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정우성 "강렬한 캐릭터보다 자유로움 느꼈다"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입력 : 2019.01.2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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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아수라'(감독 김성수)부터 '더 킹'(감독 한재림), '강철비'(감독 양우석), '인랑'(감독 김지운)까지 정우성(47)이 맡았던 역할은 강렬하고 긴장감을 유지해야만 했다. 연달아 강렬한 역할로 관객을 만났던 그가 '증인'(감독 이한)으로 역할 변신을 시도했다.

정우성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증인'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정우성은 '증인'에서 순호 역을 맡았다. 순호는 한때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파이터로 불렸지만, 지금은 현실과 타협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다. 그는 재판에서 승소하기 위해 증인인 지우와 교감하며 조금씩 변한다.

최근 강렬한 캐릭터로 관객을 만난 정우성은 '증인'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 따뜻함과 시나리오를 꼽았다.


"오랜만에 따뜻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시나리오를 읽고 개인적인 만족감이 컸다. 의식은 안하지만, 상업영화가 갖춰야 할 규모감이나 여러가지 요소들을 베재한 상태에서 출연을 한 영화다. 다른 영화보다 '어떻게 보여질까'라는 긴장감이 있다. 시나리오가 주는 게 전부였다. 시나리오 외에 부가적인 선택 계기는 없다. 시나리오를 덮는 순간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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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그동안 정우성은 강렬하고 센 캐릭터를 맡아왔지만, 이번엔 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연기 변신과 관련된 질문에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연기할 때 어색하지 않았다. 일상 안에서의 감정은 풍요롭고 자유롭다. 앞서 맡았던 역할들은 속내를 들키지 않게 끊임없이 긴장했었다. 그런데 일상 안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렇기에 더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었고, 자유로움을 느꼈다."

정우성은 17년 전 한 광고 촬영장에서 만났던 김향기와 '증인'을 통해 재회했다. 그는 김향기와의 인연에 대해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사실 향기 씨의 영화를 보고 현장에서 만났다. 17년 전 광고 촬영장에서 만났던 그 아기일 줄 상상을 못했다. 향기 씨가 '증인' 촬영장에서 엄마한테 얘기 들었다고 말해줬었다. 그 이야기를 듣자 깜짝 놀랐다. 동시에 '이렇게 컸구나'라고 생각했다."

김향기와 친해지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간 정우성. 김향기는 정우성이 하는 개그를 아재개그라 불렀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는 그렇게 불려질 수 밖에 없다며 웃음을 지었다. 정우성은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항상 웃음을 만들고 싶어했다.

"사실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한다. 향기 씨가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다. 내성적이고 수줍음도 있는 것 같다. 그런 향기 씨에게 맞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같이 교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 먹은 아저씨가 치는 개그니까 아재 개그다. 그렇게 불려질 수 밖에 없다. 개그가 성공하든 안하든 관계 안에서의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은 좋다. 웃음은 건전한 에너지다. 예전에는 웃음을 주려는 사람들이 멋있게 느껴져 코미디 프로그램도 많이 찾아봤었다. 성공을 하든 안하든 끊임없이 개그를 시도한다. 전 개그를 무인도 개그라고 표현하는데, 무인도 개그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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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은 극 중에서 현실과 타협한 대형 로펌 변호사지만 46세에도 장가를 가지 않았다. 아버지 길재(박근형 분)의 보증을 갚느라 결혼을 포기한 상태다. 그는 실제로 결혼 적령기가 지난 상태지만.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해마다 '장가 안 가?', '누구 없어?'라는 질문을 받는다. 이런 질문에 대해 시큰둥하게 답하고 있다. 극중 대사처럼 '어떻게 (결혼이) 마음대로 돼'라고 툭 내뱉고 만다. 극중 순호처럼 결혼을 포기했다고 생각하나? 순호는 희망을 갖고 산다. 실제로 저도 마찬가지다."

극 중에서 김향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다. 정우성은 편견보다 인간의 몸이 위대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엑스맨'에 나오는 히어로들을 언급했다.

"발달 장애 편견보다 인간의 정신과 몸이 위대하다고 느꼈다. 결핍을 없애기 위해 다른 부분이 발달한다. 정상인이라는 단어 안에 있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한 부분의 결핍은 다른 부분이 극대화 된 발달이다. 발달 장애가 아니라 또 다른 발달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엑스맨'의 히어로들은 다 발달 장애다. 한 부분이 극대화 돼 초능력화 된 거다."

정우성은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로 인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작은 시도들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제게 많은 시나리오가 들어온다. 그 모든 시나리오를 '내가 해야돼'라는 생각보다 '예전에 내가 해봤던 역할이니 다른 배우들이 해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시나리오를 놓을 줄 아는 선택을 하게 된다. 영화 '비트'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줬다. 그러나 '비트'로 배우가 그 시대에 사는 사람에게 주는 파장력을 의식시킨 영화였다. 폭력 미화가 많아 제 스스로 홍보를 지양했다. 티는 안 나지만 작은 결정들에 대한 기준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자꾸 쌓이다 보면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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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은 난민 발언 등 사회 문제에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왔다. 그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돼 무게에 짓눌려서 안된다고 했다.

"책임감의 무게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뭐든 적정한 거리를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 이슈 경력자로 영화인으로서 활동 할 때 의식들은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다. 책임감과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한다."

정우성은 2019년에 연기자가 아닌 감독으로서의 변신을 계획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촬영을 끝내고 데뷔를 위한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촬영이 끝났다. '증인' 이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로 여러분과 빨리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올해는 입봉을 계획하고 있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안에 들어가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되어야 할 수 있다. 선거 공약이 아니니까 '올해 입봉 하신다면서 왜 안하세요?' 라고 질문하시면 안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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