑스 시내에 배치되거나 레일식의 통신용 안테나를 장비한 변형 버전이 더 많이 보일 정도로 전투와는 무관한 차량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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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파생형이 많은 경전투 차량 특성 상 철도 레일에서 사용하는 용도의 노획버전이 모형으로 나와있습니다(원래 프라모델 업계가 특이한 것들 제품화하기로 유명)
1944년 파리 해방이 되고 나서야 대구경 장포신 포와 포탑의 모양이 변경된 개량형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이때 개량된 것이 월탱에 등장하는 75mm 포 장비 178B입니다.

게임 내에서는 시속 65km의 쾌속으로 달리며 정찰 및 치고 빠지기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 말고는 별 장점이 없을 것 같은 이 파나드 178B에 주어진 특장점은 ‘락-온’ 기능입니다. 빠르게 달려가면서 타게팅한 적 차량이 고정된 채 사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모든 차륜 전차에 적용되는 기능) 4륜이 모두 독립적으로 움직여 각각 바퀴에 개별 대미지를 적용한다는 것이죠. 바퀴 한쪽에 맞아도 이동 불능이 되는 전차와 가장 두드러지는 차별점이기도 합니다. 바퀴 하나, 둘 정도 대미지를 입어도 속도가 느려지고 조향이 어려워질 뿐 계속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차륜 전차가 참전하는 전투에서 많은 전략 변화가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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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해방을 기념하는 원샷? 이게 75mm 포를 장비한 최신형 175B의 월탱 내의 모습입니다
파나드 178B의 다음 업그레이드 단계인 7티어 호치키스 EBR은 같은 75mm 포를 장비하지만 각각 HP와 장갑이 더 강화되었음은 물론, ‘부스트’ 기능이 추가됩니다. 바퀴 수는 4개에서 6개로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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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차의 자료사진이 거의 없는 호치키스 EBR
부스트 기능은 정지상태에서 엔진을 과열시켰다가 브레이크를 풀며 일순간에 튀어나가는 기능으로 보통 포르쉐 911 같은 스포츠 카에서의 기능과 같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엄폐가 가능한 거점으로 순간 점프하거나, 얕은 물가에 숨어있다가 바로 튀어나와 상대 차량의 장갑을 약화시킬 때 유용할 거라는 특징을 개발사 측에서도 어필하고 있습니다. 물론 포격을 주고받은 적에게서 부스터를 작동해 빠르게 이탈하기에도 적당한 기능일 겁니다. 단, 부스트 기능은 자주 사용하면 엔진이 상하는 페널티를 넣었다고 하니 무턱대고 남발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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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4륜 이상의 이런 장갑차들은 모양이 ‘흉해’ 인기가 좀 없습니다만 세상엔 이런 특이한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죠(필자처럼…)
90mm포 장비로 공수 밸런스의 가성비가 뛰어난 링크스 6x6

8티어 차륜 전차로 기동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90mm 포를 장비해 공격력에서도 이제 좀 해볼만한 중견급이 바로 링크스 6x6입니다. 현실 버전에서는 게임에서는 네이밍이 다소 다른데, 역시나 차륜 전차 개발의 ‘명가’ 파나드의 6륜 차량으로 ‘전차포를 장비한 장갑 차량’의 프랑스 약어인 ERC ‘링크스(Lynx)’라고 하며, 77년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실전배치 기록은 많습니다. ‘사막의 폭풍’ 작전으로 유명한 걸프전을 비롯해 레바논에서의 평화유지군,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에서 벌어진 보스니아 내전, 코소보 전쟁 등 부끄러운 대량 인종청소와 대량 민간인 학살 등으로 얼룩진 현대전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으며, ERC-90 링크스는 현재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에서 현역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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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군에 제식배치 중인 링크스 ERC-90. 사진의 차량은 파생형인 Sagaie
링크스는 호치키스 EBR과 마찬가지로 6륜으로, 하위 티어 차량들의 장점들인 락-온 기능과 부스트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6륜이라는 특징을 활용해 가운데 2열 바퀴를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드라이빙 모드를 두 가지로 교환해 가며 운용할 수 있습니다. 순항 모드(cruise mode)에서는 속도는 약간 줄지만 조향성은 큰 폭으로 향상되며, 고속 모드(rapid mode)에서는 조향성은 희생하면서 속도를 얻게 됩니다. 순항 모드에서는 최고 시속이 58km인 것이 고속 모드로 전환하면 무려 82km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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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스(스라소니)라는 이름은 멋진데 디자인은 간지 부족입니다 아직까지는(…)
최강 티어의 차륜 전차, 파나드 EBR 시리즈!

각각 9티어와 10티어의 EBR 90과 EBR 105는 90mm포와 105mm포를 장비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90mm포 장비의 EBR 90은 공격력은 다소 열세지만 EBR 105에 비해 포 재장전 시간이 아주 짧다는 장단점이 있죠. EBR 105는 재장전 시간이 무려 12초(덜덜덜). 상대와 한번 붙게 되면 그나마 차륜 전차 계통에서는 가장 빠른 고속 모드 105km가 유일한 살길입니다. 조향성이 좋아지는 순항 모드에서도 시속 75km니까 피나는 연습으로 능숙한 월탱 게이머에게 EBR 105이 쥐어지는 순간, 단번에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이 될 겁니다. 여기에 후진할 때도 전진 시와 거의 같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은 놀랄 만한 장점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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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주얼 간지가 좀 나오네요(…). 최강의 차륜 전차, 파나드 EBR 105는 EBR 90의 차체에 링크스 파생형인 Sagaie의 포탑을 따온 것 같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현실에서의 파나드 EBR 90은 지금까지 파나드가 제작한 차륜 전차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105mm 포 장비의 EBR은 현실의 기록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게임만의 커스터마이징인 것 같아 지금까지는 1963년부터 개량된 EBR 90이 현실에서 가장 강력한 차륜 전차라고 할 수 있겠네요.

EBR은 주로 알제리 독립전쟁과 같이 50년대에서 60년대 사이에 있었던 몇몇 국지전에서 모습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8x8이라는 무지막지한 바퀴 수 덕분에 조향에서의 안정성은 극대화되었으며 6x6과 마찬가지로 지면에 닿는 바퀴 수를 조정해 가며 시속 100km라는 기동성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본국인 프랑스를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튀니지, 포르투갈 등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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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R 90의 포탑은 경전차 AMX-13의 그것과 닮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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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배치중인 EBR 90 Mod.F1. 2열과 3열 바퀴가 차체 위로 바짝 붙은 게 보입니다
차륜 전차의 도입으로 월탱의 전장은 격변을 맞이할 듯

워게이밍이 테스트 서버를 통해 진행한 테스트에서 접수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에 언급한 각종 데이터 수치를 바꿀 여지는 남아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차륜 전차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무한궤도를 장비한 일반 전차와는 많이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 직후 많은 유저들이 한번쯤은 이 차륜 전차를 운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전차마저 버로우 시키기에 충분한 엄청난 속도로 전장 초기에 상대의 움직임을 정찰하는 데 아주 유용할 듯 하며, 잠시도 한눈 팔지 못하도록 적의 발을 어느 정도 봉쇄하는 역할도 할 겁니다. 차륜 전차의 페널티 중 하나인 상대적으로 좁은 시야를 빠른 기동성으로 극복하는 것이 관건일 듯 합니다.

반면, 테스트 버전에서 차륜 전차를 경험한 많은 게이머들이 지적하듯 역시 종잇장처럼 얇은 장갑이 최대의 약점입니다. 빠른 속도에 반해 마구 차량을 몰다가 언덕에서 점프, 착지하는 순간 박살나는 경험도 해봤다는 테스터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순항 모드가 아닌 고속 모드에서는 특히 주의를 요합니다.

빠른 속도와 탁월한 운동성으로 한시도 멈추지 않으며 상대에게 지속적인 대미지를 가해 장갑치를 낮춰주는 게릴라 전술, 낙오된 적 전차를 마무리하는 하이에나의 역할 등 게이머의 숙련도와 연구 정도에 따라 월탱 전체의 판도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되는 차륜 전차의 프리뷰는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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