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히 제기를 고르는 이영표(왼쪽)와 이천수. /사진=H ENT |
홍명보 자선축구가 열리는 날, 2002년 멤버들이 뭉쳤다. 그리고 이천수와 일대일 제기차기를 연이어 벌였다. 도복을 입고 '제기왕 이천수' 촬영에 나선 이천수가 가장 먼저 붙은 상대는 마스크맨 김태영이었다. "사실 축구 선수들이 제기를 잘 못 찬다. 스텝이 다르다"며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 이천수는 김태영을 보자마자 "태영이 형은 마스크를 안 쓰면 사람들이 잘 모른다. 써야 알아 본다"며 웃었다.
올림픽대표팀과 울산, 국가대표팀, 수원 코치를 거쳐 현재 잠시 재충전하고 있는 김태영은 이번 '제기왕 이천수' 출연과 함께 새 직장을 구하는 좋은 일이 있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제기만 3년(?)을 찬 이천수에겐 상대가 되질 않았다. 김태영은 6개를 찼다. 이천수는 7개를 찬 뒤 제기로 오른발 발리슛을 날리며 '첫 승'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유튜브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김병지 '꽁병지TV' 대표다. 이천수를 보자마자 술 냄새가 난다며 "너희 어제 몇 시에 헤어졌니?"라고 물은 김병지는 "원래 제기를 한 번에 2000개씩 차는데 지난해(2017년) 교통사고를 당하면서…"라며 역시 유투버다운 허풍을 늘어놓는다. 제기에 물을 묻히는 등 갖은 노력을 다한 김병지의 제기차기 횟수는 12개. 김태영보다는 잘 했으나 이천수의 적수는 아니었다. 이천수는 13개를 찼다.
송종국과 최태욱도 마찬가지였다. 송종국은 연습 때 갑자기 왼발로 제기를 차며 "나 원래 왼발잡이야"라고 말해 이천수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실전에선 오른발로 찼지만 꽤 잘 했다. 17개를 기록했다. 물론 승리는 19개를 기록한 이천수의 몫이었다.
부평고~고려대 시절 라이벌로 한국 축구의 새 시대를 열어젖혔던 최태욱 현 국가대표팀 코치도 나섰다. "운 좋게 대표팀에 들어가 벤투 감독님 모시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최태욱은 "벤투 감독님의 장점은 정말 체계적이란 점이다. 시스템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오른발을 들어 찬 제기 횟수는 11개. 이천수는 13개를 기록하면서 4연승을 달렸다. 최태욱은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듯 "천수 너 신발이 이상한 것 아냐"라며 웃는다.
2002년 멤버들의 유쾌한 제기차기 시간은 29일 2편이 오픈된다. 문어 이영표를 비롯해 김남일, 심서연, 지소연, 최용수, 유상철 등 남녀 축구의 슈퍼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내 열기를 더 띄운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와 함께하는 '제기왕 이천수'의 첫 편 동영상은 '터치플레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볼 수 있다. 이천수는 "'제기왕 이천수'를 통해 제기차기의 붐이 일어나는 등 우리 전통의 놀이가 다시 주목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제기왕 이천수'를 통해 발생하는 기부금은 순직소방공무원 자녀 장학금으로 전달된다. 첫 편에선 이천수, 김태영, 김병지, 송종국, 최태욱 등 5명이 총 99번의 제기를 차 총 99만원의 장학금을 적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